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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커플] 당신은 ‘사적 복수’에 동의할 수 있는가

휴양지에서 로맨틱한 시간을 보내던 말테(맥시밀리언 브럭크너)와 리브(루이제 하이아)는 괴한의 습격을 받고 폭행당한다. 그리고 2년 뒤, 그날의 트라우마를 극복하고 살아가던 말테 앞에 우연히 사건의 가해자가 등장한다. 가해자를 응징하기 위해 경찰을 찾아가지만, 처벌이 쉽지 않은 상황. 법적 처벌을 받지 않는 가해자 앞에서 말테는 법 밖에서 구원을 찾으려 한다.

지워지지 않는 상처를 준 가해자에게 가장 적절한 처벌은 무엇일까. 더불어, 이를 누가 결정할 수 있고, 집행할 수 있을까. 인적 드문 휴양지에서 괴한에게 폭행당한 커플이 스스로 처벌의 결정자이자 집행자가 되는 <완벽한 커플>은 이를 고민하라 한다. 영화는 법이 문제라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법도 어쩔 수 없는 상황이 있음을 보여주고, 이런 상황에 놓인 인물들의 답답함을 호소한다.

영화가 보여주는 가해자와 피해자가 가장 뚜렷하게 구분되는 건 ‘시간’을 인식하는 방법에 있다. 가해자는 사건 이후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건설적인 삶을 살며 그 사건에서 완전히 떨어져 있다. 하지만 피해자는 여전히 사건 당일 밤에 묶여 고통 속에 일상을 보낸다. 가해자는 그 사건을 잊을 수 있지만, 한 번 피해자는 영원한 피해자가 된다.

누구도 해결할 수 없는 불공평하고 부도덕한 상황 앞에 피해자는 인내 혹은, 도망가거나 복수를 해야 한다. 여기서<완벽한 커플>은 법이라는 규칙과 제도보다 인간의 억울함과 분노를 따라간다. 카메라는 종종 범죄 스릴러의 문법을 차용하는데, 이 프레임 속에서 행동의 주체가 경찰이 아닌 평범한 시민임을 상기하는 순간 몰입감이 깨지고 이질감을 느끼게 된다. 그리고 묻는다. ‘이 인물의 행위에 몰입했을 당신은 사적 복수에 동의하는가?’

키노라이츠 매거진 편집장 강해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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