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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고요의 바다] 한국 SF 선전에도 호불호 갈리는 7가지 이유

<고요의 바다> 스틸컷 / 넷플릭스

국내에서 지난 24일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 <고요의 바다>는 전 세계 순위 7위에 오르면서 <오징어 게임>을 필두로 <마이 네임>, <지옥>에 이어 다시 한 번 K-콘텐츠 열풍을 이어가는 작품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국내에서는 불모지로 불리는 SF 장르에 도전해 이룬 성과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있습니다.

<오징어 게임>과 <지옥>의 전 세계적인 열풍으로 인해 <고요의 바다> 역시 큰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미국 비평 사이트 IMDb에서 공개한 지 24시간이 지나지 않아 400명 이상이 평점에 참여를 했죠. 평점을 보면 7.2점으로 높은 편이지만, 8~10점을 준 관객이 64.8%, 1~3점을 준 관객이 16%로 호불호가 갈리는 모양입니다. <지옥> 역시 초반 7점대였으나 이후 평점이 하락한 바 있습니다. <지옥>의 경우 1~3점이 11.2%의 비율이었는데 <고요의 바다>는 이보다 높은 비율을 보이는 추세입니다.

올 연말 넷플릭스 K-콘텐츠의 최고 기대작으로 손꼽혔던 <고요의 바다>는 국내에서도 호불호가 크게 갈리고 있습니다. 국내 평점 사이트를 비교해 보면 키노라이츠에서는 신호등 지수 83.33%로 호의 성향이 높으나 평점은 3.1점에 머물고 있습니다. 왓챠피디아의 경우도 평균 별점 3점을 유지 중입니다.

<고요의 바다> 스틸컷 / 넷플릭스

<고요의 바다>가 호불호가 갈리는 이유는 크게 7가지로 볼 수 있습니다. 첫 번째는 넷플릭스가 지닌 플랫폼의 특성입니다. 넷플릭스는 콘텐츠 소비 시장의 패러다임을 바꾸어 놨습니다. 관객이 영화를 찾아보는 시대에서 제공되는 영화를 보는 시대로 말이죠. 극장개봉작의 경우는 관객이 돈을 내고 한 편의 영화를 소비합니다. 커뮤니티 사이트가 발전한 시대에 관객이 영화를 택하는 기준은 자신이 좋아하는 장르나 출연진, 입소문입니다.

때문에 관객 만족도가 높은 영화, 내가 좋아할 확률이 높은 영화를 관객이 택하고 이런 특정층의 관객을 만족시킬 수 있는 영화라면 높은 평점을 받았습니다. 반면 OTT의 시대에는 해당 OTT가 제공하는 특급신작을 구독자가 택하게 됩니다. 예를 들어 넷플릭스 구독자라면 넷플릭스가 메인으로 내세운 <오징어 게임>, <마이 네임>, <D.P.> 등의 작품에 호기심을 지니게 됩니다.

음식으로 치자면 셰프에게 오마카세를 맡기고 그 셰프가 메인으로 요리를 내놓은 것입니다. 헌데 기대했던 요리가 내 입맛에 들지 않는다면 그 순간 느끼는 배신감이 상당할 것입니다. 앞서 <지옥>의 경우에도 크게 호불호가 갈렸으며, <오징어 게임>도 세계적으로 히트를 치기 전에는 국내에서 일본 서바이벌 데스게임 장르에서 크게 나아가지 못했다며 비판의 목소리가 있었습니다.

두 번째는 국내시장에서 SF 장르가 지닌 한계입니다. 우주를 향하는 SF 영화는 이미 할리우드에서 오랜 시간 소비된 장르입니다. <스타트랙>과 <스타워즈> 시리즈를 필두로 여러 차례 재생산이 되었죠. 워낙 뛰어난 SF 영화가 많다보니 마니아층 사이에서는 장르를 바라보는 눈이 높으며, 일반 관객들의 경우 마니아층의 존재에서 확인할 수 있듯 진입장벽이 있습니다.

더구나 우리나라가 오랜 세월 SF 불모지였던 이유는 이 장르에 대한 대중적인 관심이 적기 때문입니다. 단적인 예로 미국에서 큰 열풍이 일었던 <스타워즈> 시리즈의 경우 국내 시장에서는 인기가 없습니다. 디즈니+가 북미 런칭 당시 메인으로 내세우며 수많은 구독자를 만들어냈던 <만달로리안> 시리즈를 한국 런칭 당시에는 메인에 내세우지 않은 이유이기도 하죠. 대신 마블 드라마가 그 자리를 대신했습니다.

