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st Viewed

Categories

[더 마블스] 2023년 마지막 마블영화가 남긴 세 가지 아쉬움

Iman Vellani as Ms. Marvel/Kamala Khan in Marvel Studios’ THE MARVELS. Photo courtesy of Marvel Studios. © 2023 MARVEL.

2023년 MCU는 스크린에서 일희일비의 시간을 보냈다. 페이즈5의 시작을 알린 <앤트맨과 와스프: 퀀텀매니아>가 흥행과 비평 모두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이 위기는 이제는 DCU의 수장이 된 제임스 건의 마지막 유산,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ume 3>를 통해 극복할 수 있었다. 그리고 올해 극장에서 볼 수 있는 마지막 마블 영화라 할 수 있는 <더 마블스>가 관객들을 찾았다.

<더 마블스>는 흥행에 있어 긍정적인 요소를 다수 지닌 작품이다. 전작 <캡틴 마블>이 성공을 거두었고, 마블 시리즈 <완다비전>의 모니카 램보와 <미즈 마블>의 미즈 마블이 합류하며 캡틴 마블과 앙상블을 이루었다. 두 캐릭터는 각각 소원해진 사이와 팬과 스타의 관계로 좋은 합을 낼 수 있는 가능성을 지니고 있고, 이에 맞춰 호흡이 중요한 스위칭 액션을 메인으로 내세웠다.

여기에 바로 이전 MCU 작품인 <시크릿 인베이젼>의 주인공 닉 퓨리의 합류와 국내에서는 특히나 더 관심을 모을 한류스타 박서준의 출연까지 흥미를 자극할 라인업을 구축했다. 그 결과물은 그간 MCU가 특정 시리즈를 제외하고는 왜 부진을 거듭해 왔는지, 그리고 북미 시장에서 최악의 사전판매량을 기록하며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졌는지 그 이유를 보여준다. 안일한 마블의 현 인식을 보여주듯 세 편의 영화가 보여줬던 단점이 한 작품에 몰리며 아쉬움을 자아낸다.

먼저 캐릭터와 액션이 지닌 멋이다. 히어로 장르의 매력 포인트는 기본적으로 히어로가 지닌 멋에서 비롯된다. 누군가에게 반하고 그 대상을 추앙하게 만드는 아이돌과 같은 매력이 히어로 장르의 성공역사를 써 왔다고 볼 수 있다. 이런 멋은 외적인 측면에서만 비롯되지 않는다. 캐릭터를 매력적으로 만드는 서사와 자신을 각인하게 만드는 액션을 통해 완성된다.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의 로켓과 그루트 같은 귀여운 캐릭터에게도 멋을 느낄 수 있는 이유다.

Goose the Flerken in Marvel Studios’ THE MARVELS. Photo by Laura Radford. © 2023 MARVEL.

캡틴 마블, 모니카 램보, 미즈 마블을 모은 팀 ‘더 마블스’는 액션과 호흡, 서사 모든 측면에서 만족도를 뽑아내지 못한다. 메인으로 내세웠던 스위칭 액션은 초반에는 산만함을, 후반부에는 위력의 부족함을 보여준다. 특히 메인 액션의 경우 멀티버스 사가 작품 중 가장 많은 제작비가 투입되었지만 규모와 파괴력 모두 낙제점에 가깝다. 캐릭터들의 단점만을 부각시키며 히어로 장르의 본분을 지키지 못한다.

이런 단점은 팀워크의 결여에서도 비롯된다. 걸출한 서사가 등장할 수 있는 관계성을 지니고 있음에도 이를 다지는 시간을 최소화 하며 드라마가 주는 긴장감이나 호흡의 묘미를 획득하지 못했다. 105분이라는 역대 MCU 영화 중 가장 짧은 런닝타임이 속도감 있는 액션에 주력하기 위한 서사 생략인지, 아니면 여성 히어로 캐릭터들을 한데 모아두는 것만으로 연대가 이뤄질 것이란 안일함 때문인지 궁금함이 느껴진다.

