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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박스오피스] ‘오컬트’는 비주류 장르가 아니다!…’사바하’

지난주, 극장가에서 가장 뜨거웠던 영화는 뭘까요? 그리고 키노라이터들은 어떤 영화를 초록빛으로 물들였을까요? 한 주 동안의 영화를 결산하는 ‘주간 키노라이츠’, 지금 시작합니다.


추위가 꺾이고, 봄이 오는 소리가 들렸던 이번 주 극장가엔 어떤 일이 있었을까요? <사바하>가 <극한직업>의 독주를 막고 1위에 올랐습니다. ‘오컬트’라는 신선한 장르의 힘을 볼 수 있던 영화였죠. <증인>은 자극의 시대에 살아남았고, <알리타: 배틀 엔젤>은 만족하기 힘든 성적으로 퇴장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5위는 <신데렐라:마법 반지의 비밀>이 차지했네요.


5위는 고전 중의 고전 신데렐라의 이야기를 새롭게 해석한 <신데렐라:마법 반지의 비밀>입니다. 이번 주 차트에 있는 유일한 애니메이션 영화로 지난주에 총 13만 관객을 동원했죠. 익숙한 신데렐라 이야기의 설정을 가져와 현대적으로 펼쳐 보였는데요. 왕자를 구하기 위해 신데렐라가 모험을 떠난다는 점이 인상적입니다. 선택받는 여성에서, 능동적으로 행동하는 여성의 모습을 보여줬다고 할 수 있죠. 2%로 시작했던 좌석 점유율은 주말에 4.3%까지 올랐고, 일요일엔 좌석 판매율이 31.3%를 기록하는 등 비교적 좋은 성적을 냈습니다. 새 학기를 앞두고, 어린 관객을 타겟으로 하는 애니메이션 영화에게 마지막 대목이었던 주였는데요. 그 주인공은 <신데렐라:마법 반지의 비밀>이었습니다.


4위는 내년 아카데미를 기다리게 하는 영화 <알리타: 배틀 엔젤>입니다. 25일 있었던 91회 아카데미 시상식의 시각효과상은 <퍼스트맨> 이 가져갔죠. 내년엔 <알리타: 배틀 엔젤>이 유력한 수상 후보가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지난주 16만 관객을 동원, 총 188만 관객이 CG 배우 알리타와 만났는데요. 이번 주말 기준으로는 좌석 점유율이 3.5%까지 떨어졌고, 좌석 판매율도 28% 정도에 그쳤습니다. 박스오피스 순위는 6위까지 떨어졌죠. 200만 관객 근처에서 마무리될 것 같네요. 나쁘지 않은 성적이라 할 수 있지만, 막대한 제작비를 고려하면 아쉬운 성적이죠. 전 세계 흥행 수익을 지켜봐야 하는데, 아직은 속편의 제작이 불투명해 보입니다.


3위는 이한 감독의 진심이 통했다는 걸 증명한 <증인>입니다. 지난주에 88만 관객을 동원했고, 총 누적 관객 수는 154만 명을 기록했죠. 일요일엔 좌석 점유율 20.1%, 좌석 판매율은 29.4%였으며, 17만 명이 관람해 박스오피스 2위에 올랐습니다. 이 성적을 유지한다면 3월 초엔 200만 관객을 돌파할 수 있을 것 같네요.

코미디, 호러, 액션 등의 강렬한 임팩트를 무기로 내세운 영화들 사이에서 이런 잔잔한 울림을 주는 <증인>의 흥행이 놀랍기도 합니다. 법정에서의 공방을 통해, 긴장감을 고조시키며 몰입감을 높인 연출이 돋보였죠. 더불어 ‘자폐’를 향한 편견을 깨는 동시에, 그들을 우리와 다르지 않은 세상의 일원으로서 담아내는 연출에서 따뜻함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2위는 1,500만 고지를 돌파한 <극한직업>입니다. 지난주 88만 관객이 수원왕갈비의 힘을 봤으며, 총 1,541만 관객을 동원했죠. 일요일 기준으로 좌석 점유율은 19.5%를 기록했고, 좌석 판매율은 31.9%로 여전히 30%대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약 65억 원의 제작비가 투입된 <극한직업>의 손익분기점은 260만 명으로 알려졌는데요. 제작비를 제외하고도 약 1.300만 명이 봤고, 그만큼의 이익을 남긴 거죠. 매출이 1,000억 원 이상 된다고 합니다.

<극한직업>의 흥행은 지금의 대중이 어떤 영화를 원하는지를 보여준 중요한 기준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감동, 신파, 정치성에서 탈피한 영화를 원하는 대중의 욕구를 볼 수 있었죠. <극한직업> 이후에 기획, 제작되는 영화들이 어떤 선택을 할지 지켜봐야겠네요.


1위는 한국에 오컬트 장르의 붐을 일으킨 장재현 감독의 <사바하>입니다. 여름을 공략하던 공포 영화의 트렌드가 완전히 바뀌었음을 볼 수 있었죠. 지난주에 117만 관객을 동원하며 좋은 출발을 했습니다. 일요일 기준으로 좌석 점유율은 35.3%, 좌석 판매율은 29.8%를 기록하며 31만 관객을 동원했죠. 장재현 감독의 전작 <검은 사제들>의 544만 명이라는 기념비적인 흥행을 기록했는데요. 이번엔 어디까지 갈 수 있을까요?

‘오컬트’란 과학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초자연적인 현상을 말합니다. 이 장르를 대표하는 영화엔 <엑소시스트>(1973)가 있죠. 한국에서는 주류 장르가 아니었지만, 장재현 감독의 <검은 사제들>의 흥행으로 주목받았습니다. 귀신의 등장과 이를 물리치는 퇴마 의식 등을 볼 수 있는데, <사바하>에서는 신에 대한 물음을 던지는 등 전작보다 세계관과 주제가 훨씬 더 확대되었죠.

8주 차엔 장기간 이어지던 1위의 주인공이 바뀌었습니다. 여전히 한국 영화의 강세가 이어지고 있는데요. 다음 주엔 삼일절 100주년을 맞이해, 이를 기억하는 뜻깊은 영화 <항거: 유관순 이야기>, <자전차왕 엄복동> 등이 개봉을 앞두고 있습니다. 이들이 한국 영화의 순항을 이어갈 수 있을까요?

키노라이츠 매거진 편집장 강해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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