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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와 ‘충무로’ 사이 어디쯤… ‘PMC: 더 벙커’

누구보다 영화를 아끼는 ‘키노라이터’들에게 이번 주, 화제의 영화는 뭘까요? 가벼운 감상부터 깊은 비평까지 다양한 글들이 키노라이츠를 채워주고 있습니다. 비평가 못지않은 날카로운 시선으로 영화를 더 풍성하게 해준 키노라이터들의 글을 볼 수 있는 시간, 키노라이츠‘s Pick! 지금 시작합니다.


방송국 스튜디오와 터널에 이어 지하 벙커에 갇힌 하정우. 그는 영어로 많은 양의 대사를 소화했고, 덕분에 한국 영화임에도 자막 없이는 즐기기 힘든 영화가 탄생했는데요. 2018년 마지막 한국 대작 영화인 <PMC: 더 벙커>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개봉 6일 차에 117만 관객을 돌파하며 좋은 성적을 내고 있고, 유명 포털 사이트의 전문가 평점도 평균 6.9로 준수하네요.

하지만 키노라이터들의 평가는 조금 다른데요. 초록 불과 빨간불을 반씩 켜고 있으며, (초:16, 빨:26) 결과적으로 <PMC: 더 벙커>엔 노란불이 켜졌습니다. 호불호가 확 갈리는 흥미로운 결과죠. 어떤 점이 좋았고, 어떤 점이 별로였을까요?

(글의 맞춤법을 일부 손봤으며, 방대한 내용을 다 담을 수 없어 일부 생략한 글도 있습니다. 리뷰의 전문은 키노라이터의 아이디에 링크를 통해 보실 수 있습니다.)

일단 이제껏 봐오던 한국영화의 스케일이 아니다. 총격씬, 전투씬 등이 할리우드 영화 같다는 느낌이 날 정도로 어설픔이 없다. 게대가 하정우와 함께 그 현장을 지켜보는 느낌을 주고 있어, 현장감과 몰입감이 더했다. 밀리터리 팬들이 특히 좋아할 영화 같다.

– 이팔청춘 님의 “한국 영화의 새로운 기준!!” 중(초록, 4점)
좁은 벙커 안에서 거의 초죽음이 되다시피 했던 에이헵은 또 다시 해낸다. 동이 트며 점차 형형색색으로 물들어가던 광활한 하늘 위, 그곳에서 자신의 몸이 망가질 것임을 알고도 윤지의를 살리기 위해 기꺼이 자신의 몸을 내던진 것이다. 가슴을 쿵쾅거리며 크게 진동시키는 웅장한 음악과 함께.

– 새날 님의 “결국은 휴머니즘” 중(초록, 3.5점)
1인칭 캠을 활용해 리얼함을 극대화했고, 분대 단위의 병력이 펼치는 소규모 국지전을 깔끔하면서도 스타일리시하게 연출해내 할리우드 영화를 보는듯한 착각이 들 정도였다. 음악과 사운드도 매우 인상적이다. 특히, 전투씬에 삽입된 효과음들이 매력적이다. 신파적인 요소를 넣을만한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작품성으로 승부한 점도 좋았다.

– 김병언 님의 리뷰 중(초록, 4점)
<PMC: 더 벙커>는 전체적인 톤은 어둡되, 그 분위기만큼은 굉장히 트렌디하고 감각적이었다. <클로버필드>에 <액트 오브 밸러:최정예 특수부대>를 섞은 듯한 편집이 눈길을 사로잡기에 충분했고, 그 속에서 펼쳐진 하정우와 이선균의 호흡이 주는 시너지가 크다.

– 무비스토리맨 님의 “나름대로 볼만했던 영화” 중(초록, 3.5점)


우선, ‘한국 영화 같지 않다’라는 평이 많았습니다. <PMC: 더 벙커>는 핸드헬드 및 독특한 촬영, 좁은 공간을 활용한 총격전, 근 미래의 도구까지 활용하며 세련된 액션 장면을 만들었죠. 그리고 남북문제가 얽혀있지만, 정치적인 관점으로 다가가지 않은 부분에 호평도 있었습니다. 이런 연출에 반한 관객이 많았고, ‘할리우드 영화 같았다’, ‘여태 한국서 본 적 없는 연출이다’ 등의 찬사가 쏟아지고 있습니다. <더 테러 라이브>에서 보였던 긴장감 넘치는 연출을 더 업그레이드해서 보여준 김병우 감독의 작품을 더 자주 만나고 싶네요.

영화에 사용된 음악을 높게 평가한 분들도 많았습니다. 한정된 공간 속에서 긴 시간 긴장감을 유지하는 게 쉬운 일이 아닌데, <PMC: 더 벙커>는음악의 도움을 많이 받았죠. 그 외에도 총격 씬의 음향효과도 뛰어났습니다. 총기 액션에서 총소리는 현장감을 조성하는데 있어, 상당히 중요한 요소인데요. 액션 게임에서도 이를 구현하기 위해 많은 공을 들이죠. <PMC: 더 벙커>는 수준 높은 음향 효과 덕에 몰입감이 높았고, 몇몇 키노라이터들은 ‘게임 같다’는 평도 남겼습니다. 그리고 밀리터리 팬들이 좋아할 영화라고 하네요.

