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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대외비’ 조진웅, ‘이성민 선배와 대립, 영화 아니었음 세 번은 죽었을 것’

배우 조진웅이 영화 ‘대외비’로 돌아왔다. 3월 기대작으로 주목받고 있는 이 작품은 ‘악인전’ 이원태 감독의 신작이다. 1992년 부산을 배경으로 정치판의 권력다툼을 그렸다. 조진웅은 만년 국회의원 후보 해웅 역을 맡았다. 지역구 공천에서 떨어진 그는 ‘대외비’ 문서를 손에 넣게 되면서 권력 실세 순태와 대립하게 된다. ‘대외비’와 관련된 비하인드 스토리부터 4번째로 호흡을 맞춘 이성민과의 찰떡궁합까지. 배우 조진웅의 이야기를 키노라이츠에서 들어봤다.

-영화를 처음 본 소감이 어땠는지

초반에 (이원태) 감독님에게 이 영화(대외비)의 의도에 대해 들었어요. 권력과 야망, 욕망에 대한 본질까지도 뚫어보는 작품이고, 때문에 캐릭터가 어려울 거라고 하셨어요. 어려운 캐릭터를 연기했다고 하시는데 어떤 영화가 어렵지 않겠어요. 스탭 분들과 동료 배우 분들을 믿지 않으면 어떤 씬이건 도달할 수 없겠다는 생각으로, 이번에도 작업하면서 좋은 결과를 얻었다고 봐요.

-해웅이란 캐릭터를 연기하면서 힘들었던 지점이 있었다면

계속 고민을 했어요. ‘이렇게 하면 되는 거죠?’ 하면서 작업하는 게 아니라, 계속 해웅으로 고민하는 과정의 연속이었어요. (영화에서) 해웅 단독샷이 있으면 전부 고민하는 장면이에요. 그런 (캐릭터의) 고민이 (극이 전개되어 가면서) 계속 조금씩 짙어져 가는데, 그걸 잘 정리해서 표현하지 못하면 극의 밸런스가 무너지겠더라고요.

개인적으로 해웅 같은 캐릭터를 굉장히 좋아해요. 인물이 처한 상황과 화학적인 반응을 일으키면서 그 형태가 변하는, 그 사람이 이렇게 변했기에 무언가를 제시할 수 있는. 감독님은 연기하기 어려울 거라고 하셨는데 전 이런 걸 즐기는 편이라서, 간만에 신명나게 잘 놀았습니다.(웃음)

영화 ‘대외비’ 스틸컷

-극중 해웅과 순태 사이의 기싸움이 인상적이다

그 긴장되는 순간을 (촬영하면서) 매번 느꼈어요.(웃음) 물론 내용을 다 알고 촬영에 들어가지만 그 순간에는 초집중해서 연기하게 되더라고요. 순태는 총, 해웅은 칼이라는 표현이 딱 어울린다고 생각해요. 예를 들어 신인배우가 고참배우한테 연기에 대해서 뭐라고 떠들면 얼마나 우스워 보이겠어요. 해웅이 순태한테 대드는 게 딱 그런 행동이거든요.

칼이 총을 어떻게 이기겠어요. 극에서 해웅이 대드는 순간 얼마나 떨렸을까. 극에서 만들어낸 설정이니까 저럴 수 있는 거지, 실제였으면 해웅이 한 세 번은 순태한테 죽었을 겁니다. 영화를 보면 해웅이 순태 앞에서 긴장하는 정도를 인식하는 게 다 나타나요. 그걸 묘사하는 게 신명나고 재밌었어요.

-순태와의 대립 장면에서 땀방울이 떨어지는 장면이 인상적이다

제가 원래 땀을 많이 흘려요. 그래서 제작진 분들이 좀 고생합니다.(웃음) 원래 촬영할 때는 땀을 닦고 가는데 그 장면은 살려서 갔어요. 그 장면에서 해웅 내면에는 엄청난 긴장감이 있는데 순태 앞이니까 표현하면 안 되잖아요. 참지 못해서 조금 나온 듯한 그 느낌을 담아내고 싶었어요. 순태는 그걸 보고 ‘쫄았네. 까불면 뒤진다’라고 말만 안 했을 뿐이지 그 에너지가 표정에서 느껴져요. 그 표현을 어떻게 하겠어요. 땀은 분장이 아닌 의도한 겁니다.

