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극장가에서 가장 뜨거웠던 영화는 뭘까요? 그리고 키노라이터들은 어떤 영화를 초록빛으로 물들였을까요? 한 주 동안의 영화를 결산하는 ‘주간 키노라이츠’, 지금 시작합니다.
지난주 대한민국 영화관의 거의 모든 상영관에서는 <어벤져스: 엔드 게임>이 쉴새 없이 상영됐습니다. 그 결과 개봉 11일 만에 천만 관객을 돌파하면서 기존에 <명량>이 가지고 있던 1천만명 돌파 기록(12일)을 하루 앞당기면서 흥행 광풍을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기세 좋게 흥행몰이 중인 ‘엔드 게임’은 <아바타>의 역대 외화 최고 관객 수(1330만)를 넘어, 어쩌면 난공불락의 기록으로 여겨졌던 명량의 1761만 관객 수를 돌파할 유일무이한 영화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벌써 월드와이드 22억불을 기록할 만큼 전 세계 관객들의 사랑을 받는 영화여서 앞으로의 흥행이 기대됩니다.
2위는 코미디 장인 육상효 감독과 신하균 x 이광수 x 이솜 배우의 조합으로 화제를 모은 <나의 특별한 형제>입니다. 비록 격차는 크지만 <어벤져스: 엔드 게임>의 뒤를 추격하고 있는 이 영화는 주연 배우들의 호연과 장애인과 그들이 살아가는 세상의 이야기를 유쾌한 톤으로, 그렇지만 따뜻하고 진중한 시선으로 그렸다는 점에서 많은 관객들의 호평을 받고 있습니다.
3위는 어린이날을 낀 주답게 아이들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은 <뽀로로 극장판 보물섬 대모험>이 차지했습니다. 이번 주에만 30만이라는 관객 수를 동원하면서 ‘뽀통령’의 위엄을 보여주는 성적으로 순위를 지켜냈습니다. 상영 횟수도 크게 줄어들지 않아서 ‘엔드 게임’의 빈틈을 노려 재미를 톡톡히 보지 않을까 싶네요!
4위는 국민적으로 큰 사랑을 받았던 닌텐도의 ‘포켓몬스터’, 그중에서도 시리즈 간판 인기 캐릭터인 ‘피카츄’가 색다른 모습으로 돌아온 <명탐정 피카츄>입니다. (사실 동명의 닌텐도 게임을 실사영화로 옮긴 작품입니다) 그동안 게임을 원작으로 한 영화들이 다소 박한 평가를 받았던 것에 비해 북미에서 평단과 관객 반응 모두 평균 이상이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는데 아직 정식 개봉을 하지는 않았지만 영화를 본 국내 관객도 대체로 만족스럽다는 분위기로 보입니다.
박스오피스의 마지막 자리는 <어글리 돌>이 이름을 올렸습니다. 많은 이에게 생소할 이 작품은 미/중 합작으로 제작된 애니메이션으로 신나는 노래와 못생기지만 사랑스러운 캐릭터들의 매력으로 가득합니다. 역시 주 타겟층인 저연령 관객들을 중심으로 높은 지지를 받으면서 5위에 안착!
다음 주에는, 문소리 x 박형식 배우가 주연을 맡아 대한민국 첫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된 재판 과정을 그린 <배심원들>이 개봉할 예정입니다. 이번 작품이 첫 연출작인 홍승완 감독이 8인의 배심원과 재판 당사자들의 이야기를 어떻게 그려냈을지 기대가 되네요.
관객들의 이목을 집중된 작품이 또 하나 있습니다. <대장 김창수>를 연출한 이원태 감독의 신작, <악인전>은 연쇄살인마를 붙잡기 위해 물불 가리지 않고 뛰어드는 강력반 형사와 살인마에게 목숨을 위협받는 조직 폭력배 두목의 이야기입니다. 여기까지 들으면 크게 특색이 없어 보이는 영화이지만 주연 배우를 확인하면 고개가 갸웃거려집니다. 연쇄살인마가 목숨을 노리는 표적인 장동수로 분한 배우가 바로 마동석 배우이기 때문이죠. 독보적인 캐릭터 성을 자랑하는 마동석 배우와 영화 속에서 대치할 살인마… 과연 괜찮은 걸까요? 다음 주에 극장에서 확인해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또한 2017년 국내외에서 큰 사랑을 받았던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의 감독, 루카 구아다니노의 신작 <서스페리아>가 개봉을 앞두고 있습니다. 1977년 다리오 아르젠토의 원작을 40년 만에 재해석한 호러 영화로 한층 더워진 날씨 속 관객들의 등골을 오싹하게 만들어 줄 작품이 아닐까 싶은데요. 다만, 원작과는 해석의 차이가 제법 있는 작품이라고 하는데 이 부분도 호기심을 자아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