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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속의 네버랜드] 코스프레 같은 이 애니 실사 영화가 주목받는 이유

<약속의 네버랜드> 스틸컷 /(주)엔케이켄턴츠

일본의 인기 애니메이션 실사화 영화인 <약속의 네버랜드>의 국내 개봉은 다소 의외라 할 수 있다. 원작 애니메이션이 서양을 배경으로 한 작품의 경우 실사 영화화를 했을 때 코스프레 느낌이 강하게 나타난다. 때문에 국내에서도 큰 인기를 끌었던 <강철의 연금술사>와 <흑집사>의 실사영화는 국내 정식 개봉에 실패했다. <약속의 네버랜드>의 경우 이런 단점이 될 수 있는 부분보다 장점이 더 큰 영화라 할 수 있다.

2019년 국내에서 방영된 <약속의 네버랜드>는 고아원에 숨겨진 비밀을 알게 된 세 명의 아이가 탈출을 시도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귀엽고 서정적인 그림체와 달리 서스펜스 스릴러 장르라는 반전매력을 통해 큰 인기를 끌은 바 있다. 원작의 실사화에 있어 큰 걸림돌은 세 가지였다. 서양을 배경으로 한 원작을 가져왔을 때 느껴지는 코스프레 느낌과 초등학생 나이의 아이들이 주인공이란 점, 세계관에서 등장하는 괴물이 줄 수 있는 이질감이다.

엠마, 노먼, 레이를 비롯한 고아들은 낙원이라 할 수 있는 그레이스 필드 하우스에서 엄마 이자벨라의 보살핌 아래 건실하게 성장한다. 어느 날 엠마와 노먼은 입양을 간 줄 알았던 아이들이 괴물의 식용으로 보내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레이스 필드 하우스는 양육이 아닌 사육을 하는 곳이었고 이자벨라는 사육사였던 것이다. 고아원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감동 스토리인 줄 알았던 이야기는 이 반전을 기점으로 다크 판타지로 장르를 변환한다.

<약속의 네버랜드> 스틸컷 /(주)엔케이켄턴츠

애니메이션에서는 충격으로 작용했던 이 지점은 영화에서 쾌감이 반감된다. 코스프레 느낌을 준 순간부터 뒤틀린 세계관이 주는 반전이 효과적으로 발현되지 못한다. 이미 관객이 이질적인 느낌을 받았기에 괴물 역시 이질적인 작품의 요소 중 하나로 받아들이게 된다. <약속의 네버랜드>가 지닌 무기가 괴물 하나였다면 이 실사화는 초반부터 실패한 셈이다. 다행인 점은 그 단점을 보완할 만한 요소들을 다수 지니고 있다는 점에 있다.

서양을 배경으로 한 코스프레 느낌이 실사화 과정에서 어쩔 수 없는 한계임을 이 작품은 인식하고 있다. 이 느낌을 최소화하기 위해 세부설정을 조정한다. 원작에서 11살이었던 주인공들의 나이를 15살로 올리며 성인 배우들이 주는 이질감을 최소화한다. 여기에 지나치게 뛰어난 신체능력보다는 두뇌싸움을 강조하며 아이들과 이자벨라 사이의 수 싸움을 중점적으로 다룬다. 주연배우를 제외한 아이들의 경우 외국인 배우를 기용하며 이질감을 최소화한다.

가장 눈에 들어오는 지점은 시스터 크로네의 캐릭터다. 원작이 보여줬던 섬뜩함과 코믹함을 동시에 지닌 입체적인 매력을 보여주지는 못한다. 대신 혼혈 코미디언 와타나베 나오미를 캐스팅해 높은 싱크로율과 코믹함을 강조한다. 시스터 크로네가 주는 이질감을 최소화하며 극적인 안정감을 이룬다. 원작이 지닌 다크 스릴러의 묘미는 떨어지지만 이런 캐릭터의 안정감은 심리 스릴러의 균형을 잡아준다.

<약속의 네버랜드> 스틸컷 /(주)엔케이켄턴츠

이 균형을 바탕으로 펼쳐지는 흥미로운 스토리는 가장 큰 무기라 할 수 있다. 원작으로 삼고 있는 애니메이션 1기의 경우 기승전결의 구조가 깔끔한 건 물론 복선과 반전, 핵심적인 장면들이 실사화하기 좋다는 장점이 있다. 구성에 있어 표현이 복합한 장면들을 제거하고 복선과 반전의 플롯을 재배치하며 근사한 수선솜씨를 선보인다. 한 편의 영화로 마무리할 수 있는 이야기라는 장점이 있기에 이 실사화 영화는 대중성을 지니고 있다.

원작의 팬들이 아니더라도 빠져들 수 있는 스토리를 지니고 있기에 다른 일본 만화 실사화 영화들과 비교할 때 관객에게 어필할 수 있는 요소가 강하다. 다크 판타지의 요소가 강하게 발현되지 않는다는 점은 원작 팬들에게는 아쉬움을 남기지만 대중적인 코드를 더 살리는 효과를 가져 온다. 고아원 내에 숨겨진 힌트들과 도구들을 활용해 탈출을 도모한다는 점에서 방탈출의 요소 역시 담고 있다.

이런 오락성에 ‘네버랜드’에서 찾을 수 있는 정서적인 따뜻함을 보여준다. 아이들의 낙원처럼 보였던 고아원에서는 안락과 평화를 얻는 대신 망각을 택해야 했다. 아이들은 불편하고 무서운 진실이라도 진정한 자유를 위해 스스로의 발로 네버랜드를 찾고자 한다. 미래세대가 지닌 가능성과 희망을 조명하며 꿈과 희망을 강조한다. 한 편의 작품으로 완성도 있는 구성을 선보였다는 점에서 일본 실사 영화계가 찾아낸 ‘약속의 네버랜드’라 할 수 있다.

現 키노라이츠 편집장
前 씨네리와인드 편집장
前 루나글로벌스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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