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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톰 크루즈의 매버릭, <탑건>을 보면 더 깊게 빠져드는 이유

톰 크루즈 주연의 <탑건: 매버릭>은 36년 만에 돌아온 <탑건>의 후속편이란 점에서 큰 기대를 모았다. 공개 후 평단과 관객 모두에게 극찬을 받으며 ‘전편을 능가하는 후속편’으로 자리매김 중이다. 이 두 작품은 주인공 매버릭을 제외하고는 새로운 캐릭터가 대다수 등장하는 만큼 스토리상 연결점이 크지 않다. 다만 향수를 자극하는 측면을 다수 배치한 만큼 <탑건>을 보고 나면 <탑건: 매버릭>에 더 몰입할 수 있다.

1986년 작 <탑건>은 천부적인 실력을 지닌 파일럿 매버릭이 훈련학교 ‘탑건’을 향하며 펼치는 이야기를 다뤘다. 80년대 액션영화의 교과서라 불릴 만큼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도그파이트 액션으로 주목받았다. 여기에 교관 찰리와의 로맨스, 친구 구스의 죽음, 라이벌 아이스맨과의 경쟁과 우정 등 관객들의 흥미를 자극할 이야기를 선보이며 그해 월드와이드 흥행 1위를 기록했다. 이 영화를 통해 톰 크루즈는 주목받는 청춘스타에서 월드스타로 올라섰다.

시리즈에 대한 강한 애정을 지니고 있을 톰 크루즈는 매버릭의 캐릭터를 빛나게 만들기 위한 노력을 선보인다. 출연조건으로 직접 전투기 조종을 내걸었고, 도그파이트 액션을 직접 선보이기 위해 매버릭을 전투기 조종이 가능한 대령으로 설정했다. 여기에 매버릭을 나타내는 몇 가지 상징적인 소재들을 활용한다. 바로 항공점퍼와 선글라스, 그리고 오토바이다. 36년이란 시간이 흘렀음에도 관객들이 사랑한 캐릭터의 멋을 여전히 살려내는 기교를 선보인다.

장면에 있어서도 향수를 자극하는 요소를 활용한다. 매버릭은 탑건에 돌아가기 전 펍에서 후보생들과 옛사랑 페니를 만난다. <탑건>에서도 매버릭은 동료들과 찰리를 탑건에 들어가기 전 펍에서 처음 만난 바 있다. 여기에 과거 매버릭과 구스, 구스의 아내와 아들이 함께 펍에서 불렀던 노래를 구스의 아들 루스터가 부르는 장면을 통해 관객과 매버릭 모두 과거에 빠지는 순간을 형성한다.

이 과거의 주된 감정은 슬픔과 후회다. 매버릭은 자신의 실수 때문에 구스가 죽었다고 생각하며 자책한다. 때문에 아들만은 파일럿이 되지 않게 해달라는 구스 아내의 부탁을 따라 4년 동안 루스터의 입대를 막는다. 이는 루스터가 매버릭을 증오하는 계기가 된다. <탑건>에서 교관 찰리와 후보생 매버릭의 사이가 로맨스였다면, <탑건: 매버릭>에서는 교관 매버릭과 후보생 루스터 사이는 애증의 브로맨스다.

루스터의 캐릭터는 아버지 구스보다는 매버릭에 가깝다. 충동적인 면이 있으며 조직에 잘 융화되는 성격이 아니다. 매버릭이 루스터에 애정을 품는 건 구스의 아들이란 점도 있지만 과거 자신의 모습을 보는 듯한 느낌도 준다. 이런 점을 더 강화하는 캐릭터가 행맨이다. 행맨은 <탑건>의 아이스맨을 연상시킨다. 뛰어난 실력에 냉철한 면을 지니며 루스터와의 갈등을 통해 후보생 내부의 긴장감을 증폭시킨다.

세월이 주는 무기는 과거의 향수다. 매버릭과 페니의 로맨스에는 특별함이 있다. 페니는 <탑건>에서 대사로만 등장했던 캐릭터다. 매버릭의 플레이보이 면모를 강조하기 위한 대사 속 주인공인 페니가 등장하며 로맨스와 액션의 영역을 분리한다. 이는 매버릭을 입체적으로 만드는 역할을 한다. 파일럿이란 공적 영역에서는 여전한 실력과 문제아의 모습을, 사랑이란 사적인 영역에서는 세월의 흐름을 보여주며 변화를 이끌어낸다.

주목할 변화의 영역은 협력이다. 매버릭 개인의 서사에 중점을 두었던 전편과 달리 루스터가 추가되면서 공동서사를 형성한다. 구스를 통해 형성된 두 사람의 관계는 파일럿이란 직업을 통해 변모한다. 전투기는 2인 1조가 되어 탑승을 한다. 과거 구스의 자리에 루스터가 탑승하며 매버릭은 새로운 파트너와 함께하게 된다. <탑건>에서 매버릭이 트라우마를 극복해냈다면, <탑건: 매버릭>에서는 루스터를 통해 구원을 얻게 된다.

이를 통해 작품은 ‘매버릭 신화’를 완성한다. 새로운 이야기를 파생하기 보다는 향수를 자극하는 요소를 적절하게 배치하면서 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줄기를 형성하는 온고지신의 자세가 인상적이다. <탑건: 매버릭>의 정서적인 깊이를 체험하고 싶다면 <탑건>의 관람을 추천하는 바이다. 청출어람이란 사자성어처럼 쪽빛을 보고 나면 그보다 더 푸른색의 매력이 강렬하게 다가올 것이다.

現 키노라이츠 편집장
前 씨네리와인드 편집장
前 루나글로벌스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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