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st Viewed

Categories

월 2,900원으로 프리미엄 서비스, 쿠팡플레이는 OTT계의 생태계 교란종 될까

디즈니+와 애플TV가 지난 11월 국내에 런칭을 하면서 OTT 시장의 경쟁이 한층 더 가열되었습니다. 국내 OTT 시장의 절반 정도를 차지하고 있는 넷플릭스의 성장과 국내 OTT 웨이브와 티빙의 성장이 눈에 들어오는데요, 여기 하나의 OTT가 엄청난 성장세를 보이며 생태계 교란종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그 주인공은 올해 1월 본격적인 서비스를 시작한 쿠팡플레이입니다. 이커머스 기업인 쿠팡이 운영하는 이 OTT는 쿠팡이 국내 쇼핑몰 업체 거래액 및 이커머스 시장 점유율 2위를 차지한 성공전략을 그대로 OTT에서도 적용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쿠팡의 성공전략은 크게 세 가지로 볼 수 있습니다.

쿠팡플레이 ‘어느 날’

1. 꼼꼼한 데이터 분석을 통한 마케팅

쿠팡의 시작은 비웃음을 샀습니다. 다들 기억하실 겁니다. 수천억에 달하는 어마어마한 자금을 물류센터와 배송 인력 그리고 차량에 투자했던 그들의 전략을 말입니다. 쿠팡이 처음 모습을 드러낸 2010년만 하더라도 배송 서비스가 이렇게 활발하지 않았습니다. 쿠팡은 시장을 앞서가는 전략을 선보였는데요, 그 배경에는 꼼꼼한 데이터 분석을 통한 마케팅이 있었습니다.

거액을 광고와 마케팅에 투자하는 방식보다는 고객들의 입소문을 유발하기 위한 서비스에 중점을 두었죠. 때문에 소비자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어디에 거액을 투자해야 비록 지금은 손해를 보더라도 치킨게임의 최종승자가 될 수 있을지를 분석했습니다. 외부에서 보기에는 밑 빠진 독에 물을 부어넣는 거처럼 보이지만 내부적으로는 데이터 분석을 통해 최종적으로 이기는 수싸움을 그렸던 것이지요.

이런 쿠팡의 데이터 분석을 통한 마케팅 전략은 OTT 시장에서도 잘 나타납니다. 쿠팡의 OTT 시장 분석은 미래를 내다보고 있습니다. 그 핵심은 자체 오리지널입니다. 자체 오리지널은 소비자가 OTT를 구독하게 만드는 큰 힘입니다. 넷플릭스 역시 <킹덤>, <오징어 게임> 등 국내에서 구독자가 폭증한 이유에는 잘 만든 오리지널 시리즈가 있었습니다.

최근 OTT가 우후죽순으로 생겨나며 영화사, 방송사마다 자체 OTT를 런칭하는 추세입니다. 하나의 자체 OTT가 국내에 들어올 때마다 기존 OTT는 보유하고 있던 작품의 일부를 선보일 수 없게 됩니다. 그렇게 하나 둘 작품을 빼앗기다 보면 소비자의 관심이 덜한 작품만 남게 됩니다. 쿠팡플레이는 런칭을 한 지 1년도 지나지 않아 OTT 한 작품에 무려 200억 원을 투자했습니다.

그 주인공은 <어느 날>입니다. 원작의 판권을 사오는 데에만 100억 원을 썼다는 점에서 쿠팡플레이의 과한 투자처럼 보이지만 그 효과는 확실히 보고 있습니다. 모바일인덱스의 OTT 플랫폼 DAU(Daily Activity User, 일일 사용자수)를 보면 쿠팡플레이는 <어느 날> 1, 2회가 공개된 11월 28일에 전주 대비 41.9% 성장한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4회가 공개된 지난 5일에는 직전일인 11월 26일 대비 94.2%가 성장했죠.

구독자를 확실하게 끌어올 수 있는 콘텐츠를 제작하기 위해 큰돈을 들여 흥행이 보장된 판권을 사들였고, 김수현과 차승원이라는 흥행과 연기력을 모두 잡을 수 있는 두 배우를 캐스팅했습니다. 시장 화제성이 물음표인 작품보다는 거액을 들여서라도 확실한 오리지널 시리즈를 만들고자 했고 이 전략이 성공했음은 수치가 증명하고 있습니다.

쿠팡와우 회원이라면 무료로 가입이 가능하다

2. 소비자 친화적인 서비스

처음 쿠팡에 주문을 했을 때 많이 당황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새벽배송 서비스는 다음 날 아침을 걱정할 필요가 없는 서비스였고, 평일과 주말을 가리지 않는 건 물론 작은 물품 하나도 필요한 걸 주문하면 잘 포장해 오는 서비스가 충격에 가까웠죠. 지금은 보편화가 되어 우리가 크게 느끼지 않는 이 부분을 쿠팡은 먼저 소비자의 시선에서 다가가 서비스를 시작했던 것입니다.