이런 멋의 실종은 <블랙 팬서: 와칸다 포에버>가 받았던 비판을 떠올리게 만든다. 빌런 캐릭터 네이머와 아이언하트, 새로운 블랙 팬서 슈리는 전편이 보여줬던 멋을 살리지 못하며 아쉬움을 자아냈다. 블랙 팬서는 물론이고 도라 밀라제들의 활약까지 돋보였던 <블랙 팬서>와 비교할 때 규모만 커졌을 뿐, 실질적으로 감탄을 자아내는 액션의 효과와 파워가 부족한 모습을 보인 바 있다.

다음은 <토르: 러브 앤 썬더>로 대표되는 호불호 지점이다. 15년의 세월을 달려오면서 마블은 너무나 많은 걸 보여줬다. <어벤져스: 엔드 게임>으로 정점을 찍은 이들은 더욱 욕심을 내 판을 키우고자 자사 OTT 디즈니+를 통해 시리즈를 선보이기에 이르렀다. 방대한 작품의 수는 천편일률적인 색깔을 방지하고자 다양한 장르를 시도했다. 이 시도는 신선함 또는 이질감이라는 호불호 영역을 가져오며 대중적인 상업영화로의 색깔을 희미하게 만든 독이라 할 수 있다.

Teyonah Parris as Captain Monica Rambeau in Marvel Studios’ THE MARVELS. Photo courtesy of Marvel Studios. © 2023 MARVEL.

토르가 아이들에게 능력을 나눠주고 결투를 벌이는 메인 액션이 신선함과 유치함 사이에서 호불호가 갈린 거처럼, <더 마블스>에서 이 파트는 박서준의 얀 왕자로 볼 수 있다. 일본 특촬물을 연상시키는 빈약한 액션에 발리우드 스타일의 뮤지컬 장면은 흥행을 위한 대중성과 시리즈 유지를 위한 다양성 사이에 놓인 마블의 현 주소를 보여준다.

마지막은 인상을 남기지 못하는 빌런 캐릭터다. 타노스 이후 MCU는 정복자 캉을 새로운 메인 빌런으로 내세웠다. 그의 본격적인 등장을 보여준 <앤트맨과 와스프: 퀀텀매니아>는 그 카리스마와 능력, 철학관 모두 기준치에 미치지 못하며 허약한 빌런의 등장에 실망감을 자아냈다. 이런 빌런의 문제는 <더 마블스>에서 반복된다. 다르-벤은 스위칭 액션에 걸맞는 상대가 되지 못하며 액션의 질감을 크게 떨어뜨린다.

그 위압적인 모습에 있어서도 같은 크리 행성 출신으로 개그 캐릭터 취급을 받는 로난보다 떨어진다. 배트맨에게 조커가, 슈퍼맨에게 렉스 루터가 있듯 히어로를 더 높은 곳으로 올려주는 건 빌런의 존재감이다. MCU는 타노스 이후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에서 양조위가 연기한 웬우를 제외하면 인상적인 빌런 캐릭터를 만들어내지 못했다. 이런 문제점은 결국 히어로 캐릭터 부각 실패와 연결되고 있는 상황이다.

만약 <더 마블스>가 MCU 역사상 가장 저조한 흥행성적을 기록하는 작품으로 남는다면 페이즈4에 접어들면서 부각된 문제점들이 더욱 심각해진 지경에 이르렀다 할 수 있다. 대중을 위한 히어로 영화가 대중에게서 멀어진다면 시리즈 존속의 의미를 찾기 힘들 것이다. 방대한 세계관을 감당하기 힘들어 보이는 현 마블의 주소야 말로 타노스의 핑거스냅이 진정으로 필요한 시간이 아닌가 싶다.

現 키노라이츠 편집장
前 씨네리와인드 편집장
前 루나글로벌스타 기자

    Leave Your Comment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