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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미 페이의 눈] 디즈니플러스 통해 만난 제시카 차스테인의 명연기

<타미 페이의 눈> 스틸컷 / 디즈니플러스

지난 주 개최된 제94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제시카 차스테인은 국내에서 ‘차여신’이란 별명을 얻었을 만큼 인지도가 높은 배우다. 그녀의 수상소식에 국내 영화팬들은 축하의 메시지를 보냈지만 동시에 아쉬움도 표했다. 제시카 차스테인이 수상한 영화 <타미 페이의 눈>은 국내에 정식 개봉하지 않은 작품이기 때문이다. 이 영화는 3월 30일 디즈니플러스를 통해 공개가 되며 그 아쉬움을 달랠 수 있는 시간을 선물했다.

<타미 페이의 눈>은 70~80년대 TV 전도사로 큰 명성을 얻은 PTL 방송국 소속 짐과 타미 부부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다. 이들 부부는 방송국 설립을 이끌었을 만큼 엄청난 인기를 얻었지만 후원금 횡령 등의 문제로 인해 스캔들에 휩싸여 몰락하게 된다. 작품은 제목 그대로 타미 페이의 ‘눈’을 통해 그녀의 삶을 보여준다. 타미 페이의 삶은 크게 세 가지 측면에서 다뤄지는데 그 과정이 종교와 연결된다.

첫 번째는 기적이다. 종교는 믿음을 통해 가치를 입증한다. 이 믿음은 과학적으로 설명하기 힘든 것이기에 기적이란 초자연적인 현상이 수반되어야 한다. 어린 시절 타미는 처음 교회에서 예배를 보다 방언을 터뜨리고 실금을 한다. 그 모습을 본 목사는 타미가 선택받은 아이라고 말한다. 이 목사는 성도들에게 광적인 믿음을 강요했다는 점에서 어린 타미를 이용했다고 볼 수 있다.

이 순간은 타미에게 자신을 기적이라 여기게 만든다. 신학교를 향한 타미는 그곳에서 짐을 만난다. 짐은 교사의 가르침과 달리 세속적인 삶을 추구하는 인물이었고 이 점이 타미의 관심을 끈다. 타미는 자신이 경험했던 기적이 믿음에서 비롯되었다 여기고 이 믿음을 짐에게 투영한다. 타미의 믿음 덕분인지 짐은 TV를 통해 스타목사가 되는 기적을 경험한다. 허나 타미의 욕심과 이에 부담을 느낀 짐으로 인해 두 사람의 부부 관계는 최악으로 치닫는다.

두 번째는 시험이다. 믿음에는 시험이 뒤따른다. 이 시험을 이겨내지 못하면 세속적이고 부패한 삶에 빠지게 된다. 짐과 타미의 성공 이후 두 사람을 만나러 온 타미의 엄마는 기독교 방송인 PTL을 보고 의문을 표한다. 자극적인 쇼프로와 홈쇼핑 방송 같은 모습은 ‘교회 포르노’에 가까웠기 때문이다. 포르노는 원초적인 자극과 흥미를 통해 사람들을 끌어들인다. 이들의 방송은 믿음의 신성함과는 거리가 먼 성향을 보인다.

PTL이 저급한 방송이 된 이유는 후원금에 열을 올렸기 때문이다. 짐과 타미 부부를 포함해 이곳에 몸을 담고 있는 종교인들은 방송을 통해 돈을 벌어야 했기에 더 자극적인 방송을 선보인다. 타미가 다른 남자와 외도를 하자 짐은 카메라 앞에서 이 사실을 고백할 것을 요구한다. 눈물을 흘리며 고백하는 타미의 모습을 통해 더 많은 후원금을 벌어들이기 위해서다. 이들은 세속적인 삶에 너무 충실한 나머지 부패에 빠져 시험을 견뎌내지 못한다.

<타미 페이의 눈> 스틸컷 / 디즈니플러스

세 번째는 회개다. 종교에서는 자신의 죄를 진심으로 뉘우치고 고치면 새 삶을 시작할 수 있다고 가르친다. 짐이 몰락하면서 타미 역시 모든 것을 잃게 된다. 이들 부부는 짐은 목사를, 타미는 CCM 가수로 활동을 했다. 몰락 이후 타미는 다시 종교계로 돌아갈 수 없다고 생각을 한다. 이 점은 타미가 스스로 시험을 이겨내지 못했다는 부끄러움을 알고 있음을 보여준다. 타미에게는 회개할 수 있는 가능성을 지니고 있으며 이는 동성애의 코드로 표현이 된다.

보수적인 종교계에서 동성애는 금기시 되는 요소다. 그럼에도 타미는 방송에 동성애자를 출연시키고 이들의 상처에 공감과 위로를 보낸다. 타미가 처음 전도를 시도했던 대상은 어린아이였다. 인형극을 통해 아이들에게 친근하게 다가섰던 타미의 모습은 어린 시절 교회에 가기 힘들었던 자신에 대한 투영이 담겨 있다. 그녀는 종교에서 말하는 사랑을 실천하고자 했고 때문에 자신의 잘못에 대해 회개하고 돌아올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타미 페이는 독특한 속눈썹과 진한 문신과 화장, 독특한 말투가 트레이드마크였던 인물이다. 작품마다 다른 모습을 선보이는 제시카 차스테인은 외형부터 타미 페이 그 자체임을 보여준다. 배우의 얼굴을 완전히 지우고 캐릭터를 입었다고 볼 수 있다. 특히 엔딩에 실제 타미 페이가 등장하는데 두 사람이 같은 상황에서 말투와 행동이 데칼코마니라는 점에서 그 노력을 엿볼 수 있다.

<타미 페이의 눈>은 디즈니플러스라는 OTT를 통해 공개된 이유를 알 수 있는 영화다. OTT를 통해서만 공개되는 작품의 경우 그 완성도와 별개로 국내 관객이 공감할 지점이 적은 경우가 있다. 70~80년대 미국 종교계에서 벌어진 실화라는 점과 이에 중점을 둔 전개를 선보인다는 점에서 국내 극장가에 어필할 요소 자체는 부족하다. 이와 별개로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의 주인공이 된 제시카 차스테인의 명연기를 볼 수 있다는 점에서 관람욕구를 자극한다.

現 키노라이츠 편집장
前 씨네리와인드 편집장
前 루나글로벌스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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