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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지옥] 제2의 ‘오징어 게임’이 될 거 같은 이유

매달 넷플릭스는 국내 구독자들을 위한 킬러 콘텐츠를 하나씩 공개하고 있습니다. <D.P.>, <오징어 게임>, <마이 네임> 등의 오리지널 시리즈가 연달아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 높은 인기를 누리며 K-콘텐츠와 환상궁합을 선보이고 있는 넷플릭스입니다.

이런 넷플릭스와 K-콘텐츠의 다음 기대작으로 주목받고 있는 오리지널 시리즈가 있습니다. 그 주인공은 <지옥>인데요, 어느 날 갑자기 내 죽음에 대해 고지를 받는다면, 그 고지가 지옥행을 선고받는 것이고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이뤄진다면 얼마나 무서운 일일까요.

기이한 존재로부터 지옥행을 선고받은 사람들과 이로 인한 대혼란을 다룬 이 작품은 감히 <오징어 게임> 다음으로 전 세계에 K-드라마 열풍을 불러일으킬 가능성을 지닌 작품이라 평하고 싶습니다. 그 이유로 크게 다섯 가지를 뽑아 봤습니다.

장르물의 귀재, 연상호 메가폰

<지옥>은 네이버 웹툰에서 연재된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합니다. 내용 역시 원작과 대부분 동일합니다. 그럴 수밖에 없습니다. 이 작품의 감독이자 시나리오 작가가 원작 웹툰을 집필한 연상호 감독이니 말입니다. 국내 최고의 애니메이터에서 상업영화 감독으로 올라선 연상호 감독은 웹툰 그리고 단편영화로 선보인 바 있는 <지옥>의 아이디어를 시리즈로 완성했습니다.

이 작품에는 웹툰에서 작화를 담당했던 최규식 작가 역시 시나리오 작업에 합류하며 완성도를 높였습니다. 연상호 감독은 이미 세계를 한 번 깜짝 놀라게 한 적 있습니다. 첫 실사영화 데뷔작 <부산행>을 통해 말이죠. 이 작품에서 K-좀비를 등장시키며 장르물 불모지로 여겨졌던 우리나라에 씨앗을 퍼뜨렸죠. 참고로 <부산행>의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는 맨손으로 좀비와 싸우던 마동석 배우는 이후 할리우드로 진출해 MCU에 합류하게 됩니다.

아, 드라마의 연출 역시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tvN 드라마로 큰 인기를 얻었던 <방법>의 각본을 쓴 작가가 연상호 감독이니 말이죠. 이 작품에서 보여줬던 종교적인 요소와 부패한 언론, 기괴한 현상 등이 <지옥>에도 담겨 있습니다. 국내에서 가장 장르물에 탁월한 재능을 보이는 감독이 메가폰을 쥔 만큼 장르적인 매력은 확실하게 보장합니다.

사이비교주 연기로 시선을 사로잡는 유아인

드라마에는 초반 15분의 법칙이란 게 있습니다. 15분 안에 시청자를 사로잡지 못하면 떠나간다는 겁니다. <지옥>은 초반부터 정말 강합니다. 정체를 알 수 없는 괴생명체가 등장하고 그들은 한 남자를 두들겨 패더니 온몸을 불태우고 사라집니다. 그리고 이 현상을 신의 고지며 죄를 지은 사람을 지옥으로 안내하는 과정이라 말하는 사이비 종교집단이 등장합니다.

이 사이비 종교집단을 이끄는 교주는 젊은 청년 정진수입니다. 정진수는 조용하고 검소하지만 좌중을 압도하는 카리스마와 호소력으로 빠르게 교세를 확장해 나갑니다. 이 정진수 캐릭터는 특유의 광기로 극 초반 강한 몰입을 선사합니다. 독특한 설정으로 다소 어수선할 수 있는 극에 몰입을 주는 핵심적인 캐릭터죠. 이 캐릭터를 연기한 배우는 대한민국 30대 배우 중에 가장 연기를 잘 한다고 소문난 유아인입니다.

20대 때부터 또래들 중 가장 높은 평가를 받아온 유아인은 망나니 재벌3세 조태오(영화 <베테랑>)로 스타덤에 올랐습니다. <사도>, <버닝>, <소리도 없이> 등을 통해 뛰어난 연기력을 선보여 온 그는 이번 작품에서 새로운 캐릭터를 소화해냅니다. 중년 또는 노년의 배우들이 주로 연기해 온 사이비 교주를 어린 나이에 연기하며 역시 유아인이란 감탄을 자아냅니다. 어쩌면 이번 작품을 통해 해외에서 가장 주목을 받을 배우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분노유발 사회의 현실을 담은 이야기

뉴스를 보다 보면 참 화가 나는 소식이 많습니다. 죄를 저지른 게 분명한데 미꾸라지처럼 법을 빠져나가거나 죽여도 시원찮을 판에 교도소에서 밥도 주고 잠도 재워주고 하는 걸 보면 말이죠. 그럴 때면 신은 무얼 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정진수가 이끄는 새진리회는 고지를 받은 사람들이 죄인이라 말합니다. 그들이 죄를 지었기 때문에 신이 심판을 하는 것이라 말하죠. 그의 이 교리는 대한민국을 큰 혼란으로 몰아넣습니다.

법이 죄인을 보호해주고 있다고 생각하는 이들에게 고지와 새진리회의 교리는 크게 환영받습니다. 화살촉이라는 자경단도 생겨 자신들의 정의를 실현하고자 합니다. 이 현상은 공권력을 향한 불신이 만들어낸 현실이란 점에서 흥미를 자극합니다. 법을 지키고 살아가는 착한 사람들이 오히려 피해를 본다고 생각하는 순간 법과 정의는 힘을 잃습니다. 그리고 분노에 빠진 사람들은 더 극단적인 사상과 종교에 빠져듭니다.

작품은 1~3부에서 새진리회가 어떻게 교세를 확장하는지를 보여주고, 4~6부에서 이 새진리회가 지배하는 세상의 억압을 담습니다.

불신지옥이 만들어낸 디스토피아

<지옥>의 흥미로운 점은 1~3화는 현상, 4~6화는 이 현상으로 인해 바뀐 세상을 보여준다는 점에 있습니다. 이 바뀐 세상은 말 그대로 디스토피아입니다. 사람들은 언제 고지를 받을지 모르는 두려움 속에 살아가며 새진리회는 이 두려움을 이용해 세상을 자신들의 것으로 만듭니다. 전 세계 인구의 대다수가 새진리회를 믿는다는 작품 속 대사는 그 어떤 시대보다 종교를 통한 강한 억압의 시대를 그려냅니다.

디스토피아를 그리는 작품들은 공통적으로 현대사회 속에 내재된 위험을 미래사회로 확대 투영합니다. 현실에서 위험이라 자각하는 요소가 미래에 확산될 수 있다는 걸 경고하는 것입니다. <지옥>이 그려낸 한반도의 지옥 같은 모습은 불신에서 비롯됩니다. 고지를 받았다는 이유만으로 타인을 죄인이라 생각하고 매도합니다. 사랑과 믿음이 사라지고 끊임없이 의심하고 공격하는 세상이 된 것이죠.

1~3화가 점점 어두워지는 세상을 그렸다면 4~6화는 디스토피아가 되어버린 세상 속에서도 믿음과 사랑을 위해 싸우는 이들의 모습을 그려냅니다.

(이미지 출처 : 넷플릭스)

現 키노라이츠 편집장
前 씨네리와인드 편집장
前 루나글로벌스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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