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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스파이더헤드> 죗값 대신 실험에 참가한 죄수

언뜻 봐서는 최첨단으로 시설과 아름다운 풍경을 자랑하는 요양 시설 같은 건물은 사실 교도소다. 중죄를 저질렀지만 교도소가 아닌 프로젝트에 자원한 죄수들 모여 있다. 천재 과학자 스티브(크리스 헴스워스)는 감정을 조절하는 여러 신약을 재소자들에게 실험 중이다. 웃음 짓는 행복감이나 어떤 말이고 수긍하게 만들거나, 슬픔과 고통과 번뇌, 괴롭게 만들 수 있는 약물이다.

이곳의 재소자들은 겉으로는 자유의지가 있다. 교도관과 재소자는 상호 존중을 철칙으로 여기며 음식, 운동, 게임 등 부분적 자유가 제공된다. 하지만 섬에 갇혀 형량 대신 실험에 참여해야 하는 제약은 마찬가지다. 보이지 않는 감시가 가능하다.

평화롭던 어느 날, 실험에 의문을 품은 제프(마일스 텔러)는 이상함을 감지한다. 하지만 음주 운전으로 아내와 친구를 사망에 이르게 한 죗값을 아직 다 갚지 못해 불만을 감수하고 실험을 승인한다. 그러던 중 호르몬 투여기가 오작동해 한 재소자가 죽음을 맞이하고 연구소는 혼란에 빠진다.

하지만 책임자 스티브는 눈 하나 깜짝하지 않는다. 사망사건을 은폐하고 아무렇지 않게 실험을 이어간다. 인류의 평화와 발전을 명목으로 개인의 사심을 채우는 과학자였던 것. 결국 사랑하는 리지(저니 스몰렛)마저 실험 대상이 되자 제프는 반기를 들 수밖에 없었다.

드림팀이 만든 넷플릭스 중박영화

넷플릭스 영화 <스파이더헤드>는 조지 선더스의 단편 소설 《이스케이프 프롬 스파이더헤드》를 원작으로 했다. 영화 <좀비랜드>, <데드풀>의 각본가였던 조셉 코신스키의 연출작이다. 개봉을 앞둔 <탑건: 매버릭>과 <온리 더 브레이브>에도 마일즈 텔러가 등장하는 공통점이 있다.

‘토르’역할로 근육질의 백치미 역할을 자주 맡아 온 크리스 헴스워스는 이번 작품에서 광기 어린 천재 과학자를 맡았다. <토르: 러브 앤 썬더> 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탑건: 매버릭>과 <토르: 러브 앤 썬더> 개봉 전에 분위기를 띄울 요량이라면 흥미롭게 볼 수 있다.

근미래의 최첨단 연구소가 무대지만 OST는 감성을 자극하는 음악들이라 대조적인 매력이 있다. 초반 [블랙미러]와 비슷한 분위기로 시작하며 인류 발전을 위한 일이라고 호도하는 과학의 어두운 면을 담았 있다. 워낙 호평받은 소설이 원작이라 기본기는 하고 있다.

범죄자라도 인권을 말살해도 되는지, 처벌 대신 승인한 인권침해 실험은 합당한지 질문을 던진다. 실험 전 동의를 받았다고 해도 사실 상냥하게 수긍하는 약물 탓이었음이 밝혀진다. 제프가 거부 의사를 밝혔지만 말살당한 인권은 자유의지와 상관없이 진행되어 문제를 일으켰다. 인간의 감정을 통제하는 호르몬의 상관관계와 과학의 이면을 풍자하는 블랙코미디 성격도 갖추고 있다.

윤리성의 딜레마와 자본주의의 문제점을 지적하나 깊게 들어가지 않는 게 장점이자 단점이다. 한정된 공간에서 벌어지는 몇 안 되는 등장인물은 후반부 지루함을 유발하고 소재를 끝까지 이끌지 못해 평이한 결말로 마무리 짓는다.

아무리 SF 스릴러라고 해도 크리스 헴스워스의 액션을 기대하게 되는 데 포기하는 게 좋겠다. 그보다 심리적인 갈등과 속임수가 차오르는 서스펜스에 중점을 두었다. 그 탓에 마일즈 텔러의 연기력이 중요했다. 선악 사이에서 교묘한 어떤 감정을 족집게 집듯이 뽑아내는 데 능수능란한 그는 갈등하고 분노하는 심리묘사를 잘 연기했다.

결과적으로 엄청난 제작진과 배우 때문에 큰 기대를 했다면 실망하겠지만, 넷플릭스 영화의 과대포장을 안다면 <스파이더헤드>는 중박 작품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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