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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빙 [전체관람가+: 숏버스터] 짧은 영상 유행 속 단편의 가능성을 발견하다

<전체관람가+:숏버스터> 스틸컷 / 티빙

스마트폰의 등장 이후 영상의 트렌드는 두 가지 측면에서 큰 변화를 보이고 있다. 틱톡으로 대표되는 짧은 영상이 유행하며 소비에 있어 상영시간이란 길이가 고려해야 할 요소로 자리 잡았다. 누구나 스마트폰을 통해 영상을 찍을 수 있다는 점은 자본과 기술보다 아이디어와 연출력만 있다면 누구나 스타가 될 가능성이 있음을 보여준다. 티빙의 <전체관람가+: 숏버스터>는 이런 트렌드에 기댄 시도라 볼 수 있다.

곽경택, 김곡&김선 형제 등 영화계에서 주목받은 감독과 윤성호, 주동민 등 드라마계에서 실력을 인정받은 감독, 조현철과 류덕환 등 배우 출신의 신인감독들이 선보이는 8편의 단편영화를 매주 한 편씩 공개하는 프로젝트가 <전체관람가+: 숏버스터>다. 개개의 단편은 주목받기 힘들지만 프로젝트란 이름으로 뭉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최근 극장가에 열풍을 일으켰던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의 <우연과 상상>이 그 대표적인 예이다.

<드라이브 마이 카>를 통해 전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은 감독이 하나의 주제를 통해 세 편의 단편영화를 묶어 하나의 장편처럼 제작하며 극장에서 주목을 받았다. 티빙의 이 프로젝트는 단편영화의 공개와 함께 그 비하인드 스토리와 제작과정을 보여주며 구성적인 묘미를 더한다. 윤종신, 문소리, 노홍철 3MC를 통해 창작자의 시선에서 작품을 바라보며 영화제에서 즐길 수 있는 GV를 안방 1열에서 맛볼 수 있는 시간을 선사한다.

하나의 프로젝트에 다양한 이야기를 다룬 단편이 존재하고, 또 그 단편영화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예능의 형식으로 풀어낸다는 점은 일종의 멀티버스를 형성한다. 감독들을 한 자리에 모아놓고 토크를 펼친 0화를 기점으로 매주 새로운 단편영화를 선보이며 파생되는 세계관의 묘미를 보여준다. 이 세계관이 성공적으로 정착하기 위해서는 각 단편영화가 지닌 완성도가 바탕이 되어야 하는 건 당연한 단계다.

그 스타트를 끊은 김초희 감독의 ‘우라까이 하루키’는 이 프로젝트가 지닌 정체성을 잘 보여준다. 창작자의 고민을 담아내고 코로나 시대를 다루며 감독의 연출적인 개성을 녹여낸다. ‘우라까이’는 영화감독이 마감을 앞두고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을 때 여러 작품을 교묘하게 짜깁기 하는 걸 의미하는 은어라고 한다. 영화감독 장만옥은 우라까이를 하던 중 소위 말하는 현타를 느끼고 목포로 떠난다.

이곳에는 1986년 홍콩을 거쳐 온 여명이 있다. 두 사람은 영화감독으로 느끼는 고민을 나누며 점점 가까워진다. 배역의 이름에서 알 수 있듯 홍콩영화 <첨밀밀>과 <화양연화>의 명장면을 패러디해 재미를 준다. <찬실이는 복도 많지>에서 장국영 캐릭터를 등장시키며 영화에 대한 깊은 애정을 드러낸 바 있는 김초희 감독의 개성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동시에 마스크 단속을 펼치는 캐릭터를 통해 코로나 시국을 반영한다.

이 코로나 시국과 관련된 이야기는 주동민 감독의 <It’s Alright>에서 더 강하게 발현된다. 코로나 시국동안 안방극장의 재미를 책임진 <펜트하우스>의 주역들이 뭉친 이 작품은 해당 드라마의 빌런군단을 6개의 이야기에 나눠 배치하며 그 어떤 악보다 지독했던 코로나의 공포를 전한다. 김소연으로 시작한 광기가 이지아가 전하는 희망으로 마무리가 되며 공포와 스릴러의 질감을 스타일리시 하게 선사한다.

시사회를 통해 공개된 <부스럭>과 <불침번>은 각각 조현철과 류덕환이 연출을 맡아 연출가로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90~2000년대 이와이 순지의 영화를 연상시키는 질감의 <부스럭>은 서정적인 로맨스에 미스터리의 색을 더한 독특함을 준다. <불침번>의 경우 꿈과 환상을 통해 대한민국 남자라면 누구나 겪는 애환을 공감되게 그린다. 꾸준히 연출을 시도해 온 두 배우의 저력이 돋보이는 순간이다.

<전체관람가+:숏버스터>는 영화제에서만 만나볼 수 있는 단편영화의 대중화를 시도한다. 영상 트렌드의 변화에 따라 비주류라 여겨졌던 단편영화의 가능성을 발견하고자 한다. 이 가능성은 창작자들이 플랫폼에 제한을 받지 않고 자유롭게 자신의 세계를 선보일 수 있는 미래와 연결되어 있다. 넷플릭스가 30분 시리즈를 선보이고 유튜브에 숏폼이 유행하는 요즘 이 프로젝트는 OTT와 창작자 사이에 새로운 길을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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