-이성민 배우와 이번까지 네 번 호흡을 맞췄다

이성민 선배하고는 서로 잘 알아서 신뢰하는 경우가 많아요. 합도 많이 안 맞춰보고 촬영에 들어가도 서로 호흡이 잘 맞아요. (‘대외비’ 촬영장에서) 성민 선배 역할이 컸어요. 주변 배우들을 잘 다독이고 끌고 가는 모습이 기억에 남습니다. 이 형님이 상남자처럼 보여도 술자리 가면 한 잔도 입에 안 대세요. 그런데 텐션은 한 세 병 같이 마신 거 같아요.(웃음)

-이성민 배우가 같이 연기하면서 엄청 후달렸다고 극찬을 했는데

앓는 소리죠.(웃음) 연기를 하면서 신명난다는 소리를 할 수 있는 건 그 순간에 초집중을 해야 하는 건데, 서로에 대한 신뢰가 없으면 합이 안 맞아요. 이번에 (성민 선배와) 함께 하면서 재밌었던 게 동선이 없었어요. 보통은 동선을 만들려고 하는데 그럴 이유가 없더라고요. 이성민 선배님 내공은 감히 제가 평가를 못할 정도입니다.

-김무열과 호흡은 어땠는지

보통 같은 직업군에서 배우에 대해 질문을 받으면 이렇게 말해요. 연기 잘하면? 좋지. 헌데 애매하다. 그러면 착하지 라고 보통 대답해요.(웃음) 김무열은 정말 착한 친구인데 그렇게 말할 수 있는 레벨이 아니에요. 우리 영화(‘대외비’) 다음에 ‘소년심판’을 촬영했는데 캐릭터가 극과 극이에요. 굉장히 열정적인 에너지가 있어서 하나를 해결하기 위해 전부를 쏟아부어요.

예를 들어 저는 부산사람이라 사투리 연기가 편한 편인데, 아닌 사람한테는 연기할 때 외국어 같은 느낌이거든요. 김무열이 완벽하게 사투리를 연기하려고 엄청나게 노력했어요. 후배가 와서 영화를 봤는데 무열이 사투리 잘한다고, 전혀 어색하지 않다고 하더라고요. 그만큼 노력이 대단한, 연기도 잘하고 배우계에서 소문난 착한 친구입니다.

-이원태 감독과 두 번째로 함께 작업을 했는데

작가 분을 알고 있었고, 각색을 감독님이 해서 신뢰가 있었어요. 같이 소주 한 잔 하면서 영화에 대해 이야기를 했어요. 이원태 감독님과 전작 ‘대장 김창수’를 함께 했을 때, 제가 3년을 고사했어요. 건들지 말아야 할 위인이 있다고 생각했거든요. 제작진, 출연진이 다 함께 백범 선생님 묘지에 찾아가서 잘 만들겠다고 했는데…

영화가 잘 안 되고 다시 찾아가서 ‘죄송해요, 다음에 잘 만들게요’ 그랬던 기억이 나요. 이원태 감독님이 백범 3부작을 기획했었는데 첫 작품이 잘 안 되어서 아직 마음이 정리되지 않은 부분이 있으신 거 같더라고요. 정서적으로나 작업적으로나 감독님에게 신뢰가 있어서 함께하는데 전혀 문제가 없었어요. 감독님이 배우들을 굉장히 편하게 잘 대해주세요.

-작품 선정 기준이 있다면

어떤 분들과 협연을 할까가 전 굉장히 중요해요. 다음으로 시나리오. 재밌으면 꼭 합니다. 요즘 작업환경이 굉장히 많이 바뀌었어요. 계속 진일보 한다고 할까요. 장비도 많이 바뀌고 요즘은 CG로 안 될 건 없다는 이야기도 나올 정도니. 전 시나리오도 마찬가지라고 봐요. 계속 진화를 한다고 보는데. 소재나 스토리에서 기시감이 드는 한계는 어쩔 수 없지 않나 싶어요. 요즘 MZ랑 아닌 세대를 가르는 기준이 이 기시감이라고 하더라고요. 영화를 보는데 신선하지 않고 어디서 본 거 같은 기분이 자주 들면 MZ가 아니라고…(웃음)

-올해 계획이 있다면

준비하고 있는 작업이 있는데 진짜로 완성이 되기를 고대하고 있어요. 많은 팀원들과 함께 고민하고 매진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롯데 우승을 위해서! 열심히 응원하겠습니다.(웃음)

사진제공 : 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

現 키노라이츠 편집장
前 씨네리와인드 편집장
前 루나글로벌스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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