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보다 영화를 아끼는 ‘키노라이터’들에게 이번 주, 화제의 영화는 뭘까요? 가벼운 감상부터 깊은 비평까지 다양한 글들이 키노라이츠를 채워주고 있습니다. 비평가 못지않은 날카로운 시선으로 영화를 더 풍성하게 해준 키노라이터들의 글을 볼 수 있는 시간, 키노라이츠‘s Pick! 이번 주는 ‘틴 스피릿’ 후기 모음을 준비했습니다!
수많은 채널에서 오디션 프로그램이 쏟아지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지금도 몇몇은 살아남아서 새로운 도전자들의 얼굴을 화면에 담고 있죠. 열악한 조건 속에서 꿈을 포기하지 않는 이들의 이야기는 늘 감동을 줍니다. 덕분에 영화와 드라마에서도 프레임에 담기 좋은 소재인데요. 무려, <라라랜드>의 제작진이 참여했다는 오디션 영화가 있습니다. 여전히 소녀의 이미지를 간직한 ‘엘르 패닝’과 함께 말이죠.
<라라랜드> 제작진의 음악과 엘르 패닝의 감성을 볼 수 있는 <틴 스피릿>이 개봉했습니다. 키노라이츠에서는 이 영화를 먼저 만나는 시간을 마련했었는데요. 김동진 작가의 GV를 통해 영화를 더 깊게 볼 수 있는 시간이었죠. 이번 시간엔 <틴 스피릿>을 먼저 관람한 키노라이터들의 의견을 모아봤습니다.
글의 맞춤법을 일부 손봤으며, 방대한 내용을 다 담을 수 없어 일부 생략한 부분도 있습니다.
리뷰의 전문은 키노라이터의 아이디에 링크를 통해 보실 수 있습니다.
영화 ‘틴 스피릿’ 스틸 (출처: 찬란)
클리셰 덩어리로 가득한 영화지만 음악만큼은 듣는 재미가 뛰어납니다. (중략) 엘르 패닝이 이렇게 노래를 잘했는지 놀라게 되죠. 패닝 자매들이 하나같이 모두 자신의 자리를 지키고 있어 흐뭇해집니다. – 송씨네 님의 리뷰 중(초록, 3.5점) |
극의 포스터에도 등장하지만, 주된 색감은 핑크를 활용한 네온컬러다. 어두운 조명 속에서 이 핑크와 네온조명등의 활용은 인물의 존재감을 확실하게 부여한다. 그로인해 경연의 흐름을 파악할 수도 있다. 부끄러움이 많던 17세의 소녀가 경연에 참가하며 변하게 되는 과정을 이런 색감을 통해서 볼 수 있다. – 사과 님의 리뷰 중(초록, 2점) |
과한 야심이나 욕심을 부리지 않은 바람직한 감독(+각본) 데뷔작. 완전히 새롭고 독창적인 이야기여야만 좋은 이야기가 되는 건 아니다. <틴 스피릿>은 익숙하게 떠올릴 만한 음악 영화 혹은 오디션 소재 영화의 전개를 대부분 따른다. 익숙한 팝 음악이 다수 등장하며 모든 노래를 직접 소화한 엘르 패닝의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 93분은 금방 지나간다. – 김동진 님의 리뷰 중(초록, 3.5점) |
엘르 패닝의 재발견이다. 연기, 노래 등 그녀가 가진 매력을 한껏 보여준 영화. 무엇보다 영국, 유럽의 최정상 인기 팝 음악이 그녀의 음색으로 다시 탄생한 것에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영화를 보고 나서도 리듬이 귀를 맴돈다. – 찰랑 님의 “귀호강 추천 음악영화” 중(초록, 5점) |
<라라랜드> 제작진의 명성답게 영화의 음악을 향한 찬사가 많았습니다. 한 번쯤 들어봤을 유명한 곡부터 신선함을 줬던 생소한 곡까지 다양한 음악이 영화를 풍성하게 하고 있었죠. 음악이 깔리면 ‘뮤직비디오’ 같은 감각적인 연출을 보여줘 눈과 귀를 즐겁게 한 영화입니다. 그 외에도 감성적으로 연출된 샷들은 엘르 패닝의 표정과 너무도 잘 어울렸죠. 10대 소녀의 고민과 방황을 잘 드러내고 있었습니다.