쿠팡플레이 역시 이런 소비자 친화적인 서비스를 통해 구독자를 끌어 모으고 있습니다. 쿠팡 플레이는 1080P, 720P, 480P의 세 가지 해상도를 제공합니다. 이 부분은 다른 OTT와 다를 바가 없습니다. 다만 차이라면 다른 OTT에서는 프리미엄으로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쿠팡플레이에서는 기본요금으로 이용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넷플릭스 베이직 요금제의 경우 1인만 이용이 가능하며 해상도는 HD 화질도 지원해주지 않습니다. UHD 화질까지 이용하고 싶다면 4인 이용이 가능한 프리미엄을 구매해야 합니다. 반면 쿠팡플레이는 기본 요금제로 4인 이용에 FHD까지 화질을 지원해줍니다. 이와 비슷한 서비스로는 디즈니+를 들 수 있습니다. 디즈니+ 역시 기본 요금제로 4인 이용에 고화질 이용이 가능합니다.

다만 차이라면 쿠팡플레이가 지닌 접근성입니다. 쿠팡플레이의 월 구독료는 2,900원입니다. 이 금액은 쿠팡 로켓와우 월 회원비와 같습니다. 쿠팡은 로켓와우 회원가입이 되어 있으면 쿠팡 아이디로 쿠팡플레이 이용이 가능합니다. 어찌 보면 쿠팡 고객이라면 따로 자체 OTT 금액을 받지 않는 서비스 제공의 형태에 가깝습니다.

소비자가 따로 가입해야 하는 불편함을 덜어주는 건 물론, 쿠팡을 이용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나도 한 번 이용해볼까’ 하는 순간 간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 구조를 형성한 겁니다. 때문에 <어느 날>이 공개된 후 폭발적인 유입이 가능했던 것이죠. 쿠팡 로켓와우에 가입되어 있지만 쿠팡플레이를 쓰지 않던 사람들이 인기 오리지널 콘텐츠 등장에 너도 나도 몰려온 것입니다.

이는 소비자들의 편의를 고려한 서비스와 그 입소문을 통해 성장한 쿠팡의 성장전략을 떠올리게 만듭니다. 가입에 결재를 하는 불편함도 최소화하면서 빠른 가입을 이끌어냅니다. 여기에 로켓와우 회원을 위한 서비스처럼 인식이 되기에 두 서비스의 ‘윈-윈(Win-Win)’을 이끌어내는 시도를 보여줍니다.

3. 확실한 KPI 설정과 달성

모든 기업이 그러하겠지만 핵심성과지표(KPI)는 그들이 달리고 있는 방향성이 맞는지 아닌지를 보여줍니다. 기업은 디테일하게 KPI를 설정해야 하며 그 목표에 도달하지 못했다면 자신들이 가고 있는 방향이 맞는지 고민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쿠팡은 마케팅에 있어 이 KPI를 중요하게 여긴다고 합니다. 쿠팡과 같은 고객친화적 기업의 입장에서 KPI는 다르게 말하자면 고객 반응이라 할 수 있습니다.

쿠팡플레이는 서비스가 정식 런칭하기 전에 ‘쿠팡 오리지널’의 상표권을 출원하며 오리지널을 빠르게 선보일 것이란 방향성을 보여줬습니다. 2020년 12월 24일, 구글 플레이 스토어에 앱이 출시된 후 2021년 9월 4일에 첫 오리지널인 예능 <SNL 코리아>, 11월 27일에 드라마 <어느 날>을 선보였습니다.

<SNL 코리아> 역시 기존 히트 콘텐츠를 가져왔다는 점에서 초기 쿠팡플레이의 오리지널 전략을 엿볼 수 있습니다. <SNL 코리아>는 공개 당일 하루만 DAU가 32만 5438명을 기록하면서 전주 대비 32.4% 증가한 규모를 선보였습니다. 오리지널 전략이 성공적으로 진행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수치입니다.

쿠팡플레이가 다른 OTT와 지닌 차별점은 스포츠와 교육에 있습니다. 쿠팡플레이는 2020 도쿄 올림픽 온라인 중계권을 독점했다가 논란이 되었습니다. 당시 협상이 최종 무산되면서 논란은 일단락되었지만 이 시도는 쿠팡플레이가 스포츠에 거액을 투자할 의도가 있음을 보여줬습니다. 쿠팡플레이는 한국 선수가 뛰고 있는 유럽 축구팀의 경기 중계권을 확보한 건 물론, 미국 프로미식축구 NFL의 중계권 역시 확보했습니다.

손흥민이 속한 EPL 토트넘의 경기를 본격적으로 중계한 지난 3~5월 사이에 성장률이 19.8%, 44.6%, 31.5%를 기록했다는 점에서 확실한 히트 콘텐츠를 가져온 효과를 보고 있습니다. 여기에 오리지널 다큐멘터리로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의 카타르 월드컵 준비과정을 다룬 다큐멘터리 <로드 투 카타르>를 준비하고 있다는 점에서 스포츠 분야를 자신들만이 지닌 고유한 정체성으로 키우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교육 콘텐츠는 주부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쿠팡이 OTT에서도 그 신화를 이어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는 부분입니다. EBS를 비롯해 스콜라스틱, 스텝업, 파고다, 에듀윌 등 다양한 교육 콘텐츠를 제공하며 학생부터 성인까지 모두 이용할 수 있는 폭 넓은 콘텐츠를 선보이는 중입니다. 대표 콘텐츠 중 하나로 내세운 이 교육 콘텐츠의 성과는 추후 쿠팡플레이의 KPI 설정에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입니다.

現 키노라이츠 편집장
前 씨네리와인드 편집장
前 루나글로벌스타 기자

    Leave Your Comment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