SF 장르 마니아층의 눈은 높고, 일반 시청자의 경우 SF 장르에 관심도가 떨어집니다. 때문에 <고요의 바다>가 다수의 시청자 층에게 매력을 주기 위해서는 휘어잡는 힘이 필요했습니다. 그 형태가 압도적인 규모가 되었건, 몰아치는 긴장감이 되었건 말이죠. 세 번째는 15분의 법칙을 배신한 도입부입니다. 15분의 법칙은 드라마 시장에서 많이 사용하는 용어입니다.

<고요의 바다> 스틸컷 / 넷플릭스

드라마가 첫 방송에서 15분 안에 시청자를 사로잡지 못하면 채널이 돌아간다는 소리죠. 한국 드라마가 용두사미를 자주 선보이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1화에 모든 재미요소를 몰아넣다 보니 뒤에 가서 힘이 빠지는 구성을 보여줍니다. <고요의 바다>는 도입부에서 달 착륙이 성공적으로 이뤄지지 못하면서 엉망이 된 우주선 안에 탐사대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후 작품은 전 세계가 물 부족으로 인해 물 배급제가 시행되고 계급화가 된 사회를 설명합니다.

그리고 5년 전 폐쇄된 달에 위치한 발해기지로 보내기 위한 탐사대를 선발하는 장면이 이어집니다. 이 과정이 나열과 설명 형식으로 진행이 되면서 다소 지루함을 줍니다. OTT는 드라마의 15분 법칙보다 더 짧은 시간에 다른 작품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극장처럼 작품이 끝나기 전까지 관객이 밖으로 나갈 수 없는 환경이 아니고서야 초반 흥미를 끌 만한 전개를 보여주지 못한다면 이후 시리즈를 이어가는 걸 꺼려지게 만듭니다.

반대로 15분의 법칙에 몰입되어 초반부터 너무 자극적인 이야기를 선보이는 걸 꺼려하는 분들에게 이 작품의 전개는 매력적으로 다가올 수 있습니다. 탐사대가 발해기지에 가야하는 이유와 동물행동학자 송지안이 팀에 합류하는 이유를 명확하게 보여줍니다. 산만한 전개가 아니다 보니 SF 장르의 생소함 속에서 극에 빠져들 수 있는 시간적인 여유를 시작부터 확보해 줍니다.

네 번째는 잔잔한 초반 회차입니다. 작품은 착륙부터 위기를 겪은 탐사대와 시체로 가득한 발해기지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 장면만으로 긴장감을 이끌어내면 좋겠지만 제목 ‘고요의 바다’처럼 작품의 전체적인 연출 스타일이 고요합니다. 긴장감을 유발해내는 요소가 등장하는 건 3화의 후반부 즈음입니다. 달에서 발견된 물, 월수의 공포가 본격적으로 시작이 되면서이지요.

긴장감을 이끌어내기 위해 작품이 택한 방법은 이질적인 미장센과 고요한 발해기지 내부입니다. 이 방법은 무언가 사건이 터질 거 같다는 긴장감을 유지시키는 힘입니다. 이 긴장감이 효과적으로 전달이 되었다면 달에 착륙한 이후부터 몰입을 느끼겠지만 아니라면 대체 사건이 언제 일어나는 것인지에 대한 답답함을 느낄 겁니다. 더구나 <이벤트 호라이즌> 같은 SF 심리 스릴러를 기대했다면 실망은 더더욱 클 것이고 말이죠.

최향용 감독이 미쟝센단편영화제에 출품한 동명의 단편영화를 원작으로 했다는 점에서 시리즈화로 연장이 되다 보니 이야기를 채울 만한 여력이 부족했을지 모릅니다. 다만 이 빈 공간을 지나치게 자극적인 사건이나 클리셰로 채우지 않았다는 점에서 신선함을 느낄 수도 있다고 봅니다.

<고요의 바다> 스틸컷 / 넷플릭스

다섯 번째는 핵심 미스터리입니다. 본격적으로 사건이 전개되는 3화까지 왔다면 이 부분이 다시 호불호가 갈릴 지점입니다. 이 이야기가 지닌 미스터리의 핵심은 인간을 숙주로 삼아 증폭하는 월수의 존재입니다. 발해기지에서 월수를 바탕으로 인간에게 실험을 했다는 점, 이 실험으로 탄생한 아이의 존재가 갈등을 증폭시킨다는 점은 미스터리가 지닌 재미입니다. 과연 어떤 실험을 했고 실험으로 탄생한 아이의 정체가 무엇일지 호기심을 지니게 만들죠.

