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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 일본 원작 영화와의 차이점은?

출처 : 넷플릭스

지난해 넷플릭스와 K-콘텐츠는 뼈아픈 기억을 만들었다. 바로 ‘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의 실패다. 이 작품은 넷플릭스 최고 콘텐츠 중 하나인 ‘종이의 집’을 문화콘텐츠 강국인 대한민국에서 리메이크 한다는 점에서 큰 기대를 모았다. 문제는 파트1의 경우 시기상 큰 차이가 없는 원작의 스토리를 그대로 따르면서 신선함을 주지 못했다는 점, 파트2는 빈약한 상상력으로 호기심을 자극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흥행과 비평 양쪽에서 모두 실패를 기록했다.

이 드라마 리메이크에 대한 아픈 추억 때문인지 영화 리메이크에도 우려가 따르고 있다. 그 작품은 2월 공개를 앞둔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이다. 원작의 경우 소설에 이어 영화도 큰 인기를 끌었고 후속편도 나왔다. 다만 이 영화가 국내에서 성적이 좋지 않았다. 흥행은 물론이고 마니아층도 형성하지 못하며 쓸쓸하게 퇴장했다. 국내에서 실패한 작품의 리메이크라는 점에서 ‘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과 달리 제작단계 때부터 의구심을 자아냈다.

한국판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는 원작의 캐릭터와 소재, 이야기를 바탕으로 자신만의 문법을 확보한 작품이다. 큰 틀에서의 스토리 라인은 원작과 흡사하지만 전개 방식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 원작에서 반전요소였던 범인의 정체를 도입부부터 공개하는 것부터 차이를 보인다. 형사 캐릭터 역시 범인과 비슷한 아픔을 지닌 연령대였던 원작과 달리 범인의 아버지로 설정, 새로운 관계성을 선보인다.

출처 : 넷플릭스

극적인 흥미에 있어서는 원작과 비교했을 때 미약하다. 추리 스릴러의 핵심인 범인찾기를 포기했기 때문이다. 대신 현대인에게 감정적인 공감을 자아내기 위한 표현력에 집중한다. 나미와 준영은 공통적으로 현대 청춘이 겪는 문제점을 지니고 있다. 아버지와의 갈등은 세대갈등을, 직업적인 측면에서 제대로 정착하지 못했다는 점은 취업 문제를 보여준다. 나미는 그 씩씩한 성격처럼 불안 속에서도 열심히 살아간다.

반면 준영은 뒤틀린 심리 속에 살인을 반복한다. 불행한 현재에 대한 분노를 사회에 분출할 수 없으니 타인의 삶을 빼앗는 형태로 내뱉는다. 수많은 명함으로 자신이 누구인지 속이고 살인 후 그 사람의 집에서 생활한다. 그의 살인방법은 대상을 완전히 혼자로 만든 뒤 자신만 그 삶에 남겨두는 것이다. 이를 위해 그 사람의 모든 정보를 알아낸 뒤 하나씩 주변과의 관계를 망치는 범죄와 이간질을 반복한다.

출처 : 넷플릭스

원작이 보여준 디지털 범죄의 무서움에 더해 현대인이 겪는 인간소외 현상이라는 고유의 무기를 더했다. 형사 지만은 물론 나미의 아버지 승우 역시 자식과 갈등을 겪는 꼰대기질이 있는 캐릭터로 변화를 주며 현재 대한민국 내에서 벌어지고 있는 모든 형태의 사회적인 갈등을 담아낸다. 다만 유심히 살펴보면 이 무기가 새로운 것이 아닌 형태와 크기만 달라진 것임을 확인할 수 있다.

개인정보가 노출되면서 나미가 무너지는 모습이 주는 공포, 연쇄살인마가 지닌 내면의 고통, 이 고통과 연결된 가족문제, 형사가 지닌 내면의 고통 등 형태만 달라졌을 뿐 그 의미는 동일하다. 무기에 무게만 더하다 보니 더 무디고 굼뜬 느낌이다. 캐릭터 활용 역시 지나치게 전형적이다. 천우희는 기존의 발랄한 캐릭터를 고스란히 보여주며 임시완은 ‘비상선언’ 캐릭터의 전사처럼 보인다.

넷플릭스판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가 국내 관객들에게 얼마나 어필을 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국내에서 크게 어필이 되지 못한 작품을 원작으로 가져왔고, 그 변형을 시도했지만 장르적인 매력이나 본질적으로 색다른 매력을 담아내지 못했다. 앞서 ‘20세기 소녀’처럼 다시 한 번 신인감독의 작품을 내세웠지만 신선한 충격을 주지 못한다. ‘종이의 집’처럼 다시 한 번 리메이크 흑역사를 기록할지, 아니면 ‘정이’에 이어 오리지널 영화 열풍을 이어갈지 주목되는 바이다.

現 키노라이츠 편집장
前 씨네리와인드 편집장
前 루나글로벌스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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