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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 [비질란테] 모두가 기대했던 다크 히어로, ‘비질란테’의 매력 속으로

OTT의 등장 이후 국내 문화시장의 달라진 모습이라 한다면 범람하는 콘텐츠 사이에서 시선을 집중시키기 위한 자극성의 극대화일 것이다. 장르적으로 더 맵고 화려한 작품들이 주목을 받으며 춘추전국시대와 같은 콘텐츠 전쟁의 승자가 되기 위한 사투를 벌이고 있다. 그리고 2023년, 긍정적인 의미로 그 끝판왕이라 할 수 있는 작품이 공개되었다. <카지노>, <무빙>과 함께 디즈니+의 3대 기대작으로 불렸던 <비질란테>가 그 주인공이다.

동명의 인기웹툰을 원작으로 한 이 작품은 자경단이라는 뜻의 제목이 사회적인 유행어가 되었을 만큼 센세이션한 열풍을 일으켰다. 여기에 사적제재를 소재로 한 <모범택시>가 한국판 다크히어로의 등장으로 큰 인기를 얻으며 대중적으로 어필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 <더 글로리>, <약한영웅>, <3인칭 복수> 등 한때는 금단의 영역으로 여겨졌던 사적제재를 다룬 작품들이 사회적인 열풍을 일으키는 시점에 그 끝판왕이 등장한 것이다.

드디어 그 뚜껑을 연 <비질란테>는 역시는 역시라는 감탄을 자아내는 위력을 보여준다. 이 작품의 흥미로운 점은 사적제재라는 소재에서 나올 수 있는 모든 양상의 그림을 주인공 지용을 중심으로 날개를 펼치듯 열어간다는 점에 있다. 그간 <모범택시>, <더 글로리> 등의 작품에서 볼 수 있듯 주인공의 복수는 그 최종적인 목표이며 자신의 과거 또는 현재를 위협하는 적을 설정하고 이것을 클라이맥스로 가져왔다.

<비질란테>의 경우 초반 지용의 복수로 오프닝을 연다. 어머니를 때려죽인 건달에게 복수를 한 지용은 이후 세상이 지닌 어둠에 대한 고민, 폭력을 통한 응징의 쾌감을 느낀다. 그리고 다크 히어로의 길을 택한다. 지용 캐릭터의 인상적인 점은 그가 경찰대생이라는 점에 있다. 학교에서 인정받는 학생인 그는 낮에는 범죄자의 교화와 융화 가능성을 말하고, 밤이면 이를 부정하듯 처단과 청소에 나선다.

국내에서는 자극성 강한 청불 작품을 주로 선보여 온 디즈니+ 답게 높은 수위와 폭발력이 느껴지는 액션을 통해 지용의 활약을 담아내며 시선을 사로잡는다. 그리고 세 명의 캐릭터를 통해 다크 히어로 장르가 보여줄 수 있는 사회적 화두를 넓히며 세계관을 확장한다. 시작은 기자 최미려다. 강한 명예욕을 지닌 그녀는 일련의 사적제재 사건이 동일인의 소행이라는 걸 눈치 채고 특집보도를 통해 스타 만들기에 나선다.

자신이 나서 ‘비질란테’라는 이름을 붙여주고, 지정하는 범죄자를 처단할 수 있게 신상을 공개하는 등 자극과 화제성에만 집중하는 황색언론의 모습을 보여준다. 연좌제를 자극한다며 비판을 받는 이 캐릭터가 본인이 추구하는 저널리즘의 당위성을 확보하는 힘은 현 사법체제와 언론보도의 문제다. 가해자가 아닌 피해자의 이름을 앞세운 언론, 사적제재에 열광하게 만드는 피해자에 대한 배려가 없는 처벌을 꼬집으며 왜 가해자가 피해를 보는 세상이 오면 안 되냐는 역질문을 던진다.

이에 대한 답을 던지는 캐릭터가 괴물형사 조헌과 ‘짭질란테’ 조강옥이다. 광역수사대 수사팀장 조헌은 <범죄도시> 시리즈에서 마동석이 연기한 마석도를 연상시키는 피지컬 괴물 그 자체다. 나쁜 놈들을 잡기 위해서는 폭력도 마다하지 않는 그는 공권력 위에 서려는 사적제재를 견제하며 비질란테를 잡기 위해 분투한다. 비질란테 역으로 원작과 달리 피지컬 좋은 남주혁을 캐스팅하며 멋을 더한 작품은 그 위에 더 피지컬적으로 어필할 수 있는 유지태를 조헌 역으로 낙점하며 끝장대결의 재미를 기대하게 만든다.

그리고 지용이 추구하고, 미려가 지원하며, 조헌이 우려하는 다크 히어로의 등장이 음울한 사회를 만들기 시작한다. 비질란테의 열풍 이후 너도나도 자경단을 자처하며 범죄자 처단에 나선 것이다. 사적제재를 사회에서 금기시 하는 이유는 오판의 위험, 무고의 무제, 갱생의 가능성을 지워버리는 자의적인 처벌과 범죄자의 자기정당화의 가능성 때문이다. 이 모든 문제가 활개치는 사회로 변모의 가능성을 보이면서 비질란테는 경찰의 주요대상으로 떠오른다.

이런 혼란한 사회를 지향하는 대표적인 캐릭터가 앞으로 등장을 예고한 짭질란테, 조강옥이다. DK그룹의 부회장인 그는 어린 시절 배트맨을 동경하며 영웅을 꿈꾸었지만 현실의 벽에 부딪친다. 자신이 이루지 못한 소망을 이뤄내고 있는 비질란테에 흥미를 느끼며 그를 진짜 영웅으로 만들고자 계획을 세운다. 최미려가 자신의 현실적인 욕망을 위해 비질란테를 이용한다면, 조강옥은 환상과도 같은 어린 시절의 꿈을 위해 그에게 접근한다고 볼 수 있다.

<비질란테>는 남주혁, 유지태, 이준혁이라는 피지컬과 멋을 동시에 지닌 주연 라인업과 김소진의 최미려와 같은 개성 강한 캐릭터들의 앙상블을 통해 다크 히어로 장르가 줄 수 있는 모든 매력을 담아낸 작품이라 할 수 있다. 법이 잡지 못한 범죄자의 처단이 주는 쾌감과 어둠에서 살아가야만 하는 히어로의 이중생활, 사적제재가 지닌 사회적인 문제점을 모두 높은 만족도로 빚어낸 내공을 선보인다.

앞서 <무빙>을 통해 한국형 히어로 장르의 탄생을 알린 디즈니+는 다크 히어로까지 성공적인 데뷔를 이뤄내며 그 저변을 넓히는 쾌거를 보여준다. 무엇보다 초반 시선을 사로잡는 게 중요한 OTT 콘텐츠 시장에서 남다른 체급으로 한 등급 위의 자극성을 통해 짜릿하게 입맛을 사로잡는 힘이 상당하다. 마라맛 콘텐츠로 한국시장을 사로잡고 있는 디즈니+의 성공역사를 이어갈 든든한 작품의 탄생이라 할 수 있다.

現 키노라이츠 편집장
前 씨네리와인드 편집장
前 루나글로벌스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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