이런 호평과 달리, 아쉬움을 표현한 키노라이터들도 있었는데요.

우선 캐릭터의 정체성이 모호해 공감대 형성에 아쉬움이 생긴다. 또한 <PMC: 더 벙커>는 지하 30M 벙커 안에서 벌어지는 얘기라고 하지만, 이점을 시각화하여 입체감 있게 보여준 장면은 없다. 에이헵이 한 공간에 머물며, 화면을 통해 설명하기에 영상이 평면적일 수밖에 없으며, 관객은 화면과 스크린을 거쳐(두 번을 거쳐) 상황을 마주해야 한다. 이런 점들 때문에, 에이헵이 초반부 현장에 있을 때보다 긴장감과 현장감이 줄어든 점이 아쉽다.

– 방군 님의 “생존의 카타르시스가 부족하다” 중(빨강, 2.5점)
관객마다 영화 속 주인공들이 상대하고 있는 ‘적’ 이 누구인지 상상하겠지만, 명확하게 규정할 수 없을 것이다. 그렇다고 전투 장면에서 상대방을 제압하거나, 서로 대치되는 상황들이 숨 가쁘게 진행되지도 않는다. 그래서 액션 시퀀스에 대한 카타르시스가 보이지 않는다. 치밀하게 계산된 멋진 액션 시퀀스를 기대했지만, <PMC: 더 벙커>에서 그러한 동선을 보여주는 장면은 등장하지 않는다.

– 타잔 님의 “무슨 말인지 무슨 뜻인지도 알수 없는 ‘아무말 대잔치’ 같은 액션” 중(빨강, 2.5점)
액션과 화면 전환 효과는 괜찮으나, 총질이나 폭파 장면의 느낌이 영상에 확실히 스며들지 않았다. 모니터를 통해 보기에, 소리와 충격 등이 간접적으로 느껴져 긴장감이 반감된다. 음향 효과 등이 괜찮았으나, 인물들의 서사가 얕다. 한국 영화인데도 대사의 대부분이 영어라 자막으로 봐야 했고, 이 과정에서 배우가 하는 말에서 오는 감정도 반감되어 버린 느낌이다.

– 이동근 님의 “헐리웃과 충무로 그 사이에서..” 중(빨강, 2.5점)
<더 테러 라이브>처럼 한국 영화에선 보기 드문 색깔을 보여준 건 좋게 바라봐야 할 것이다. 다만, 화려한 화면 처리와 사운드란 무기로 관객을 현혹해, <PMC: 더 벙커>는 박진감이 있다고 관객이 착각하게 한다. 이런 시도가 악취미적인 연출이지 않는가 하는 의문이 남는다.

– 나만의냉장고 님의 “관객을 철저히 바보로 만든 영화” 중(빨강, 2점)


앞서 언급한 흔들리는 화면, 현란한 컷 전환 등에 불편함을 표현한 관객도 있었습니다. 관람 시 현기증이 있을 정도로 어지러웠다는 평도 있었죠. 영화의 긴장감을 촬영 형식과 스타일로만 보여주려 했던 점에 실망한 분들도 있었는데요. <더 테러 라이브>처럼 모니터 화면으로 액션 장면이 전달되다 보니, 긴박감이 반감되었다는 의견도 있었죠. 다양한 시도를 했으나 어중간했으며, 충무로와 할리우드 중간에서 허우적거렸던 영화로 보일 수 있습니다.

영화 속 인물들을 잘 표현하지 못했다는 의견도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영화의 주요 테마로 등장하는 ‘낙하산 에피소드’가 오히려 캐릭터 행동을 이해하는 데 걸림돌이 되었다고 하죠. 또한, 불법 체류자라는 설정도 자주 언급되지만, 이걸로 무엇을 보여 주려 했던 건지도 모호했죠. 에이헵(하정우) 가족의 이야기도 별다른 기능을 하지 못합니다. 덤으로 이선균의 북한 사투리 연기에 적응 못한 분들도 있었죠. 여러 가지로 관객이 감정선을 따라가기 힘들었습니다. 그래서 <PMC: 더 벙커>는 영화가 무엇을 말하려 하는지 아 수 없는 영화가 되었죠.


<PMC: 더 벙커>는 성취도 있었지만, 새로운 시도에서 오는 결점도 보였던 영화입니다. 인물을 깊이 있게 묘사하지 못해 스토리도 빈약하다는 인상을 주죠. 김병우 감독의 ‘밀실’을 활용해 스릴을 만드는 연출은 더 발전했다는 인상이지만, 스타일에 신경을 쓰다 인물에게서 더 멀어진 듯합니다. 영화 전문가들은 전자를 높은 점수를 주고 있고, 키노라이터들은 후자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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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노라이츠 매거진 편집장 강해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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