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년대 최고의 인기영화 중 하나로 호러 코미디 장르의 대표작으로 불리는 <고스트버스터즈>는 2016년 그 역사가 완전히 끊길 위기에 처하게 됩니다. 2016년 리부트작으로 공개된 <고스트버스터즈>는 원작 팬들에게 폭격을 당합니다. 이렇게 만들 바에야 차라리 시리즈를 끝내라는 소리까지 듣게 되죠. 이 작품이 이런 소리를 듣게 된 데에는 제작에 있어 겪은 문제가 크게 작용했습니다.
2016년 판 <고스트버스터즈>는 본래 남자판과 여자판을 따로 제작하기로 되어 있었습니다. 헌데 남자판의 제작이 엎어지면서 여자판만 등장하게 된 것이죠. 이 시점에 <맨 인 블랙>, <엑스맨> 등이 스핀오프로 여성 주인공을 내세운 서사를 등장시키며 낮은 퀄리티를 보여준 바 있습니다. 과한 페미니즘 덧씌우기 논란이 일었던 겁니다.
예상대로 제작이 되었다면 없었을 논란에 시달린 <고스트버스터즈>는 관에 들어가 문을 닫기 직전이 되어버립니다. 80년대 최고의 히트작 중 하나로 애니메이션과 게임까지 등장한 그 찬란한 역사의 막을 내릴 위기에 도달한 것이죠. 이에 시리즈는 2편에서 이어지는 정식 속편 제작에 착수합니다.
원 영화의 감독 이반 라이트만의 아들 제이슨 라이트만이 메가폰을 쥔 32년 만의 정식 속편 <고스트버스터즈 라이즈>는 이 세월의 간극을 효과적으로 활용합니다. 아들이 아버지의 작품을 이어받은 거처럼 ‘고스트버스터즈’였던 할아버지의 역사를 손주들이 이어받는 구성을 취합니다. 이 지점은 감동코드로 활용이 됩니다.
2016년 작품에 실망했을 원작 팬들을 위한 팬서비스는 화끈함 그 자체입니다. 32년 만에 ‘고스트버스터즈’의 애마 엑토1이 등장하는가 하면 프로톤 팩, 뮤온 트랩 등의 장비가 원 모습 그대로 모습을 드러냅니다. 손주들이 할아버지가 사용했던 도구를 발견하면서 ‘고스트버스터즈’가 되어가는 과정을 그려내죠.
빌런 역시 1편에 등장했던 수메르의 파괴신 고저가 다시 등장하며 시리즈 팬들의 향수를 자극합니다. 빠질 수 없는 마스코트 먹깨비와 마시멜로 유령의 등장도 흥미롭죠. 공포와 코미디를 동시에 만족시킨 작품인 만큼 코미디의 매력 역시 살리는 게 중요했는데 이 역할을 두 마스코트 유령이 해냅니다.
하이라이트는 원년 멤버의 복귀입니다. 앞서 원년 ‘고스트버스터즈’였던 빌 머레이는 후속편 제작에 회의적인 모습을 보여 온 만큼 그의 출연은 없을 것이란 예측이 지배적이었습니다. 네 명의 원년멤버가 함께, 그것도 ‘고스트버스터즈’로 등장하는 장면은 콧등이 찡한 감동을 선사합니다. 세월의 간극에서만 올 수 있는 그 간극을 잡아낸 것이죠.
<주노>, <인 디 에어> 등을 통해 코미디 드라마에서 재능을 선보여 온 제이슨 라이트만 감독은 아버지의 인기 시리즈를 물려받아 성공적으로 시리즈를 다시 이어가는 성과를 냅니다. 원년 팬들이 만족할 만한 향수를 불러일으키면서 이전 작품의 되감기가 아닌 이 영화만의 새로운 무언가가 있어야 했는데 그 무언가를 찾아내는데 성공합니다. 재탕에 삼탕으로 사골을 우려내는 할리우드 시리즈 영화 중 이토록 사랑스런 작품은 오랜만입니다.
시사회 중에 영화를 보면서 박수를 치는 사람이 있었을 만큼 <고스트버스터즈> 시리즈를 사랑하는 팬들에게는 최고의 팬무비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시리즈의 정식 속편인 만큼 미리 1편을 보고 영화를 관람하는 걸 개인적으로 추천하는 바입니다. 그러면 공포 코미디의 매력 뿐만 아니라 이 작품이 지닌 감동코드 역시 잡아낼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