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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노 인터뷰] ‘동감’ 조이현, “남사친이 고백하면 단호박 거절합니다!”

영화 <변신>의 섬뜩한 귀신 빙의 캐릭터,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의 인턴 장윤복, 넷플릭스 글로벌랭킹권에 든 [지금 우리 학교는]의 최남라. 하나로 규정할 수 없는 MZ세대의 아이콘인 조이현은 데뷔 5년 차를 맞은 메가 루키다.

지난 11월 9일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동감>의 무늬역을 맡은 조이현을 만났다. 그동안 피땀눈물 범벅인 역할을 자주 했었기에, 무늬처럼 사랑에 의문을 품은 평범한 대학생을 만나 마음이 편했다고 고백했다.

강한 캐릭터를 맡아 떠오르는 이미지가 있었는데 수줍음이 많은 내성적인 성격이라고 한다. 지금처럼 인터뷰나 말하는 건 자주 안보니까 괜찮지만. 배우들은 촬영 내내 봐야해서 친해져야 한다는 강박이 있다고 했다.

매번 살수차와 함께 해서 <동감>에서 2시간 동안 비 맞는 신도 무덤덤했단다. 이제 극중 힘든 장면이 없으면 서운하고, 그런 장면이 있어야 열심히 일했다는 생각이 들 정도라니. 그동안 맡은 역할의 강도가 전해졌다. 멀쩡한 연기를 하면 자기 검열, 어쩐지 찝찝하다면서 5년차 직업병을 얻은 소감을 전했다.

=드라마가 아닌 첫 스크린 주연작이다. 게다가 리메이크 작품의 부담은 없었을까. 원작을 봤는지도 궁금했다.

“영화 <변신> 후 3년 만에 스크린작이다. 오랜만에 큰 화면에서 보니 어른이 되었나 기분이 이상했다. 늘 촬영장에서는 막내이고 싶고, 예쁨 받고 싶고, 챙김 받고 싶다. 드라마 [나의 나라]를 함께한 김설현 배우는 아직도 ‘아기공주’라고 불러준다. 사실 1999년에 태어난 세기말둥이다. (웃음) 이름만 알고 있었고 직접 본적은 없었는데 주변에서 모두 강력추천 하더라. 그 후 대본을 읽고 원작을 찾아 봤다. 나와 비슷했을 나이 때 김하늘, 유지태 선배님들이 신기했다.”

=역할 마다 히트를 쳤고 코로나로 힘들었던 3년 동안, 일복 터져 쉼 없이 달려왔다. 자신과 같은 대학생 ‘무늬’를 어떻게 연기했을까.

“무늬는 털털한 캐릭터다. 딱 요즘 애들 같은 스탠다드한 젊은 층이다. 평소 교복을 자주 입었는데 사복을 입고 연기하니 색달랐다. 이제 딱 제 나이의 캐릭터를 맡아서 편안했고 즐거웠다. 사실 18학번이지만 대학생활을 조금 밖에 못해 본 상황이다. 1학년 1학기, 2학년 1학기만 마친 1학기 학생이다. 연기로나마 잠시 대학생으로 돌아간 것 같은 기분이 들어 그립기도 하고 반갑기도 했다.”

=영화 <동감>을 선택한 이유도 들어봤다. 지금까지와는 조금 다른 캐릭터다.

“<동감>은 지우학 바로 다음으로 공개된 작품이라 선택했다. 캐릭터도 다르고 근래 너무 하고 싶었던 캐릭터였다. [지우학] 이재규 감독님이 어떤 작품을 하고 싶냐고 물었던 적이 있었는데, ‘피땀 없고, 가정에 풍파 없는 멀쩡한 연기를 해보고 싶다’라고 한 적 있다. 그러던 중 드라마 스케줄이 펑크나서 공백이 생겼고, 타이밍 좋게 바로 들어와서 한 번만 읽고 바로 하겠다고 했다. 내가 바라던 청춘 멜로물에다가 잔잔한 드라마니까. 연기도 조금 편안하게 할 수 있고 보는 사람도 편할 것 같은 작품이 고팠던 거 같다.”

제공: 고고스튜디오

=[지우학]을 촬영하고서는 이렇게 큰 인기를 끌 줄 몰라, 복학했는데 2주만에 다시 휴학계를 냈다. 이왕 휴학했으니 졸업을 서른까지 길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대학입시를 힘들게 한 만큼 학업을 꼭 마치고야 말겠다는 굳은 결의를 내보였다. 하지만 MZ 세대의 아이콘이라 말해주는 여론에 굉장히 쑥스러워 했다.

“실제 MZ세대를 쫓아가고 싶은 무늬만 노력파다. 굉장히 아날로그적인 사람이다. 인스타 계정도 팬들과의 소통, 생존신고차원에서 하고 있는 거다. 지금은 내 의지대로 피드를 올리는데 [지우학]때는 친구들한데 검사 받고 올려야 할 정도였다. 친구들이 피드를 인싸처럼 바꾸고 싶다고 하니 포즈나 구도 같은 것도 알려주고 그런다. 요즘은 친구들에게 유행어를 배우고 있다. 영화 속에서 “헐..”이란 말을 많이 쓰는데 10대 사이 이제 헐은 옛날 말이라더라. (웃음) 요즘은 “엥”이라고 쓴단다. 나보다 더 유행에 민감한 MZ세대의 아이콘은 박지후다. 요즘 말을 진짜 잘 안다. 지후가 스무 살 대학생인데 연기와 학업도 놓치지 않는 똑소리 나는 배우다.

