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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영화 <보이스> 기자간담회 “점점 교묘해지는 보이스피싱, 백신 영화가 되길..”

보이스피싱 피해 금액은 매년 갱신되고 있다. 작년만 해도 약 4만 건 7천억 원으로 드러났다. 이 중 환급 기회는 절반 미만으로 대부분 돌려받지 못하는 돈이 되고야 만다. 점차 그 수법이 진화하고 있으며 아직도 구체적인 파악조차 힘든 실정인 보이스피싱. 사회적인 문제지만 개인의 문제고 내 가족, 내가 당할 수 있는 일이기에 경각심이 커진다. 디테일 부분에서 소름 돋는 영화였다. 보이스피싱을 어떻게 당하게 되는지, 돈은 어떻게 인출되는지, 치밀한 계획은 어떻게 모의하는지 세심하게 구성되어 있었다.

<보이스>는 전화 한 통으로 시작된 작은 트리거가 수많은 피해자를 양산해 비극으로 몰아붙인 부산 건설 현장 직원들을 시작으로 한다. 현장 작업반장인 전직 형사 서준(변요한)이 자신을 포함한 현장 식구들의 돈 30억을 되찾기 위해, 보이스피싱 조직을 추적하다 조직의 설계자 곽프로(김무열)를 만나며 벌이는 액션 스릴러다.

지난 9월 6일 오후 2시 용산 CGV에서는 영화 <보이스> 상영 후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배우 변요한, 김무열, 김희원, 정명훈, 이주영. 감독 김선, 김곡이 참석해 비대면 화상으로 진행했다. 영화 촬영 후 1년 만에 완성본을 본다는 배우들은 영화가 잘 만들어졌다며 개인적인 호감을 드러냈고, 김선, 김곡 감독은 고증을 거치며 상상력을 동원해 만들었다며 연출 의도를 밝혔다.

보이스피싱 조직의 실체를 파헤쳐

변요한은 “1년 만에 <보이스>를 봤다. 오늘 덤덤하게 왔는데, 촬영 당시 공기와 상황이 주마등처럼 스쳐 가며 뭉클했다. 지금이라도 촬영 현장을 위해 고생한 스태프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다. 행복하다”라고 말했다. 이어 김무열도 “여럿이 모여 하나의 영화를 만들기 쉽지 않은 시대지만 한 작품이 나왔다니 감개무량하다. 스태프들 모두에게 축하의 말을 전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특히 정명훈은 “모 감독이 한 말처럼 영화는 멈추지 않는다. 경각심을 가질 수 있는 영화가 완성된 것 같아 기쁘다. 많은 분이 보시고 보이스피싱 예방주사, 보이스피싱 백신처럼 여겨주셨으면 좋겠다”라며 이 영화의 메시지를 환기했다.

<보이스>는 무엇보다, 실체가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은 보이스피싱 조직을 가장 근접하게 묘사한 첫 번째 영화다. 특히 영화에는 소름 돋는 수법으로 피해자의 돈을 가로채는 작전 시나리오가 있고, 이를 팀 내에서 분업해 연기 한다. 진짜 같은 앱을 만들어 다운로드하고 클릭하게 만든 후 개인 정보를 이용해 순식간에 피해자를 낚아챈다. 영화를 보고 있으면 누구나 속아넘어가지 않을 수 없구나를 실감하는 장면이 많다.

김선 감독은 “보이스피싱은 대한민국에 만연한 범죄지만 영화적으로 만들기 어려웠다. 특히 본거지의 디테일은 아직 밝혀지지 않은 분야라 상상에 의존했다. 수법, 사기 전략 등은 치밀하게 연구해서 스토리 속에 꼼꼼히 녹여 내는 데 중점을 두었다. 부디 우리 영화를 통해 피해자분들이 힐링하고 위안을 받았으면 하는 마음이 앞섰다”라며 영화를 만든 계기를 밝혔다.

이어 김곡 감독은 “최대한 사실적으로 찍으려고 노력했다. 보이스피싱은 과거의 범죄가 아닌 현재진행형이고, 아직도 많은 피해자를 양산하고 있어 리얼함에 중점을 두었다. 액션이나 공간 연출, 미술 등에서 최대한 현실성을 살리려고 했다. 다양한 수법이 개발되었고 지금도 개발 중이다. 하지만 보이스피싱은 어디에도 정보가 없다. 제한된 자료와 형사 인터뷰를 통해 상상력으로 완성했다. 점조직 형태이면서도 팀 체계에서 각자의 역할 배분이 확실하다. 단체로 도시락을 시켜 먹는 등 조직적인 부분은 실제와 비슷하다. 악랄하고 교묘한 수법을 밀도 있게 담았다. 각 분야의 도움을 받았다. 금융감독원, 지능범죄수사팀, 화이트 해커 등 여러 차례 면담을 통해 자료를 수집했다.”라고 전했다.

질척대는 액션과 구강 액션의 조화

<보이스>는 배우들의 액션 활용이 큰 몫을 차지한다. 변요한은 서울액션스쿨에서 살다시피하며 직접 모든 액션 시퀀스를 소화하는 애정을 보였다. 화려하거나 절도 있는 액션이라기보다. 마치 진흙탕에서 뒹구는 듯한 질척거리는 액션이 리얼함을 강조한다.

그중에서도 서준(변요한)과 곽프로(김우열)의 징글징글한 액션 시퀀스에 힘이 실린다. 두 사람은 현장에서 눈빛만 봐도 통하는 사이였고 서로를 의지하면서도 대치점에 서 있는 서준과 곽프로를 표현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고 말했다. 변요한이 대부분 액션을 소화하며 전반적인 ‘몸쓰기’에 열중했다면 김무열은 ‘구강 액션’으로 시종일관 쉬지 않고 입을 사용한다. 두 캐릭터는 상반되는 면모로 관객을 사로잡는다.

영화의 전반적인 톤을 ‘리얼함’을 중심에 두고 시작한 만큼 보이스피싱 피해자들을 위로하고 경각심을 심어주는 동시에 누구나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현실성을 더한다. 따라서 “너의 잘못이 아니다”라는 다소 공익적인 메시지를 강조하지만 위화감이 들지 않는 영화다.

김희원은 “모든 국민이 전화, 문자, 카톡을 받아봤을 것이다. 그래서 피해자의 마음을 이해하려고 노력했다. ‘여러분들의 잘못이 아니다’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었다”라며 소감을 전했다.

김곡 감독은 이에 덧붙여 “보이스피싱이 치밀한 이유는 한 사람 같지만 가로채기라는 악성 앱이 있어 어디로 전화해서 다 그쪽으로 간다. 일종의 상황 연출을 해서 사기를 치는 것이다. 콜센터 안에서 역할극을 하고 있다. 누가 걸려도 안 속으려야 안속을 수 없다. 치밀하게 대본을 준비하고 순간적인 완벽한 역할극을 만들어 내기 때문에 누구나 당할 수 있다. 정작 나에게 전화가 온다면 당하지 않을 수 없다.”라며 범죄의 악독함과 기민함을 설명했다.

<보이스>는 보이스피싱을 소재로 추석 극장가를 책임질 명절 텐트폴 영화 중 하나다. 개봉은 오는 15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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