3화를 기점으로 이 핵심 미스터리가 정체를 드러내며 극은 긴장감을 지니게 됩니다. 여기에 팀이 이뤄지는 작품에서 꼭 등장하는 배신자의 존재 역시 재미를 주는 요소입니다. 다만 이 핵심 미스터리의 정체가 약하게 다가온다면 재미를 느끼기 힘듭니다. SF 미스터리 장르에서 재미의 요소 중 하나는 외계인의 존재와 우주 내에 기현상입니다. 이 외계인과 기현상이 더 강하게 발현될수록 미스터리의 재미는 극대화됩니다.

<고요의 바다>는 3화 후반부에 첫 번째 미스터리인 월수가 등장하고, 이후 미스터리를 월수와 관련된 소녀가 책임집니다. 즉, 이 작품의 핵심적인 미스터리 키는 두 개에 불과하며 직접적으로 대원들을 위협하는 존재가 나타나지 않는다는 점에서 긴장감이 크게 증폭되지 않습니다. 이는 다소 고요했던 도입부를 이겨내며 핵심 미스터리에 큰 기대를 품었던 시청자에게 실망감을 줄 수 있는 요인입니다.

여섯 번째는 캐릭터 조합입니다. 배두나, 공유, 박선영, 이준 등 탐사대로 출연한 배우들은 모두 각자의 캐릭터성을 살리며 좋은 연기를 보여줍니다. 특히 아역 김시아의 연기는 후반부 미스터리를 살려내며 완성도를 더했습니다. 앞서 이 작품이 ‘고요’하다고 했는데 이 점은 캐릭터에도 반영됩니다. 기존 한국영화에 클리셰로 등장했던 욕을 달고 사는 캐릭터, 여자대원에게 계속 치근덕거리는 캐릭터, 의미 없는 유머를 남발하는 캐릭터가 등장하지 않습니다.

침착한 분위기 속에서 전개되는 만큼 캐릭터 역시 에너지가 다운된 느낌을 줍니다. 다만 캐릭터의 에너지가 다운되다 보니 고요함을 채우는 캐릭터 사이의 티키타카가 주는 매력이 없습니다. 조연진이 빛나는 열쇠가 이 티키타카인데 이런 개성을 배제하다 보니 다소 밋밋한 느낌을 줍니다. <오징어 게임>과 <지옥>이 다수의 인터넷 밈을 생성해낸 것과 달리 <고요의 바다>에게는 그런 가능성이 적어보이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일곱 번째는 장르적 만족감입니다. <고요의 바다>가 공개된 후 가장 많이 나오는 비판의 목소리 중 하나가 차라리 영화로 만들었으면 좋았을 것이란 아쉬움입니다. 연출의 흐름이 느린 건 달이 지닌 공간과 제목의 의미를 상기시키는 스타일로 볼 수 있겠지만, 핵심 미스터리가 지닌 크기가 크지 않은 만큼 전개할 수 있는 이야기가 많지 않다는 점도 기인하는 거처럼 보입니다. 때문에 1시간이 채 되지 않는 한 회당 상영시간에도 다소 지루함이 느껴집니다.

이런 지루함을 고요함으로 받아들이고 미스터리의 무게감을 긴장감 있게 받아들인다면 분위기만으로 압도를 느낄 것입니다. 여기에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흥미가 작용이 되겠지요. 허나 고요함이 아닌 지루함이 되었을 때에 작품이 지닌 속도는 장르적 만족과 거리감이 느껴집니다. 특히 ‘스릴러’라는 장르가 포함된 작품이란 점과 심리 스릴러가 아니라는 점에서 장르적 만족감이 현저하게 떨어집니다.

SF 볼모지인 국내 콘텐츠 시장에서 <고요의 바다>는 엄청난 성과로 볼 수 있는 작품입니다. 세트에 정성을 들였고 리들리 스콧 감독의 <에일리언> 1편을 보는 듯한 미장센을 곳곳에서 선보이며 SF 마니아층을 위한 질감을 살려내는데 주력했습니다. 다만 <오징어 게임>을 시작으로 K-콘텐츠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진 점, 이 작품이 세계시장을 노리는 다음 작품으로 기대를 모았다는 점에서 작품이 지닌 호불호 영역에 대한 이야기는 계속 재생산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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