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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래곤 길들이기 3] 친구에서 애완동물이 된 ‘투슬리스’

키노라이터들이 남겨준 많은 리뷰는 키노라이츠를 더욱 풍성하게 합니다. 영화에 관한 다양한 의견이 키노라이츠를 더 매력적인 공간으로 만들어주죠. 그런 키노라이터들을 위해 ‘키노라이츠 매거진’에서는 특별한 시간을 준비했는데요. 좋은 리뷰를 더 많이 알리고, 영화에 관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이번 주는 <드래곤 길들이기 3>입니다.


<드래곤 길들이기 3>는 시리즈의 끝을 맺으며 퇴장했습니다. 히컵과 투슬리스의 우정을 9년 동안 지켜본 관객에게는 너무도 아쉬운 이별이었을 것 같은데요. 이 시리즈는 서로의 결함을 보완하고, 진정한 친구가 된 두 소년의 성장 이야기로 볼 수 있는 영화였습니다. 그들이 서로를 치유하고 더 넓은 세상으로 나아가는 비행은 재미와 함께 감동이 녹아있는 장면이었죠. 이들과 함께 성장한 관객에게 더 특별하게 다가오는 영화이자 시리즈입니다.

이 특별한 영화에 의문과 비판을 던지는 키노라이터들도 볼 수 있었는데요. 그냥 보내기엔 아쉬운 점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그중 한 편의 리뷰를 가져왔는데요. ‘동구리’님께서는 <드래곤 길들이기 3>가 시리즈 전체의 작품성에 치명적인 결함이 될 수 있다는 걸 말해주셨습니다. 어떤 점이 문제였던 걸까요?


(글의 맞춤법을 일부 수정했으나, 최대한 원문을 그대로 옮겨 왔습니다.)

용두사미로 끝나버린 시리즈
– 동구리 (빨간 불, ★ 2점)


원문: https://kinolights.com/review/35606

안타깝게도 <드래곤 길들이기3>는 이전에 나온 두 편의 영화가 준 즐거움을 무너트리는 작품이다. 오프닝 시퀀스부터 등장하는 액션 시퀀스는 너저분하고, 이러한 액션만이 영화 내내 이어진다. 드래곤들의 비행 장면이 있지만, 전작들을 통해 익숙해진 경험 그 이상의 것을 제공하지는 못한다. ‘히든 월드’의 비주얼도 기대만큼 아름답지만, 다른 영화에서 몇 차례는 본 것만 같은 기시감을 준다. 고양이와 강아지를 합쳐 놓은 듯한 투슬리스의 귀여움만이 여전할 뿐이다.

가장 큰 문제는 이야기와 캐릭터이다. 라이트 퓨리와 히든 월드의 등장은 히컵과 투슬리스의 이별을 암시하긴 했지만, 그 과정이 굉장히 지루하고 종종 짜증을 유발하기도 한다. 가장 큰 문제는 영화가 인간과 드래곤을 가리지 않고 짝을 맺어주려고 안달이 나 있다는 점이다. 영화는 히컵은 아스트리드, 투슬리스와 라이트 퓨리가 어떻게든 맺어져 자식을 낳고, 가족을 꾸린 채 살아가게 될 것이라는 결말을 정해두고 그사이의 이야기를 어떻게든 채우려 한다.


터프넛(T. J. 밀러)나 고버(크레이그 퍼거슨)와 같은 캐릭터는 밑도 끝도 없이 히컵과 아스트리드의 결혼 이야기를 꺼내 들고, 심지어 발카는 아스트리드가 히컵의 조력자 위치에만 머물도록 돕는다. 드래곤들의 이야기는 더욱 심각하다. 라이트 퓨리는 투슬리스를 잡기 위한 그리멜의 미끼로 등장한다. 투슬리스는 자신의 파트너가 등장하고 나서야 홀로 비행할 수 있는 자유를 얻는데, 이런 설정은 전편에서 강조했던 히컵과 투슬리스의 상호보완적인 대등한 관계를 주인-반려동물 관계에 가까운 주종관계로 바꿔 버린다.

전편들의 중요한 모티프는 히컵과 투슬리스가 각각 신체적 결함이었다. 둘의 관계는 그것을 서로 보완하고 봉합하며 쌓아가는 관계였다. ‘무엇인가가 없다’는 투슬리스라는 이름에서부터 이러한 점은 강조된다. 하지만 3편에 와서 둘은 각각 아스트리드와 라이트 퓨리를 만나고 예정된 이별을 겪는다. 투슬리스는 짝이 생기고 나서야 온전한 비행의 자유, 곧 히컵을 떠날 수 있는 자유를 얻었다. 반대로 그리멜과의 싸움에서 의족을 잃어버린 히컵은 투슬리스와 이별하는 장면에서 아스트리드에게 지탱해 서 있다.


이 과정에서 아스트리드와 라이트 퓨리의 캐릭터는 히컵과 투슬리스의 파트너, 둘의 이별을 가능하게 만드는 수단에 머문다. 결과적으로 두 여성 캐릭터는 두 남성 캐릭터의 결함을 보조, 지원해줄 뿐이다. 특히 아스트리드의 경우 1편부터 쌓아온 캐릭터 성이 일정 부분 무너지기도 한다. 결국 <드래곤 길들이기3>는 캐릭터, 이야기, 볼거리 등 많은 부분에서 전편보다 아쉽다. 시리즈의 팬으로서 유종의 미를 거뒀으면 했지만, 결국 용두사미로 마무리된 시리즈다.



동구리님은 3편에 묘사된 투슬리스와 히컵의 관계에 관해 이야기해주셨습니다. 서로의 결함을 보완하며, 함께 날고 성장했던 두 사람은 3편에서 더 성숙한 존재로 거듭나는데요. 홀로서기에 도전하는 두 존재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다만, 이때 홀로서기가 또 다른 의지의 대상을 통해 이뤄지고, 영화는 이들을 비롯해 모든 캐릭터의 ‘짝’을 맞춰주려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죠.


이런 설정으로 이번 편에서는 히컵과 투슬리스가 대등한 친구에서 주인과 반려동물의 관계로 표현되게 합니다. 또한, 아스트리드라는 캐릭터가 히컵을 보조하는 존재로 소모되는 등의 모습을 보였죠. 이는 ‘드래곤 길들이기’ 시리즈에서 받았던 감동 포인트를 해칠 만 했습니다.

드래곤 길들이기 시리즈의 키노라이츠 변동을 보면, 1편은 99.0%, 2편은 87.2%, 3편은 85.7%입니다. 모두 그린 라이트를 기록하며 좋은 지수를 기록하고 있지만, 시리즈를 거듭할수록 수치는 낮아졌죠. 특히, 1편과 2편은 10% 이상의 드랍을 보였습니다. 이는 영화의 신선도의 문제로 볼 수 있지만, 동구리 님께서 언급해주신 ‘히컵과 투슬리스의 관계를 어떻게 표현했는가’라는 문제와 관련이 있을 수 있는데요. 시리즈를 거듭할수록 ‘애완 동물화’가 진행된 투슬리스의 한계로도 볼 수 있지 않을까요. 어쩌면, 1편으로 끝났다면 더 완벽했던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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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노라이츠 매거진 편집장 강해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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