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음을 주는 남자, 차승원이 돌아왔다. 최근 예능에서만 웃음을 주던 차승원은 모처럼 코미디 영화 <힘을 내요, 미스터 리>에 출연해 관객들의 배꼽을 노린다. 최근에 그는 ‘차줌마’라는 따뜻한 이미지로 활약하고 있지만, 과거엔 거칠고 호탕한 이미지로 인기를 끌었다. 그가 빛을 본 장르는 ‘코미디’였는데, 키노라이츠에서 그가 활약했던 코미디 영화를 모두 모았다.
1. 신라의 달밤(2001)
감독: 김상진
출연: 차승원, 이성재, 김혜수
관객 동원: 440만 명
키노라이츠 지수 72.8%
<주유소 습격사건>을 연출한 김상진 감독의 영화로, 차승원은 이 영화에 특별 출연한 인연이 있다. 두 사람이 다시 만나 탄생한 <신라의 달밤>은 경주에서 만난 고교 동창생의 이야기다. 고교 시절 전설의 짱이었던 최기동(차승원)은 체육선생으로, 모범생이자 왕따였던 박영준은 엘리트 깡패가 되어 재회한다. 그리고 두 사람이 한 여자의 마음을 얻고자 경쟁하며 갈등한다.
<신라의 달밤>은 건달 같은 선생과 모범생 같은 깡패라는 설정이 웃음 포인트다. 이미지의 괴리에서 오는 코미디가 있고, 처지가 완전히 바뀐 인물들이 만드는 상황도 흥미롭다. 경주의 불국사, 석가탑, 다보탑 등 경주의 문화재를 볼 수 있어 문화적으로도 가치가 있다. 18년 전의 차승원, 이성재, 김혜수(그리고 유해진)의 모습을 볼 수 있는 건 덤! (차승원과 김혜수는 당시 한국 나이로 32세였다) 차승원은 이 영화로 황금촬영상에서 최우수 인기남우상을 수상했다.
2. 라이터를 켜라(2002)
감독: 장항준
출연: 김승우, 차승원, 박영규
관객 동원: 130만 명
키노라이츠 지수 65.3%
<라이터를 켜라>는 영화 <기억의 밤>과 드라마 <싸인>을 연출한 장항준 감독의 데뷔작이다. 영화는 자신의 라이터를 가져간 건달 보스를 쫓아 부산행 기차에 오른 남자의 이야기를 그렸다. 이 기차가 건달들에게 점령당하고, 부산까지 폭주하는 긴박한 상황 속에서도 주인공 봉구는 라이터만 찾는 놀라운 모습을 보였다. 130만 명이 관람한 영화로 김승우, 차승원, 그리고 유해진도 출연했다.
차승원은 건달 보스 양철곤을 연기해 카리스마 있는 모습을 보였다. 폼에 죽고 폼에 사는 인물로 기차를 점령해 <라이터를 켜라>를 한국판 <스피드>로 끌고 간다. 부산으로 질주하는 기차라는 점에서 원조 <부산행>이라고도 할 수 있다. 재능있는 프로듀서이자 예능에서 활약 중인 윤종신이 영화의 음악을 맡았는데, 그 외에도 하림, 유희열, 김광진 등이 OST에 참여했다. 그리고 정우가 엑스트라로 출연을 했다는 사실이 알려져 화제가 되었다. 차승원의 부하7로 출연했었는데, 두 사람은 훗날 예능에서 만나 관련 에피소드를 이야기한다.
3. 광복절 특사(2002)
감독: 김상진
출연: 설경구, 차승원, 송윤아
관객 동원 310만 명
키노라이츠 지수 65.5%
<쇼생크 탈출>은 많은 영화 팬이 인생 영화로 꼽는 걸작이다. 교도소를 밖의 자유를 향한 열망을 보여준 영화인데, 한국에도 탈옥을 꿈꾸는 인물에 관한 영화 <광복절 특사>가 있다. 억울한 감옥살이를 하던 무석(차승원)이 우연히 발견한 숟가락으로 무려 6년 동안 땅굴을 파서 재필(설경구)과 탈출에 성공한다. 하지만 이들은 광복절 특사였고, 교도소로 다시 돌아가야 한다는 이야기를 담았다.