엘르 패닝의 연기에 관한 이야기도 많이 볼 수 있었습니다. <틴 스피릿>은 엘르 패닝의 화보처럼 보일 정도로 그녀의 다양한 모습을 보여줬죠. 예고편에서 볼 수 있듯 건조한 표정이 매력적이고, 영화를 더 신비하게 만드는 힘이 있었는데요. 그 건조함 속에서도 방황, 좌절, 기쁨 등 변화하는 감정을 섬세하게 담아냈습니다. 특히, 밖으로 감정을 잘 드러내지 않던 엘르 패닝의 미묘한 변화를 보는 게 흥미로웠죠. ‘필름 판타지아’ 님이 언급한 영화의 색감과 함께, 엘르 패닝을 관찰하면 좋을 것 같네요.
이런 호평과 달리, 예리한 비판을 남긴 키노라이터들도 있었는데요.
영화 ‘틴 스피릿’ 스틸 (출처: 찬란)
엘르 패닝의 노래는 계속 불안정하게 느껴졌고, 카리스마도 없었기에 결승까지 올라간 것이 억지스럽게만 보인다. 특히, 엘르 패닝에게서 오디션 참가자로서의 절실함이 딱히 느껴지지 않았다. 무엇보다 영화가 재미가 없는 것이 가장 아쉽다. 의도된 연출이겠지만, 스토리가 너무 담백했고 인물들의 사연이 너무 삭제되어 있었다. 어느 부분에서도 감동이나 공감을 하기 어려웠다. – 다옴 님의 리뷰 중(빨강, 2점) |
몇몇 인상적이고 몰입되는 무대가 분명히 있습니다. 엘르 패닝의 매력을 충분히 느낄 수 있기도 했고요. 하지만 영화가 자꾸 무대 뒤로 숨는다는 인상을 지울 수가 없네요. 캐릭터 간의 유대가 촘촘히 쌓이지 못해서 다 보고 나면 설익은 감동만이 남게 됩니다. 관객의 눈과 귀를 현혹하는 데만 몰두한 영화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우아한 님의 “관객의 눈과 귀를 현혹하는 데만 몰두한 영화” 중(빨강, 2점) |
엉성한 캐릭터 설정과 스토리라인 사이에서 무대를 보여주고자 하는데, 그 무대조차 사운드와 따로 논다. 엘르 패닝의 잠재력을 본 것, 극장 사운드로 익숙한 팝을 즐긴 것 이외에는 영화로서 흥미로운 점을 찾아보기 힘든 작품. 특히, 오디션 프로그램이라면 이미 통달한 한국에서 이런 식의 전개가 먹힐까 싶다. – 필름 판타지아 님의 리뷰 중 (빨강, 2점) |
장점으로 언급한 영화의 감각적인 연출과 좋은 음악 외에 이야기가 부족하다는 의견이 있었습니다. 오디션 프로그램의 클리셰를 벗어나기 위한 다양한 선택들이 서사와 따로 움직여, ‘영화’라는 큰 그림을 봤을 때 자연스럽지 못한 면이 있었죠. 감각적인 영상과 좋은 연기가 있다 해도 영화의 중심은 ‘이야기’라는 걸 생각할 수 있었습니다.
영화 ‘틴 스피릿’ 스틸 (출처: 찬란)
<틴 스피릿>은 인물의 겉만 보여주고는 그들의 사연에는 큰 관심을 가지지 않습니다. 온전히 바이올렛(엘르 패닝)에게 집중하고자 하는 선택으로 보이지만, 정작 바이올렛의 이야기도 깊게 보여주지 않죠. 덕분에 영화가 현재에 집중하고, 계속 앞으로 나가는 듯한 인상을 주는데, 여기서 호불호가 갈린 것 같네요. 인물들의 이야기를 통해 그들을 더 보고, 이해하고 싶은 관객들에겐 아쉬울 수 있었습니다. 이런 점들이 <틴 스피릿>을 겉만 화려한 영화로 보일 수 있게 하죠. 여러분은 <틴 스피릿>을 어떻게 보셨나요? 댓글 혹은, 키노라이츠에 다양한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