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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나라수마나라] K-웹툰과 넷플릭스의 성공적인 만남, 이번만은 아쉬웠던 이유

<안나라수마나라> 스틸컷 / 넷플릭스

넷플릭스가 한국 콘텐츠 시장에 가져온 인상적인 변화 중 하나가 있다. 바로 웹툰의 영상화이다. 한국 웹툰은 전 세계적으로 규모를 키워나가고 있는 사업이다. 좋은 원작을 바탕으로 장르적인 다양성을 시장에 부여할 수 있다. 넷플릭스는 크리쳐물 <스위트 홈>, 군대의 부조릴 다룬 <D.P.> 등을 통해 웹툰을 원작으로 한 획기적인 시도를 선보였다. 막대한 제작비를 지원해 줄 수 있는 자본력과 소재선택과 수위가 자유로운 플랫폼이 바탕이 된 성과다.

이런 넷플릭스의 시도와 성공은 웹툰의 영상화를 가속시키는 기폭제가 되었다. 넷플릭스는 <안나라수마나라>를 통해 새로운 영역 개척에 나섰다. 바로 음악이다. 넷플릭스의 첫 한국 오리지널 시리즈 뮤지컬 판타지 장르인 이 작품은 하일권 작가의 웹툰을 원작으로 했다. 어두운 줄거리를 반영한 무채색에 기반을 준 작화와 이에 대비되는 색을 통해 시각적인 효과를 극대화시키며 그 연출력에서 호평을 받은 바 있다.

세 명의 주인공은 각자의 어둠을 지니고 있다. 이를 희망과 꿈으로 바꾸는 건 판타지다. 고등학생 윤아이는 아버지의 사업실패와 어머니의 죽음 후 동생과 단 둘이 살고 있다. 빈곤에 시달리는 아이는 너무나 빨리 어른이 되어버렸고 어른들의 욕심에 상처를 받는다. 마술사 리을과의 만남은 아이가 이름처럼 다시 동심이란 꿈을 품을 수 있는 계기가 된다. 하기 싫은 일만큼 하고 싶은 일을 했으면 좋겠다는 리을의 말은 현실적인 위로로 다가온다.

The Sound of Magic (L to R) Hwang In Youp as Na Il-deung, Choi Sungeun as Yoon Ah-yi in The Sound of Magic Cr. Lim Hyo Sun/Netflix © 2022

아이의 학교 1등인 나일등은 집안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자신의 꿈이 무엇인지도 모른 채 공부에만 매진한다. 리을에게서 네가 서 있는 그 길이 너무 차갑지 않느냐는 말을 들은 뒤 일등의 마음에는 새로운 물결이 일어난다. 꽃은 잘 포장된 아스팔트 위가 아닌 울퉁불퉁한 흙길 위에서 피어난다는 일등의 말은 세상이 정한 성공보다 내가 꿈꾸는 행복이 중요함을 보여준다. 일등의 기준이 바뀌었음을 보여준다.

이들에게 변화를 주는 캐릭터인 유원지 공연장에 사는 마술사 리을은 피터팬과 키다리 아저씨를 섞은 듯한 캐릭터다. 순수한 마음을 지닌 그는 유원지를 네버랜드로 삼아 아이들에게 마술을 보여주며 그 동심을 지켜주고자 한다. 이 동심을 지켜주는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준다는 점에서 키다리 아저씨의 면모도 지닌다. 이름이 리을(ㄹ)이라는 점은 캐릭터가 지닌 정체성과 연결되어 미스터리를 유발한다.

폐쇄된 유원지에서 홀로 마술을 하는 리을의 존재는 미스터리한 면모가 강하다. 사람들에게 ‘당신은 마술을 믿습니까?’라고 말하는 그는 현실을 잊게 만드는 환상을 보여주고자 한다. 경험에서 나오는 조언이나 충고가 아닌 오직 마술이란 현상에만 몰두하는 그의 모습은 그 과거를 궁금하게 만든다. 리을의 이름을 써 나가는 과정을 통해 세 사람의 마법이 완성되는 환상적인 순간을 조명한다.

The Sound of Magic Ji Chang Wook as Ri-eul in The Sound of Magic Cr. Lim Hyo Sun/Netflix © 2022

이 작품은 음악 드라마임에도 불구 리을 역의 지창욱을 제외하고는 뮤지컬 경험이 없는 최성은과 황인엽을 주연으로 캐스팅했다. 원작의 경우 무채색을 통해 무거운 이야기를 전개하며 색상으로 포인트를 주어 환상성을 부여했다. 흑백은 시청자의 선호도가 낮은 건 물론 우울한 분위기를 더 무겁게 만들 우려가 있다. 색감을 풍성하게 가져오면서 판타지의 묘미를 살리고자 시도를 선보인다.

뮤지컬의 요소 역시 이 일환으로 최소한의 장면으로 포인트를 뽑아내고자 한다. 이 시도의 아쉬운 점은 판타지의 장르를 토대로 한 드라마가 아닌 드라마에 판타지의 양념이 더해진 구성을 취한다는 점이다. 원작이 극의 전반적인 분위기를 잡기 위해 작화에 포인트를 준 것과 달리 드라마는 이야기의 분위기를 살리기 위한 연출적인 기교를 게을리 한다. 좋은 닭을 가져다 제대로 튀기지 못하고 소스만 잔뜩 바른 양념치킨을 먹는 기분이다.

때문에 판타지 뮤직 드라마라기보다는 청소년 드라마를 본 것만 같다. 판타지의 장르적 매력이 확실히 발현되지 못하고 뮤지컬 역시 수박 겉핥기에 머문다. 장점이라 할 수 있는 요소들이 빛을 내지 못하다 보니 남는 건 교훈이 담긴 메시지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내에서 장르적 다양성을 추구했다는 점은 미덕으로 볼 수 있다. 다만 그 질감에 있어 조금 더 균형을 맞추고자 했다면 K-콘텐츠의 장르 저변을 넓히는 또 하나의 성과를 이뤄내지 않았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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