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st Viewed

Categories

[모비우스] ‘베놈’ 실수의 반복? 모비우스가 남긴 아쉬움

<모비우스> 스틸컷 / 소니픽처스코리아

소니 스파이더맨 유니버스의 세 번째 작품인 <모비우스>는 스파이더맨의 적이자 안티 히어로인 모비우스를 주인공으로 내세운다. 베놈에 이은 두 번째 안티 히어로이자 스파이더맨의 빌런이란 점에서 스파이더맨 시리즈 세계관에 있어 중요한 캐릭터라 할 수 있다. <베놈> 시리즈가 좋지 못한 평을 들은 상황에서 <모비우스>의 흥행은 추후 세계관 확장을 위한 중요한 역할을 짊어졌다고 볼 수 있다.

이 작품은 <베놈> 시리즈가 보여준 문제점을 반복한다. 먼저 캐릭터 확립의 실패다. 안티 히어로는 그 캐릭터성을 확립하기 까다롭다. 히어로처럼 정의롭게 보여서는 안 되며 공포와 긴장감을 줄 수 있어야 한다. 동시에 관객들에게 너무 큰 공포와 반감을 불러 일으켜서도 안 된다. 이에 성공한 대표적인 캐릭터가 데드풀이다. 데드풀은 ‘19금 히어로’라는 확실한 이미지를 얻으며 안티 히어로로 확실하게 정착했다.

모비우스는 희귀혈액병을 앓고 있는 생화학자 모비우스가 흡혈박쥐를 통해 치료제 개발에 성공하지만, 이로 인해 흡혈을 하지 않고는 살아갈 수 없는 존재가 되어버린 이야기다. 모비우스는 외형부터 박쥐와 흡사한 모습으로 공포를 자아내고 강한 힘과 흡혈로 위협을 가하는 캐릭터다. 이 캐릭터가 지닌 공포를 보여주기 위해 탄생과 동시에 의식을 잃고 사람을 죽이는 설정을 넣는다.

<모비우스> 스틸컷 / 소니픽처스코리아

베놈이 코믹스가 지닌 공포를 제대로 자아내지 못했던 거처럼 모비우스 역시 이 색깔을 효과적으로 발산해내지 못한다. 전반적으로 분위기를 무겁게 유지하지만 이 분위기가 색깔로 연결되지는 못한다. 모비우스가 지닌 능력은 알겠지만 매력이 무엇이고 왜 이 캐릭터에 주목해야 하는지 이유를 효과적으로 보여주지 못한다. 뱀파이어 안티히어로라는 명찰만 있을 뿐 자신이 누구인지 또렷하게 각인시키는 매력이 부족하다.

다음은 스토리에서 오는 부족한 쾌감이다. 흔히 액션영화에서 액션과 스토리는 별개라는 인식이 강하다. 스토리의 개별적인 완성도와 달리 유려한 액션영화는 스토리를 통해 액션의 박진감과 긴박함을 배가시키는 힘을 보여준다. 설정을 통해 중심플롯에 엔진을 붙이고 세세한 설정과 연결점으로 엑셀을 밟는다. <베놈>의 경우 이 엑셀을 밟는 힘이 부족해 후반부 잘 빠진 액션에 지루함을 부여했다.

이는 <모비우스> 역시 마찬가지다. 모비우스와 같은 병을 지닌 절친한 친구 마일로가 빌런이 된다는 설정, 살인사건의 범인으로 몰린 모비우스가 경찰에게 쫓긴다는 설정은 꽤나 흥미롭다. 다만 이 흥미를 연결하는 스토리의 접착력이 부족하다 보니 개별적인 이야기로 다가온다. 이야기 사이에 유기적인 호흡이 부족하다 보니 추진력이 떨어지고, 후반부 현란한 액션은 빈껍질처럼 다가온다.

슬로모션을 활용한 모비우스와 마일로의 대결, 흡혈박쥐가 대규모 등장하는 클라이맥스는 블록버스터에 어울리는 웅장함을 지니고 있다. 문제는 하모니가 제대로 맞지 않다 보니 오케스트라의 화음이 살아나질 않는다. 커다란 극장이 지닌 규모에는 감탄하지만 흘러나오는 연주에는 귀를 막는 상황이 되어버린 것이다. 액션이란 악기에는 신경을 많이 썼지만 스토리란 호흡을 가다듬지 않다 보니 연주가 어지럽게 펼쳐진다.

<모비우스> 스틸컷 / 소니픽처스코리아

<모비우스>의 문제는 <베놈>의 흥행이 만들어낸 현상이라고 본다. <베놈> 시리즈는 평단과 관객의 악평에도 불구하고 흥행에 크게 성공하며 평가와 흥행이 반비례 되는 영화라는 소리를 들었다. 흥행에 성공했다는 점은 관객의 흥미를 잡아끄는 요소가 있다는 생각을 심어준다. 부각된 단점들이 있었음에도 불구 이를 개선하지 않았다는 점은 상업영화의 최고성과라 할 수 있는 흥행이 만들어 낸 긴 그림자라 볼 수 있다.

이와 별개로 이 작품을 통해 소니 스파이더맨 유니버스는 더욱 확장된 세계관을 선보일 것으로 보인다. 멀티버스를 바탕으로 다른 차원의 스파이더맨과 빌런을 합류시킬 수 있는 열쇠를 획득했다. 여기에 베놈과 모비우스라는 두 안티 히어로 캐릭터의 솔로무비를 선보이며 이들과 스파이더맨이 선보일 대결에 기대감을 품게 만든다. <블레이드>의 리부트가 확정되었다는 점에서 모비우스와 블레이드의 대결 역시 상상해 볼 수 있다.

스파이더맨의 캐릭터는 엑스맨과 데드풀을 비롯해 다양한 MCU의 캐릭터들과 합을 맞출 수 있다는 점에서 독자적인 유니버스를 형성할 수 있는 힘을 지니고 있다. 베놈과 모비우스는 그 힘을 배가시킬 수 있는 안티 히어로이다. 허나 이들의 솔로무비가 연달아 좋지 못한 모습을 보였다는 점은 다소 아쉬움으로 남는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주류가 히어로 무비가 되면서 그 완성도가 비약적으로 높아지는 때에 부담으로 다가오는 역행이라 할 수 있다.

現 키노라이츠 편집장
前 씨네리와인드 편집장
前 루나글로벌스타 기자

    Leave Your Comment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