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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이 보여준 디즈니 플러스를 구독해야 하는 이유

  • 이 글에는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이하 MCU)는 마블 페이스4에 이르러 그 규모를 더 키워나가고 있습니다. 영화뿐만 아니라 드라마까지 범위를 넓혀 세계관을 더 넓고 깊게 파고드는 중이죠. 그 일환이 바로 디즈니의 자체 OTT 디즈니 플러스입니다. 디즈니 플러스는 이 자체 OTT를 통해 총 4편의 마블 드라마를 공개했습니다. <로키>, <팔콘과 윈터 솔져>, <완다비전>, <호크아이>가 그 주인공입니다.

‘어벤져스’ 사가 이후 새로운 시대를 준비하면서 그 디딤돌처럼 여겨졌던 이 마블 드라마는 시리즈의 이해를 돕는 열쇠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스파이더맨’ 시리즈의 세 번째 작품,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은 마블 페이스4의 핵심인 멀티버스를 선보이는 작품입니다. 그리고 이 멀티버스의 개념은 마블 드라마 <로키>를 통해 먼저 선보인 바 있습니다. 이 세계관은 앞으로 펼쳐질 MCU 전체를 관통하는 코드를 담고 있습니다.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 스틸컷 / 소니 픽쳐스

스파이더맨은 어쩌다 ‘멀티버스’에 빠졌나

이 작품은 스파이더맨의 일생일대 최악의 위기로 시작합니다. 전편에 등장했던 빌런 미스테리오는 죽임을 당하면서 자신을 죽인 건 스파이더맨이며 그 정체는 피터 파커라고 폭로합니다. 이 폭로로 인해 히어로와 평범한 고등학생, 두 개의 삶을 살고 있던 피터의 일상은 무너집니다. 연인 MJ와 절친 네드까지 함께 피해를 보자 피터는 닥터 스트레인지를 찾아갑니다.

시간을 돌려달라는 피터의 말에 닥터 스트레인지는 타노스와의 대결에서 타임스톤이 영원히 사라졌음을 상기시키죠. 시리즈의 통일성을 중시하는 MCU 다운 설정입니다. 대신 닥터 스트레인지는 다른 제안을 합니다. 전 세계 모든 사람들에게 주문을 걸어 ‘피터 파커’가 누군지 잊게 만드는 것입니다. 헌데 이 주문을 거는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합니다. 그리고 차원의 문이 열리게 되죠.

시공간을 조종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닌 닥터 스트레인지의 캐릭터성을 활용하면서 다른 차원의 빌런들을 등장시킨 겁니다. 이 빌런들은 MCU가 아닌 다른 스파이더맨 시리즈에 등장했던 캐릭터들이죠.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의 리자드와 일렉트로, ‘스파이더맨 트릴로지’의 그린 고블린과 닥터 옥타비우스, 샌드맨까지. 다수의 빌런 캐릭터를 통해 화끈한 액션을 선보임과 동시에 MCU가 지닌 통일성을 멀티버스를 통해 연결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MCU에서 멀티버스는 평행우주의 개념으로 이해가 됩니다. 또 다른 우주가 있고 그곳에 또 다른 자신이 있습니다. 다른 세계에 있던 빌런들이 피터 파커가 있는 세계로 넘어오면서 세계관을 확장합니다. 멀티버스의 개념이 아니라면 합칠 수 없었던 타 시리즈와의 연속성을 확보한 것이죠. 이 멀티버스는 앞으로 <엑스맨> 시리즈와 스파이더맨의 빌런 히어로, ‘베놈’의 합류도 가능하게 만들 코드입니다.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 스틸컷 / 소니 픽쳐스

‘로키’의 세계관과 ‘팔콘과 윈터 솔져’의 오마주

마블은 마블 페이즈4에 등장할 새로운 개념인 멀티버스를 이해시키기 위해 한 캐릭터의 가려진 과거를 활용했습니다. 바로 로키입니다. 2012년 뉴욕 전투 직후, 아스가르드로 연행되던 로키가 자신 앞에 밀려온 테서랙트를 들고 탈출하는 장면으로 시작한 마블 드라마 <로키>는 성스러운 시간대를 관리하며 예정을 벗어난 다른 평행 시간대가 나타나면 소멸시키는 임무를 부여받은 집단, TVA의 존재를 보여줬습니다.

이를 통해 멀티버스란 현상에 대해 알려준 건 물론 이 현상에서 던질 수 있는 철학적인 질문들인 인간의 실존여부와 자유의지 등을 진중하게 다뤘죠. 특히 모비어스 M 모비어스가 자신이 과거 인간이었다는 사실을 알고 스스로의 삶을 결정할 수 있었더라면 하는 슬픔의 감정을 내비치는 장면은 큰 감동을 주었습니다.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은 이 철학적인 문제를 바탕으로 하며 스토리에 깊이를 더합니다.

기존 MCU의 스파이더맨 시리즈가 오락적인 측면만이 강했다면 이번에는 철학적인 문제를 입힌 겁니다. 스파이더맨은 다른 차원에서 온 다섯 빌런이 본래의 차원으로 돌아가면 결국 죽을 것이란 걸 알게 됩니다. 운명론적인 인간의 가치문제에 직면한 것이죠. 만약 <로키>에서 관련된 문제를 다루지 않았다면 다소 어려웠을 수 있는 이야기를 가져온 겁니다. 이젠 마블이 디즈니 플러스를 통해 복습이 아닌 예습도 시켜주는 것이죠.

