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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산: 용의 출현> 지금 우리에겐 압도적인 승리가 필요하다!

<한산: 용의 출현>은 명량해전이 일어나기 5년 전을 그린 <명량>의 뒤늦은 프리퀄이다. 김한민 감독은 이순신의 해전 중 1592년 한산해전, 1597년 명량해전, 1598년 노량해전 이렇게 3부작을 만들 것임을 공표했었다. 한산의 지혜로움과 명량의 맹렬함, 노량의 현명함을 표현하고 싶었다고 한다.

유명배우 기용의 장단점 확실

젊은 이순신의 고뇌를 차분한 톤으로 재해석했다. 고군분투하지 않고 사람을 이용해 사람과 함께 맞서 싸운 협업을 강조한 점이 포인트다. <명량>과 마찬가지로 연기력이 탄탄한 유명 배우로 주. 조연을 구성했으며 캐릭터는 그대로 두고 다른 배우가 연기했다. 그게 장점이자 단점이라 할 수 있다. 아직 드라마나 영화의 여운이 남아있는 경우라면 집중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이야기다.

그 예로 [우리들의 블루스]나 <범죄도시>의 박지환이 거북선 설계자로 나와 진중한 연기를 펼친다거나, <헤어질 결심>의 반듯한 형사를 조선의 선비로 옮겨 온 듯한 박해일의 연기는 혼란을 유발할지도 모른다. 관객이 스스로 감정에서 빠져나와 집중하는 수밖에 없다. 인기 작품의 캐릭터는 잊고 <한산: 용의 출현> 속 캐릭터에 이입해야 제대로 즐길 수 있다.

옥택연이 연기한 임주영과 김향기가 연기한 정보름은 <명량>에서 각각 진구와 이정현이 맡았으며, 오타니 료헤이가 연기한 준사는 김성규, 조진웅이 연기한 와키자카는 변요한이 연기했다. 준사를 연기한 김선규는 영화의 메시지를 관통하는 매력 그 이상이다.

<명량>에서 이순신은 구루지마(류승룡), 와키자카(조진웅)와 대립하지만 <한산: 용의 출현>에서는 거의 와키자카(변요한)의 오롯한 존재감으로 승부한다. 변요한은 체중을 증량해 무자비하고 잔혹한 일본 장수를 소화했다. 눈에 살기가 가득하지만 감정을 절제할 줄 아는 냉철한 모습까지 표현해 냈다.

바다 위의 성 이번엔 학익진이다!

“더 나아가자! 지금 우리에겐 압도적인 승리가 필요하다”

영화는 임진왜란 중 1592년 7월, 한산도 앞바다에서 왜군을 학익진 진법으로 무찌른, 한산대첩의 며칠 전부터 시작해 그날을 향해가는 구성이다. 전작과 비슷한 구조다. 후반 50 여분의 전투를 위해 켜켜이 서사를 쌓고 확실히 터지는 묵직한 울림으로 마무리한다. 명량대첩이 거북선 없이 큰 승리를 거둔 전쟁이라면 한산대첩은 이순신 장군하면 떠오르는 거북선의 위용이 돋보이는 카타르시스를 선사한다.

이번 영화에서 이순신은 전투보다는 전략가로서 지혜로움을 품은 조용한 리더로 나온다. 그 전술은 바다 위의 성을 쌓는 학익진으로 대표된다. 이미 일본 세작에 학익진 전술과 거북선의 약점이 노출된 상황에서 어떻게 극복해 나갔는지 눈으로 확인 가능하다. 이미 알고 있는 역사지만 영화적 상상력과 화려한 CG로 중무장한 후반부 전투 장면은 매끄러운 관객 몰입을 위해 친절히 한글 자막을 붙이기도 했다.

가슴을 울리는 묵직한 메시지

<명량>에서 지적된 CG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후반부 바다 위 전쟁신에 공들인 티가 역력하다. 더위를 잊게 만드는 시원한 전투신과 애국심을 채워주는 뜨거운 마음마저 텐트폴 영화의 진수를 보여준다. 나라의 위기에 ‘의’로 대응하는 조선 의군과 사람 목숨을 한낱 개미 목숨처럼 여기는 왜군의 ‘불의’에 맞선 항왜가 주요한 포인트다.

또한 해상 전투의 전율과 감동을 더하기 위한 장엄한 사운드가 압권이다. 왜군에서 느끼는 바다 괴물 복카이센과 조선군에게 승리의 기세와도 같았던 수호신의 상반된 느낌을 소리로 표현해 몰입감을 높였다. 부제인 ‘용의 출현’을 아우르는 용의 소리는 기세와 야성미가 느껴져 자존감까지 차오른다.

대한민국의 자부심이 담긴 영웅이자 리더 이순신은 한국을 떠나 세계가 알아주는 인물이다. 난세에 영웅이 나타나는 법이라고 했던가. 왜군 진격에 선조는 도망하고 백성은 고달팠지만 직업적 소신을 넘어선 행동으로 수세에 몰린 조선의 상황을 반전시키며 영웅으로 떠올랐다.

세상을 다스릴 만한 능력을 갖춘 인물이 독주하지 않고 함께 뜻을 이룬다. 을을 향한 따뜻한 마음을 품은 진정성, 현대에도 필요한 리더상을 목격할 수 있다. ‘의’과 ‘불의’의 싸움이라는 이순신의 말이 전적으로 이해 가는 129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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