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왕국 2>의 엘사가 관객과 만날 준비를 마쳤다. 거의 매해 찾아오는 디즈니 프린세스들 보다 엘사의 귀환이 반가운 건 그녀의 영향력에 있다. 디즈니 프린세스 주연의 영화 최초로 천만 관객을 돌파했고, 덕분에 그녀의 드레스가 모든 가정에 보급되는 등 엘사는 디즈니의 아이콘이 되었다.
그렇다면 <겨울왕국>은 영화적으로는 어떤 평가를 받았을까? 역시 압도적인 1위였을까? 키노라이츠에서 10년대 개봉한 디즈니 프린세스 영화를 정리했다. 과연 어떤 영화가 가장 좋은 평가를 받았을까. (10년대 영화 중 키노라이츠 지수 상위 일곱 편을 선정했다)
<라푼젤>(2010)
키노라이츠 지수 96.98%
<라푼젤>은 18년을 탑에 갇혀 감금당한 소녀(공식 시놉시스엔 <올드보이>가 언급되어 있다)가 한 남자를 만나 세상에 나가고, 출생의 비밀을 알게 되는 이야기다. ‘라푼젤’은 머리카락을 그네처럼 만들어 타거나, 높은 곳을 내려갈 때 로프처럼 쓰는 등 긴 머리카락을 자유자재로 다루는 모습이 인상적인 캐릭터다.
디즈니 프린세스 작품 최초로 3D로 구현된 작품이며, 21m의 머리카락을 구현하는 데 엄청난 기술력이 필요했다. 그리고 전형적인 왕자와 공주의 서사에서 벗어났고, 싸울 줄 아는 공주 캐릭터로 주목받았다. 참고로 ‘라푼젤’은 상추를 뜻한다. 키노라이츠 지수는 96.98%로 10년대 프린세스 영화 중 2위에 올랐다.
<메리다와 마법의 숲>(2012)
키노라이츠 지수 67.35%
차별화된 공주를 꿈꿨던 <메리다와 마법의 숲>은 저조한 평가를 받으며 씁쓸한 의미에서 차별화된 작품이다. 키노라이츠에서 초록불을 밝히고 있지만, 67.35%로 노란불에 근접해 있다. 이는 10년대에 개봉했던 디즈니 애니메이션 프린세스 영화 중 최악의 성적이다.
‘메리다’는 붉은 곱슬머리, 동글동글한 얼굴 등 개성 있는 이미지를 가진 캐릭터다. 스코틀랜드 왕국의 공주로 활동적이고 장난을 좋아하며 공주 수업, 전통적인 결혼 등을 거부하는 등 능동적인 면을 보였다. 물론, 이렇게 전통에 반항하는 성격 때문에 어머니를 곰으로 만들고 모험을 하게 되는 아픈 사연도 있다. ‘픽사’의 이름이 들어간 작품 중에서 이야기의 개연성과 캐릭터의 깊이가 많이 부족했다는 평가를 받은 작품.
<겨울왕국>(2013)
키노라이츠 지수 91.94%
현시대 가장 사랑받는 디즈니 공주 ‘엘사’의 등장을 알린 영화. <겨울왕국>은 엘사가 왕국을 떠난 이후 얼어버린 왕국을 지키기 위해, 동생 안나가 언니 엘사를 찾아 떠나는 모험극이다. 차가운 배경으로 무거운 분위기가 될 수 있던 영화는 익살스러운 눈사람 올라프 등의 활약으로 따뜻한 작품이 될 수 있었고, 엘사와 안나 자매의 이야기는 많은 감동을 줬다.
당시, 엘사를 연기한 이디나 멘젤이 불렀던 “Let It Go”는 파괴력이 엄청났다. 싱어롱 상영을 끌어낼 정도로 중독성과 파급력이 강했고, 예능과 오디션 프로그램, 드라마 등 다양한 대중문화에서 이 노래를 활용했다. 덕분에 디즈니 시리즈 최초로 국내 천만 관객을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다. 키노라이츠 지수도 91.94%를 기록하며 작품성도 인정받았는데, 이는 10년대 디즈니 프린세스 영화 중 세 번째로 높다.
