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거리
평범한 시골 농가의 장례식장에서 농약을 탄 막걸리를 마신 마을 주민이 사망하는 사건이 일어난다. 급성 치매에 걸린 채 남편의 장례식장을 지키고 있던 ‘화자’(배종옥)가 용의자로 지목되고, 대형 로펌 에이스 변호사이자 그녀의 딸인 ‘정인’(신혜선)이 변호를 맡으며 무죄를 입증하려 하는데…
3월 개봉을 준비했던 <결백>이 개봉을 앞두고 있다. 코로나 바이러스로 먼 길을 돌아왔기에 기대감이 한층 더 커진 영화이며, 신혜선의 첫 주연작이기도 하다. 6월 10일 개봉을 앞둔 <결백>의 세 가지 관람 포인트를 짚어봤다.
작은 지역사회 범죄물
<결백>은 대천이라는 지역에서 일어나는 이야기다. 고향으로 돌아온 변호사이자 외지인인 정인은 지역 사회에 형성되어 있는 보이지 않는 힘과 부딪힌다. 그 중심에 선거를 앞둔 시장이 있고, 이에 맞서며 사건의 진실을 밝혀야 한다.
타자화된 인물이 집단의 비밀을 파헤친다는 점에서 <이끼>가 오버랩되고, 주인공이 유년기에 머물렀던 공간으로 돌아와 과거의 인물과 기억을 만나며 진실에 다가가는 과정에서는 <김복남 살인사건의 전말>도 겹쳐 보인다.
<결백>은 전반부가 후반부가 뚜렷이 구분된다. 전반부에 살인사건이 중심에 있고, 후반부엔 진실 앞에 선 인물들의 감정에 무게를 둔다. 사건의 긴장감과 감정의 카타르시스가 분절된 느낌은 조금 아쉬운 편.
여성 수사 추적극
대개의 한국 영화에서 추리물의 중심엔 남성이 있었다. <결백>은 이 자리를 여성에게 맡겼고, 덕분에 독특한 분위기의 추적극이 탄생했다.
‘정인’이라는 캐릭터가 이야기를 풀어나가며 남성의 폭력성이 더 잘 보이고, 지역사회의 폐쇄성 앞에 선 주인공의 처지는 더 강조된다. 더불어 화자와 정인의 드라마엔 깊은 울림이 있었고, 덕분에 <결백>은 독특한 분위기의 스릴러가 될 수 있었다.
차가운 신혜선의 연기
‘비밀의 숲’, ‘황금빛 내 인생’, ‘사의 찬미’ 등 드라마에서 활약해온 신혜선을 큰 스크린에서 제대로 볼 수 있다는 건 <결백>의 가장 큰 매력이다. 기존의 따뜻하고 명랑한 이미지를 배반하는 차갑고 날카로운 <결백>의 정인은 신혜선 연기의 폭을 한층 더 넓혀준다. 더 다양한 장르에서 그녀의 얼굴을 볼 수 있을 거란 확신을 할 수 있던 작품이다.
에이스 변호사 신혜선과 치매를 앓는 배종옥의 독특한 모녀 케미를 볼 수 있는 <결백>은 6월 10일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