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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 [메이의 새빨간 비밀] 애니메이션 내세운 디즈니플러스의 유쾌한 반격

‘메이의 새빨간 비밀’ 스틸컷 / 디즈니플러스

디즈니플러스의 오리지널 애니메이션 <메이의 새빨간 비밀>은 치열한 OTT 시장에서 디즈니플러스만이 지닌 장점이 무엇인지 보여주는 작품이다. 디즈니플러스는 디즈니 클래식 애니메이션과 픽사를 통해 키즈 콘텐츠 강자로 불리고 있다. 때문에 이 오리지널 애니메이션 공개를 앞두고 대대적으로 홍보에 열을 올린 바 있다. 가족 단위 OTT 구독층을 노린 마케팅을 선보인 기대작이다.

이 작품은 극장에서 개봉했던 디즈니 픽사 애니메이션과 다른 질감을 선보인다. OTT란 플랫폼에 맞춰 킬링타임용으로 즐길 수 있는 오락성 강한 작품이 탄생했다. 동시에 디즈니가 추구하는 다양성의 가치를 더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북미에서 두 번째로 큰 차이나타운이 위치한 토론토를 배경으로 한 작품은 어머니 밍에 의해 모범생이 되어야 하는 메이의 또 다른 모습과 래서팬더라는 소재를 통해 귀여운 아이디어를 선보인다.

메이의 캐릭터는 전형적인 10대 소녀와 서양이 생각하는 동양인에 대한 이미지가 혼재되어 있다. 아이돌 그룹 포타운의 열혈한 팬인 메이는 여느 10대 소녀들처럼 춤과 노래를 좋아하고 잘생긴 남학생에게 호기심을 품는다. 허나 어머니 밍의 기대를 충족시켜야 한다는 부담감에 모범생의 얼굴을 하고 순종하는 모습을 보인다. 이 두 얼굴의 균형은 밍이 메이의 사적인 영역에 침범하면서 무너진다.

항상 침착했던 메이는 밍 때문에 당한 창피로 흥분을 하게 된다. 그리고 다음 날 메이는 커다란 래서팬더가 된 자신을 발견한다. 이 래서팬더는 메이 가문의 여성들에게 대대로 내려져 온 일종의 저주이다. 이 저주는 다시 메이에게 두 얼굴을 만든다. 밍이 그랬던 거처럼 메이 역시 저주를 풀기 위한 의식을 준비한다. 헌데 학교 친구들이 래서팬더를 좋아하면서 변신한 모습을 보여주고 돈을 번다. 래서팬더가 된 메이는 친구들과의 사이가 더욱 돈독해진다.

메이의 세계는 문의 안과 밖이 다르다. 문 안에서의 메이는 모범생으로 살아야 한다. 반면 문 밖에서는 친구들과 함께 어울리고 좋아하는 아이돌 콘서트에 가고 싶은 욕망에 충실한 소녀의 모습이고 싶다. 제목인 ‘새빨간 비밀’은 래서팬더로 변한 메이의 모습과 함께 이런 이중적인 삶을 살아가는 모습을 의미한다. 흥미로운 점은 래서팬더라는 동물이 지닌 특성이 메이와 밍의 모습 모두를 담는다는 점이다.

‘메이의 새빨간 비밀’ 스틸컷 / 디즈니플러스

흔히 래서팬더는 활동적이고 호기심이 많은 동물로 알려져 있다. 방송을 통해 나타난 이런 래서팬더의 모습은 어린 시절이라고 한다. 이 시절의 모습은 메이를 연상시킨다. 반면 성인 래서팬더는 자신을 키운 사육사도 피할 만큼 예민한 성격을 지니게 된다고 한다. 주변을 신경쓰다 보니 메이가 원하는 것보다 세상이 원하는 모습으로 메이를 키우고 싶어 하는 밍의 모습은 스스로를 고립시키는 외로운 래서팬더의 모습을 떠올리게 만든다.

메이의 캐릭터는 동양하면 떠오르는 코드를 마인드맵으로 펼친 뒤 설정한 듯한 느낌을 준다. 보수적인 가정과 성실하고 모범적인 학생, 아이돌 가수와 팬덤문화, 조상신을 섬기는 풍습 등등 서양의 입장에서 바라본 동양의 모습이 느껴진다. 작품의 감독인 도미 시는 중국계 캐나다 애니메이터로 서구 사회에서 동양인으로 살아온 경험을 바탕으로 공감을 자아내는 순간들을 설정했다. 실제 K-POP의 팬이기도 하다.

주제에 있어서는 <엔칸토>와 같은 흐름을 선보인다. ‘마법을 못 써도 괜찮아, 너의 있는 모습 그대로를 사랑해’라는 이 영화의 메시지처럼 ‘래서팬더도 너의 모습이야. 그 모습도 사랑해’라는 다양성의 가치를 전달한다. <소울>이 추구했던 삶 그 자체의 가치처럼 존재 자체를 사랑하라는 목소리를 높인다. 청소년기에 느끼는 정체성에 대한 방황을 아기자기한 매력으로 풀어내는 부드러운 연출이 인상적이다.

오락성의 측면에서 흥미로운 점은 디즈니 애니메이션 사상 최초로 괴수물의 면모를 보여준다는 점이다. 메이가 흥분을 하면 래서팬더로 변하는 모습은 헐크를 연상시킨다. 후반부 거대한 래서팬더가 된 밍과 메이의 대결은 괴수물의 느낌을 주며 기존 디즈니 애니메이션에서 볼 수 없었던 색깔을 더한다. 극장이 아닌 OTT 공개작이기에 선보일 수 있는 시도이며 오락성에 중점을 두면서 디즈니 본연의 색깔을 자연스럽게 담아낸다.

디즈니플러스는 MCU와 스타워즈 시리즈에 중점을 두며 자신들의 장점이라 할 수 있는 애니메이션에 대해서는 적극적인 마케팅을 선보이지 않았다. 디즈니=애니메이션이란 이미지가 강하며 성인 구독층에게 어필할 수 있는 코드를 선보이고자 했으나 좋은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메이의 새빨간 비밀>은 디즈니플러스의 장점을 확실하게 보여주며 키즈 구독층을 향한 구애를 선보인다. <아이스 에이지: 벅의 대모험> 역시 3월 25일 공개를 앞두고 있는 만큼 디즈니플러스의 유쾌한 반전이 성공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現 키노라이츠 편집장
前 씨네리와인드 편집장
前 루나글로벌스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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