<신데렐라>(2015)
키노라이츠 지수 63.27%
드라마, 영화 등에서 자주 차용하는 신데렐라가 등장해 많은 기대를 모았던 영화다. 하지만, 소리소문없이 사라진 비운의 작품. 릴리 제임스가 신데렐라를 연기했고, 케이트 블란쳇이 계모를 맡았다. 그 외에도 헬레나 본햄 카터 등 화려한 출연진을 자랑했지만, 흥행과 비평 모두에서 아쉬운 평가를 받았다.
<신데렐라> 동화는 너무도 유명하다. 계모와 그녀의 딸에게 괴롭힘을 당하던 신데렐라가 무도회에 참가하면서 마법 같은 일이 일어나는 이야기로 고전 중의 고전이라 할 수 있다. <토르>와 <오리엔트 특급살인> 등을 연출한 케네스 브레너가 메가폰을 잡아 원작에 충실한 이미지 재현해 찬사를 받았지만, 국내 관객은 71만 명을 동원하는 데 그쳤다. 키노라이츠 지수도 63.27%를 기록하는 등 여러모로 안타까운 성적표를 받았다.
<모아나>(2016)
키노라이츠 지수 97.6%
고전적인 공주를 거부한 디즈니의 신세대 프린세스 ‘모아나’의 활약을 그린 영화다. 모아나는 모투누이 섬 추장의 딸이며, 영화는 부족 사회를 배경으로 한다. 많은 파격적인 설정이 있었는데, 왕자가 등장해 러브 라인을 형성하는 전개를 배반했고, 디즈니의 주류였던 백인 공주의 이미지도 깼다.
<모아나>는 마을을 구하기 위해 홀로 모험을 떠나는 강인한 소녀의 다채로운 여정을 담았다. 동시에 반신반인 ‘마우이’라는 전설 속의 캐릭터가 등장해 모아나와 함께 성장하는 서사를 볼 수 있다. 드웨인 존슨이 마우이의 목소리를 맡았는데, 그의 이미지와 마우이가 꽤 잘 어울렸다. CG 중에 가장 어렵다고 평가받는 물의 질감을 잘 살렸고, 바다의 시원스러운 이미지를 잘 표현해 호평이 쏟아졌다. 키노라이츠 지수는 97.6%로 10년대 디즈니 프린세스 애니메이션 중 가장 높은 평가를 받았다.
<미녀와 야수>(2017)
키노라이츠 지수 76.86%
1991년 디즈니 전성기에 제작된 애니메이션 <미녀와 야수>를 실사화한 영화다. 귀를 홀리는 OST와 명장면으로 꼽히는 무도회장 씬 등 원작 감성을 잘 이식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아쉽게도 원작보다는 한참 못한 성적표를 받았다. 애니메이션은 키노라이츠 지수 96.48%, 실사판은 76.86%를 기록했다.
저주에 걸려 야수가 된 남자와 아버지를 구하기 위해 모험에 뛰어든 여성의 사랑에 관한 이야기로 국내에서는 513만 명을 동원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무엇보다, 여성의 권리 향상을 위해 앞장섰던 엠마 왓슨을 통해 재해석된 ‘벨’의 이미지가 기대를 모았다. 그녀는 복장부터 고전적 여성상을 탈피했으며, 원작보다 강하고 적극적으로 행동하는 모습도 긍정적인 평이 많았다. 실사화된 시계, 주전자, 촛대 등은 잘 구현되었다는 평가와 이질감을 느꼈다는 평가가 동시에 있었다.
<알라딘>(2019)
키노라이츠 지수 81.46%
디즈니 영화로는 국내에서 두 번째로 천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 무려, 1,200만 관객을 동원했으며, 영화의 OST도 덩달아 인기를 얻었다. 자스민을 연기한 나오미 스콧이 부른 ‘Speechless’, 그리고 알라딘을 연기한 메나 마수드와 나오미 스콧이 함께 부른 ‘A Whole New World”를 거리, 카페, 식당 등에서 질리도록 들을 수 있었다.
<알라딘>은 자스민 공주의 마음을 얻기 위한 좀도둑 알라딘의 모험극이다. 알라딘이 사막 속에 묻힌 마법의 램프에서 세 가지 소원을 들어주는 지니를 만나는 이야기로, 사막이란 배경과 마법이란 요소가 더해져 독특한 분위기를 풍겼다. 특히, 윌 스미스가 연기한 지니가 많은 사랑을 받았다. 키노라이츠 지수는 81.46%를 기록해 상위권은 아니지만, 관객에게 가장 많은 사랑을 받았기에 더 큰 의미가 있는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