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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카터> 주원 혼자 멱살잡고 끌고가는 하드캐리 액션

기억을 잃은 채 깨어난 카터(주원)는 갑자기 정해진 시간 안에 미션에 성공해야 할 위기에 처한다. 다짜고짜 자신을 죽이려는 세력에 치여 귓속 목소리를 쫓아가던 중 이상함을 감지한다. 알고 보니 머릿속에는 정체 모를 장치가, 입속에는 살상 폭탄이 심어져 있음을 알게 된다.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건지 생각할 겨를도 없이 추격해 오는 미국과 북한의 타깃이 된 카터. 배경은 원인을 알 수 없는 바이러스가 퍼져 아포칼립스가 된 세상이다. 감염된 사람은 머리가 빠지고 의식 없이 분노만 가득 차게 된다. 힘은 세지지만 2주를 넘기지 못하고 죽어 버린다. 때문에 인간 치료제인 하나(김보민)는 인류의 유일한 희망이 된다.

카터는 하나를 무사히 북한으로 데리고 와야만 한다. 그래야 자기 딸을 살릴 수 있다. 거부할 수 없는 미션 앞에 거침없는 질주가 시작된다.

한국에서 드문 액션의 장단점

넷플릭스 오리지널 <카터>는 <우리는 액션배우다>, <내가 살인범이다>, <악녀>의 정병길 감독의 차기작이다. 칸국제영화제에 초청된 영화 <악녀> 미국 드라마 리메이크 작업에 연출까지 겸했다. 킬러 숙희 역에는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의 폼 클레멘티에프가 맡았다. <카터>도 주원을 내세워 초반부터 시청자를 멱살 잡고 끌고 가는 하드캐리 영화다. 원톱 인물과 통념을 깨는 액션 시퀀스가 압도적이다. 수위 높은 잔인함과 노출이 확실한 성인영화 컨셉을 유지한다.

숨 쉴 틈도 없이 시작부터 휘몰아친다. 달리는 카터를 쫓아 정신없이 달리다 보면 하나씩 드러나는 정체성에 시청자도 혼란을 겪는다. 한국 태생이지만 CIA로 활동했고 북한으로 넘어가 임무를 수행하던 중 사랑에 빠져 가정을 이룬 남자가 스스로 기억을 지우고 위험 속으로 들어간 이유가 밝혀진다.

모텔방에서 깨어나 옆 건물의 목욕탕으로 뛰어들어 100여 명과 칼부림을 벌이는 20여 분의 오프닝이 혼을 쏙 빼놓는다. 한시도 쉬지 않고 봉고차, 오토바이, 기차, 헬기, 스카이다이빙 등으로 옮겨가는 액션은 원테이크 화면으로 찍어 몰입감을 선사한다. 게임이나 VR 중인 것 같은 입체적 경험이 러닝타임 내내 이어진다.

정범식 감독은 확실히 한국에서 드문 액션 시퀀스를 보여준다. 자신만의 시그니처 액션을 완성했지만 완급 조절에 실패했다. 영화를 보는 것만으로도 어지러움을 유발할 만큼 핸드헬드와 드론숏이 가득하다. 영화 <하드코어 헨리>가 떠오르는 1인칭 시점숏을 자주 활용했다. 어떤 장면은 지구의 중력조차 무시한 채 안드로메다에서 싸우는 것 같아 초자연적이다.

다만, 3개월 동안 하루도 액션을 하지 않은 날이 없었다는 주원의 말처럼 360도 액션캠을 동원한 원테이크 촬영 방식은 꽤나 볼만하다. 카메라를 들고 배우와 함께 뛰는 것을 떠나, 현장감이 큰 카메라 워킹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탄탄한 서사와 개연성은 부족

화려한 액션 외피를 벗으면 빈약한 알갱이가 금세 드러나고 캐릭터의 매력도 부족하다. 주원 혼자 독주하다시피 하기 때문에 다른 인물과 어울림은 신경 쓸 겨를이 없어 보인다. 얕은 서사는 힘을 갖지 못하고 생명력을 잃는다. 잘하는 액션에 확실히 재능을 몰아주자고 작정한 듯 보이기도 한다.

다소 개연성이 부족하더라도 확실히 터지고 속도감 넘치는 액션에 치중한다면 킬링타임용으로 추천하겠다. 이유로는 주원의 연기 변신이 돋보이기 때문이다. 7kg를 증량해 근육을 키우고 온몸에 먹과 붓으로 그린 듯한 한국화 스타일의 문신은 단박에 눈길을 끈다. 삭발에 가까운 짧은 머리를 하고 거칠게 그을린 피부, 목뒤에 십자가 모양의 수술 자국이 세기말적 느낌까지 풍긴다. 사물놀이의 꽹과리와 판소리를 응용한 OST가 한국적이라 외국 시청자의 눈과 귀를 한몫의 사로잡지 않을까 예상한다. 참고로 2편을 암시하는 결말의 충격은 호불호가 갈릴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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