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st Viewed

Categories

[에이바] 제시카 차스테인에게 과하게 기댄 결과물

조직의 명령에 따라 청부 살인을 하는 요원 에이바. 타깃의 죽음에 이유를 찾던 그녀는 조직에서 작전을 수행하기에 부적합하다는 평가를 받고 쫓기는 신세가 된다. 평소 과거로부터 도망치던 에이바는 조직에게 쫓기게 되면서 잃었던 것들을 찾아 나간다. 이 쫓고 쫓기는 나선 위에서 차스테인이 액션 배우로서 능력을 유감없이 뽐냈다.

요원 에이바(제시카 차스테인)의 이야기를 따라가는 <에이바>는 액션에 방점이 찍힌 영화다. 특별한 코드로 비밀스러운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조직의 은밀한 이야기라는 점도 흥미롭지만, 제시카 차스테인이라는 배우의 다양한 얼굴과 액션을 볼 수 있다는 게 훨씬 특별하다. <제로 다크 서티>, <인터스텔라>, <마션>, <미스 슬로운> 등에서 지적인 이미지와 강인한 여성상을 보여줬던 제시카 차스테인은 이번 영화로 액션 연기에 도전했다.

제시카 차스테인은 직접 <에이바>의 제작까지 맡을 정도로 애정을 보였다. 최근 샤를리즈 테론이 <올드 가드>의 제작과 출연을 동시에 하는 것과 유사한 행보다. 하지만, 두 배우가 내놓은 결과물은 사뭇 다르다. <에이바>는 액션과 첩보라는 두 장르에 도전했지만, 무엇하나 빛나지 않는다. 우선, 영화로서는 쾌감이 적다. <본> 시리즈가 언급되고 있지만, 그 영화의 역동적인 액션과 카메라 워크에는 따라가지 못했다. 액션의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는 <존 윅> 시리즈와 비교하면, 타격감이 현저하게 낮다.

더불어 요원들을 다룬 영화로서는 허술하다. <에이바>는 비밀 요원으로서 리얼함을 강조했지만, 작전을 진행하는 모습에서 치밀함을 보이지 못한다. 은밀한 작전을 펼치던 요원은 어느 순간 사라진다. 특히, 에이바와 대규모 인원 사이의 액션 장면은 허술해 긴장감이 적다. 종종 에이바는 히어로물의 캐릭터처럼 액션을 펼치는데, 영화가 세팅한 설정보다 과한 액션 탓에 몰입도가 떨어진다. 마블 히어로 <블랙 팬서>, <데드풀>의 액션을 담당했던 팀이 참여한 게 독이 된 듯하다.

<에이바>의 또 다른 볼거리는 굵직한 배우들이다. 존 말코비치, 지나 데이비스, 콜린 파렐 등이 등장해 명연기를 펼친다. 그런데 이들의 캐릭터가 조화를 이룬다는 느낌은 받기 힘들다. 에이바의 액션 사이사이에 캐릭터 간의 전사가 등장하지만, 에이바의 스토리와 잘 섞이지도 못한다. 액션에 방점을 줬음에도 너무 많은 이야기를 펼쳐 산만한 인상을 줬다. 좋은 배우들을 병풍으로 만들고 말았다.

<에이바>는 제시카 차스테인이 가장 잘 보이고, 매력적으로 표현된 영화다. 제시카 차스테인이 등장하는 모든 컷이 매혹적이기에 그녀의 팬들에겐 좋은 선물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액션의 볼거리는 적고 이야기의 밀도는 낮다. 제시카 차스테인에게 너무 많이 기댔거나, 혹은 그녀의 욕심이 과했던 작품이다.

키노라이츠 매거진 편집장 강해인

    Leave Your Comment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