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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 [사랑이라 말해요] 사랑이 아프다고 말해요

출처: 디즈니+

짧은 시집 같은 풋풋한 로맨스 드라마 ‘사운드트랙#1’을 선보였던 디즈니+는 겨울의 끝과 봄의 시작을 맞이해 서정적인 소설과도 같은 오리지널 드라마 ‘사랑이라 말해요’를 공개했다. 매주 수요일 2화씩 업로드가 진행될 예정인 이 작품은 가슴 뛰는 제목과 달리 사랑의 두려움과 염증을 담은 작품이다. 그 시작은 여느 막장 드라마와 같은 사연과 복수를 다짐하는 데에서 시작된다.

이성경이 연기하는 심우주는 이름처럼 어느 날, 캄캄한 우주로 내던져진다. 바람난 아버지가 어머니와 그들 삼남매를 두고 패물과 재산을 가지고 집을 떠난 것이다. 천륜이라 불리는 부모자식의 관계가 무너지면서 우주는 마음에 깊은 구멍이 생긴다. 꿋꿋하게 그 공간을 가리며 살아가던 중, 절망에 빠지게 된다. 하루아침에 20년 추억이 깃든 집을 빼앗기게 된 것이다. 그것도 자신이 가장 원망하는 사람한테.

아버지의 장례식 날, 우주는 내연녀에서 부인이 된 희자가 집을 물려받았고 예고도 없이 팔았다는 걸 알게 된다. 막장 드라마를 방불케 만드는 이 가정사의 결론은 우주의 복수다. 그녀는 자신들이 누려야 했던 걸 대신 받고 부를 누린다 여기는 희자의 아들 동진을 무너뜨리고자 한다. 이를 위해 그가 운영하는 회사에 계약직 사원으로 입사한다. 다만, ‘더 글로리’ 같은 완벽한 복수극을 생각했다면 오산이다.

출처: 디즈니+

평생 복수만 그리며 살아온 문동은과 달리 우주는 충동적이고 어설프게 접근한다. 가장 큰 차이라면 누구나 복수를 응원하게 만드는 연진이 동은의 상대였다면, 우주의 상대 동진은 그 외적인 완벽함과 달리 상처가 가득해 보는 사람이 다 우울해지는 인물이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썸바디’를 통해 물오른 연기력을 보여준 김영광은 표정부터 말 못할 사연으로 가득해 보이는 동진의 모습을 담아낸다.

어머니에게 제대로 사랑을 받지 못하고 자란 불우한 어린 시절과 전 여자친구 민영에게 받은 상처는 관계에서의 불안을 보여준다. ‘사랑하고 사랑받고, 차고 차이고’라는 영화 제목처럼 자연스러운 사랑의 과정이 동진과 우주에게는 가슴에 박힌 큰 가시처럼 느껴진다. 우주와 동진이 서로에게 끌리는 건 비슷한 아픔을 지녔지만 다른 방식으로 이를 마주한다는 점에 있다. 회피하는 동진과 달리 맞서는 우주의 모습은 자석의 N극과 S극처럼 끌림의 촉매로 작용한다.

오피스 로맨스는 설렘을 줄 포인트다. ‘사내맞선’ ‘김비서가 왜 그럴까’ 등 로맨스 웹소설을 원작으로 한 작품들은 상사와 부하직원 사이에 피어나는 썸과 쌈의 관계를 통해 필승공식을 만든 바 있다. 차이라면 퇴사를 마렵게 만드는 정도의 관계성을 넘어서 증오와 동정, 연민이 섞인 애증에 가까운 복잡한 관계가 형성된다는 점이다. 풋풋하거나 달달한 설렘보다는 여운을 남기는 아련한 로맨스가 기대되는 대목이다.

출처: 디즈니+

우려되는 측면인 리듬감은 서브 캐릭터에 거는 기대가 크다. 서정적인 감성을 위해 두 주인공의 캐릭터를 다소 어둡게 가져왔고, 극의 리듬감을 전반적으로 느슨하게 만드는 단점을 지니게 되었다. 이를 상쇄하기 위해 세 명의 서브 캐릭터의 활약이 펼쳐질 예정이다. 먼저 로맨스 장르에서 눈에 띄는 활약을 펼쳐온 성준이 이상적인 남사친 윤준을 연기한다. 우주와 어린 시절부터 함께한 친구로 마치 키다리 아저씨처럼 위기 때마다 도움을 준다.

자상함과 따뜻함으로 여주 옆을 지키는 매력적인 서브 남주의 모습과 함께 유쾌한 모습으로 극의 흐름을 올리는 역할을 수행한다. 안희연이 연기하는 민영은 전 여친이라는 점에서 알 수 있듯 로맨스 라인에 갈등을 부여할 것으로 보인다. 초반에는 동진을 피하는 모습을 보이지만 그와의 관계 회복을 원한다는 점에서 관계의 위기를 쫄깃하게 이끌 예정이다. 여기에 우주의 언니 혜성 역의 김예원이 선보일 감초 연기 역시 기대를 모은다.

다포세대의 ‘다포’에는 사랑 역시 포함되어 있다. 사랑을 포기하는 이유는 개개인마다 다르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행복보다 아픔이 더 크기 때문일 것이다. ‘사랑이라 말해요’는 그 아픔을 통해 누구에게나 사랑은 아픈 것이며, 이를 이겨내는 건 또 다른 사랑임을 보여줄 예정이다. 시린 계절을 보내는 두 사람에게 희망이란 봄이 찾아올 것이란 희망을 지닌 꽃샘추위 같은 드라마가 될 것으로 보인다.

現 키노라이츠 편집장
前 씨네리와인드 편집장
前 루나글로벌스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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