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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조합에.. 이런 영화도 쉽지 않은 희귀재질



지난 11월 12일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 영화 <레드 노티스>는 초호화 캐스팅으로 기대를 모았다. 겉으로 봐서는 FBI 최고 프로파일러라 생겨먹지 않은 ‘존 하틀리(드웨인 존슨)’, 지명 수배 중인 탈옥 전문 도둑 ‘놀란 부스(라이언 레이놀즈)’, 그리고 지적 매력까지 겸비한 팜므파탈 미술품 사기꾼 ‘비숍(갤 가돗)’이 클레오파트라의 세 개의 알을 두고 벌이는 모험 액션 영화다. 스토리도 재미있어 보였다. <인디아나 존스>를 연상케 하는 현대적 모험 액션물! 캬, 넷플릭스 결제, 참 잘 했다는 생각과 함께 이번 달 본전은 뽑겠구나 쾌재를 불렀었다.

<레드 노티스>의 기대 포인트라면 일단 캐스팅이 미쳤다. 세 사람을 한 영화에서 볼 수 있는 가성비 높은 러닝타임, OTT 최강자인 넷플릭스 영화답게 기대감은 최고조에 달했다. 하지만 이게 웬걸. 본 기자는 직접 공개되자마자 지난 주말 시간을 빼앗겨 내내 억울했다.

금요일 저녁에 공개된 영화답게 불금 집에서 딱 혼술, 혼밥하면서 즐겁게 보내기 위해 방구석 1열을 찾았던 구독자를 배신했다.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기대와는 아주 다른 영화였다. 과대 포장된 선물, 질소 가득한 과자를 먹은 기분이 들었다. 뭔가 속아도 단단히 속은 것 같았다.

이 조합에 이런 영화도 쉽지 않은 희귀재질인지 의문점이 들었다. 대체, 왜!! <레드 노티스>의 이야기는 산으로, 액션은 꿈나라로 안내하는 걸까?

이성을 찾고 영화를 곱씹어 봤다. 먼저 세 사람의 몸값은 퀄리티를 보장하는 게 아닌, 떨어트리는 데 일조했다. 이미 세 배우는 다양한 영화에서 액션배우로 전형적인 이미지를 갖추고 있다. 데드풀, 원더우먼, 홉스로 성공한 캐릭터에 조금만 살을 붙여 변주하는 안일한 태도를 보여 준다. 연기를 한다기보다 대충 시간을 때운다는 느낌이 들었다.

믿고 봤던 배우에게 제대로 뒤통수를 맞았다고나 할까. 새로울 것 없는 기존 이미지를 소비하는 데 그쳤다. 시종일관 시답지 않은 B급 유머를 내뱉는 라이언 레이놀즈, 한 덩치 하면서도 찰떡 호흡을 맞추는 드웨인 존스, 원더우먼 속 고고학자가 떠오르는 갤 가돗까지. 세 사람의 티키타카 호흡과 액션 궁합은 호화로우나 대체로 무색무취다. 이야기는 클리셰 범벅에 평범하기 짝이 없고, 세 사람의 구강 액션까지도 피로를 유발했다.

제작비를 모두 세 배우의 출연료에 올인한 게 눈에 보였다. 한 예로 드웨인 존슨은 지난해 최근 1년간 세계에서 돈을 많이 번 남성 배우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경제전문지 포브스에 따르면 드웨인 존슨은 <레드 노티스>의 출연료로 2,350만 달러(한화 약 278억 원)를 받아 몸값이 가장 비싼 배우로 등극하기도 했다. 다른 배우의 몸값까지 예상되는 수치였고 영화의 수준이 이해되었다. 그렇게 정신없이 115분을 뛰고 구르다 보면 어이없는 목적지에 다다라 실소를 머금게 된다.

결국, 이 영화의 포인트는 액션뿐만 아닌 누가 누구를 속이는가, 미묘한 스릴이 동반되어야 한다. 하지만 그게 굳이 궁금하지 않다는 게 크나큰 함정이다. 배신의 배신을 거듭하다 보니 또 시작이겠구나 싶었고 식상함이 밀려온다. 역대급 유물을 훔치는데 관심이 전혀 생겨나지 않는 데 어쩐담.. 유물을 되찾기 위해 세계 각국을 돌아다니지만 거푸집 마냥 찍어내기 바빠 보인다. 후반부에 들어서면, 또 누가 가져가겠거니 싶을 정도로 빨리 끝내버리자는 심정이 들 정도였다.

큰 기대를 안고 봤으나 케이퍼 무비, 액션 무비, 어드벤처 무비의 어느 것도 기댈 수 없는 성과였다. 신기한 점은 내내 꾸벅꾸벅 졸다가 정신 차려, 다시 봐도 내용을 이해하는데 지장 없다는 것이다. 그게 장점인지 단점인지 모르겠으나. 여러모로 실망할 수밖에 없는 피곤한 주말이었다. 하지만 더 무서운 것은 따로 있다. 대체 어디서 재미를 느껴야 할지 모르겠다는 킬링타임용도 안되는 영화를 넷플릭스는 또 만들어 낼거라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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