이런 예습은 스파이더맨의 캐릭터 성장에 있어서도 반복됩니다. 이번에는 <팔콘과 윈터 솔져>를 통해서입니다. 스파이더맨은 어린 나이만큼 미성숙한 히어로입니다. 이전에는 아이언맨이 그의 멘토가 되어줬지만 ‘어벤져스’ 사가 이후 아이언맨이 사라진 후 스파이더맨을 이끌어줄 히어로는 사라졌습니다. 이에 작품은 멀티버스를 활용해 빌런 뿐만 아니라 히어로까지 데려옵니다.

네, 맞습니다. 루머로만 여겨졌던 토비 맥과이어와 앤드류 가필드가 합류한 것이죠. 이들은 슬픔과 고통에 빠진 어린 피터 파커를 성숙하게 이끄는 히어로 멘토가 되어줍니다. 토비와 앤드류의 스파이더맨 모두 벤을 잃은 기억이 있으며, 앤드류는 그웬을 지키지 못한 슬픔을 품고 있습니다. 아픈 만큼 성숙해진 두 히어로는 어린 피터가 올바른 길로 나아갈 수 있도록 이끌어주죠.

이 과정에서 오마주가 된 장면이 <팔콘과 윈터 솔져>입니다. 이 작품에서 2대 캡틴 아메리카가 된 존 워커는 동료를 잃은 슬픔에 빌런 중 한 명을 캡틴 아메리카의 방패로 내리쳐 죽입니다. <시빌 워>의 장면을 오마주하면서 캡틴 아메리카는 단순히 힘이 아닌 높고 고고한 정신력을 지닌 캐릭터임을 보여주는 의미 있는 장면입니다.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에서 미국은 캡틴 아메리카의 방패를 자유의 여신상에 씌우려고 합니다. 그 정신을 기리기보다는 미국을 대표하는 상징으로 만들려는 일종의 상술을 부리죠. 존 워커가 살인을 저질렀듯 작품은 동상의 방패가 추락하는 장면을 보여줍니다. 그 방패 위에서 피터는 그린 고블린을 무기로 내리쳐 죽이려고 합니다.

만약 여기서 피터의 살인이 이뤄졌다면 그 역시 존 워커와 같은 존재로 남았을 겁니다. 허나 피터에게는 다른 두 명의 스파이더맨이 있었고, 그들은 피터가 잘못된 히어로의 길로 빠지는 걸 막습니다. 이 지점은 <팔콘과 윈터 솔져>의 장면을 오마주하면서 그 정신 역시 가져오는 미덕을 보여줍니다. 팔콘과 윈터 솔져가 각자의 트라우마에서 벗어나 히어로가 된 거처럼 말이죠.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 스틸컷 / 소니 픽쳐스

쿠키에도 멀티버스가? ‘완다비전’도 놓치지 말아야 할 이유

마블 페이즈4에서 멀티버스가 광범위하게 사용될 것이란 점은 쿠키영상에서도 잘 나타납니다. 총 2개의 쿠키영상이 이번 작품에 담겨 있는데요, 그중 한 편은 ‘베놈’과 관련된 것입니다. 스파이더맨 시리즈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이 빌런 히어로는 2편까지 솔로무비가 나온 바 있습니다. 다만 혼자서는 히트 시리즈가 되기 부족한 모습을 보여줬는데요, 2편 <베놈: 렛 데어 비 카니지>의 쿠키 영상에서 MCU <스파이더맨>에 합류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며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냈습니다.

그리고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의 쿠키영상을 통해 합류에 확실하게 점을 찍었죠. 멀티버스를 통해 베놈이 MCU의 세계관으로 이동하며 자연스럽게 스파이더맨과 베놈의 대립구조를 형성했습니다. <엑스맨> 시리즈 역시 MCU의 합류가 확정된 만큼 이들 역시 멀티버스를 활용해 스파이더맨의 세계관에 합류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여러모로 바빠도 너무 바쁜 스파이더맨이 되겠네요.

두 번째 쿠키영상은 이번 작품에서 스파이더맨 못지않게 활약을 선보인 닥터 스트레인지와 관련되어 있습니다. 쿠키영상이라기 보다는 <닥터 스트레인지2>의 예고편에 가깝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닥터 스트레인지는 또 다른 평행 시간대를 만들어내면서 TVA의 적이 되는 듯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로키>가 기틀을 닦아놓은 만큼 이 세계관이 마블 페이즈4를 관람하는 관객들에게 익숙해질 듯 합니다.

여기에 완다가 합류를 하면서 <완다비전>의 관람 역시 필수 관람을 유도하고 있습니다. 쿠키영상 하나로 시리즈 전체의 관람을 촉구하는 것이죠. 디즈니는 MCU와 디즈니 플러스의 마블 드라마 사이의 연결점을 유연하게 확보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코믹스의 거대한 세계관을 스크린에 가져온 그들이 이제는 OTT까지 그 영역을 확대했습니다. 머리는 더 아파지지만 그만큼 시리즈의 깊이는 더해진 모양새입니다.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은 앞서 마블 페이즈4의 작품들이 조금씩 남겼던 아쉬움을 한 번에 털어버리는 영화입니다. 역시 히어로도, 빌런도 뭉치면 뭉칠수록 재미가 있음을 보여주죠. 미국에서 가장 인기가 있는 마블히어로 스파이더맨의 성장 역시 이끌어내면서 ‘어벤져스’ 사가 이후에도 MCU는 건재하며 디즈니 플러스로 인해 더 넓고 깊은 세계관을 선보일 것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現 키노라이츠 편집장
前 씨네리와인드 편집장
前 루나글로벌스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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