=7년 만난 남사친을 어느 순간 좋아하는 무늬에게 공감했을까. 평소 연애스타일도 들려 달라.

“무늬가 공과사를 구분하는 것, 현실에 치여 고민하는 점이 나랑 닮았다고 생각했다. 7년 동안의 우정 때문에 고백 못하는 건, 일을 우선으로 생각하는거니까. 만약 남사친이 고백한다면, 단호박 거절이다. 남사친은 절대로 좋아할 수 없다. 우정을 깨려하면 진짜 서운할 거 같다. 오랫동안 우정을 유지한다는 대단한 일이다. 친구끼리는 싸워도 다시 볼 수 있지만 연인은 싸우면 이별할 수 있지 않나. 나를 안 볼 수 있는 사람으로 생각한다니, 가벼운 존재로 생각했다는 거에 화가 날 것 같다. (웃음)”

=극중 남사친인 나인우 배우와의 썸연기, 상담 친구 여진구 배우와의 무전신 에피소드도 궁금하다.

“인우 오빠가 키가 커서 올려다 보는 신을 찍으면 뒷목이 아프더라. 발판 위에 올라가서 연기했다. 인우 오빠랑은 키 맞춤에 중점을 두고 최대한 예쁘게 찍으려고 노력했다. 진구 오빠는 사실 되게 연상인 줄 알았다. 그래서 “선배님”이라고 하려고 했는데 편하게 ‘오빠라고 불러 달라’고 해서 그렇게 하기로 했다.

진구 오빠랑은 무전기 장면을 촬영할 때가 기억난다. 둘이 만나는 장면이 잘 없고 거의 무전으로 대화하는 장면이라 어려움이 있었다. 무전 장면 때 서로 스케줄을 조절해서 직접 읊어주는 작업을 했다. 솔직히 현장에서 스탭이 감정 없이 읽어주는 거랑 원래 배우가 해주는 거랑은 차원이 다르다. 시간이 안 맞으면 녹음이라도 할 정도로 서로 열정이 대단했다.”

=다른 배우들은 존재감 있는 캐릭터를 원하고 돋보이는 걸 바라는데, 조이현은 오히려 그 반대였다. 용기가 조금이라도 더 있을 때 다른 캐릭터에 도전해도고 싶었다고 한다.

“안해보고 싶은 캐릭터를 해보고 싶었다. 데뷔한지 5년 되었지만 역시나 부족하단 생각이 든다. 아직도 내가 무엇을 잘하는지 찾아가는 탐색기다. 못하면 더 열심히하고, 해봤는데 잘하면 꾸준히 더 잘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열의가 넘칠 때가 아니면 도전하기 쉽지 않을 것 같았다. 겁이 좀 덜 날 때 해보자고 도전했다. 무늬처럼 깊은 감정으로 들어가는 캐릭터를 원했던 거 같다.”

=지금까지 잘 걸어온 필모라고 생각하는가. 스스로 연예인병에 걸렸다고 생각할 때가 있는지 물었다.

“연예인병..(?)은.. (웃음) 그것보다 스스로 노잼인게 고민이다. 재치있고 유머 있고 먼저 말도 거는 분들이 부럽다. 내가 하면 재미도 없어서 장난도 못 치겠다. 겁이 엄청 많고 내성적이고 낯가림도 심한편이다. 새 작품, 첫 만남이 아직까지도 너무 힘들다. 눈도 못 마주치고 회의 때나 발표회 때도 끝자리에 앉으려고 한다. 그래도 요즘은 인사 정도는 먼저 할 정도로 발전 했다.

[지우학]이 공개되고 핸드폰을 이틀 정도 꺼두었다. 아예 집에 두고 밖에 나갈 때도 있었다. 시리즈에 출연했던 친구들이 길에서 종종 알아본다고 전하자, 덜컥 겁이나 며칠 동안 밖에 안 나갔었다. (웃음) 주목 받으면 혹시라도 말 실수 할까봐 심장 떨린다.”

=무늬가 용에게 의도하지 않았지만 미래를 알게 주게 된다. 무늬처럼 미래를 알게 되면 어떨거 같나고 물었다. ‘로또, 코인, 주식을 알게 되면 좋겠다’라는 말이 나올 줄 알았는데 의외였다.

“바뀌지 않는 미래를 안다면 무서웠을 거 같다. 내가 생각했던 것과 달라도, 더 좋은 미래라도 언제라도 바뀔 수 있다는 두려움이 커질 것 같다.”

=마지막으로 어떤 역할을 앞으로 하고 싶은지 물었다.

“털털한 연기를 해보고 싶다. 그렇게 되면 모든 것을 다 내려 놓고 할 수도 있는 엄청 큰 도전이다. 공부도 많이 되고 도움도 될 것 같다. [술꾼 도시 여자들]처럼 워맨스와 우정을 나누는 역할도 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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