차승원은 빵을 훔쳐 먹고, 신원이 불확실하다는 이유로 감옥에 갇힌 무석을 연기했다. 그 억울함에 탈옥을 시도하다 형량이 늘어났는데, 장발장이 떠오르는 재미있는 설정이다. 이처럼 다양한 명작은 오마주했던 영화는 310만 명을 동원하며 흥행에 성공했고, 차승원은 제39회 백상예술대상에서 남자최우수 연기상을 받았다. 강철중으로 범죄자를 잡던 설경구가 코믹한 이미지로 교도소에 있어 큰 웃음을 줬다. 그리고 이전보다 비중이 커진 유해진의 모습도 볼 수 있다.
4. 선생 김봉두(2003)
감독: 장규성
출연: 차승원, 변희봉, 성지루
관객 동원: 247만 명
키노라이츠 지수 78.1%
<선생 김봉두>는 차승원에게 감성적인 연기도 소화할 수 있다는 걸 알게 한 영화다. 그리고 거친 건달의 이야기뿐만 아니라 따뜻한 이야기에서도 어울리는 배우라는 걸 증명하기도 했다. 영화는 서울의 잘나가는 선생이 강원도 시골 분교로 발령을 받으면서 시작한다. 서울에서 돈 봉투를 좋아하던 불량 선생은 강원도의 순수함에 적응하지 못하고, 이 학교를 벗어날 계획을 세우면서 일어나는 일을 그렸다.
영화는 철없고 불량스러운 차승원의 이미지로 시작한다. 앞서 소개했던 코미디 영화들과 익숙한 모습이다. 그러나, 김봉두는 시골 마을의 순수한 사람들 덕에 조금씩 바뀌고, 성숙한 어른이 되면서 큰 감동을 준다. 차승원의 연기 스펙트럼을 넓힌 작품이며, 다양한 장르에 출연하는 발판이 되었던 작품이다. 연출을 맡은 장규성 감독과의 인연으로, 장규성 감독의 후속작 <여선생 VS 여제자>에 차승원은 김봉두 역으로 특별 출연하기도 했다.
5. 귀신이 산다(2004)
감독: 김상진
출연: 차승원, 장서희, 장항선
관객 동원: 289만 명
키노라이츠 지수 52.5%
김상진 감독과 차승원의 네 번째 영화. 장르를 호러 및 판타지로 옮겼지만, 코미디 영화의 뿌리는 잊지 않은 영화다. <귀신이 산다>는 내 집 마련이 꿈인 필기(차승원)가 죽어라 일을 하다가 이층집을 사는 것으로 시작한다. 하지만 그 기쁨도 잠시, 그 집에는 귀신이 있다는 걸 알게 된 필기는 집을 놔두고 여관방으로 쫓겨난다. 귀신 있다는 소문 때문에 팔 수도 없는 집. 필기는 귀신과의 전면전을 선택한다.
<귀신이 산다>는 귀신과의 코믹한 동거가 이색적인 재미를 준다. 드라마 <아내의 유혹>으로 시청률의 여왕이 된 장서희가 42회 대종상 신인 여자 배우상 후보에 올랐던 작품으로(수상 <늑대의 유혹> 이청아), 그녀의 코믹하고 귀여운 모습을 볼 수 있다. 덕분에 영화는 289만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당시로는 파격적이었던 CG를 비롯한 특수효과가 영화의 재미를 더했다.
6. 이장과 군수(2007)
감독: 장규성
출연: 차승원, 유해진, 변희봉
관객 동원: 126만 명
키노라이츠 지수 33.3%
<이장과 군수>는 <선생 김봉두>의 장규성 감독과 차승원이 다시 뭉쳐 만든 영화로, 유해진의 비중이 대폭 늘어난 영화다. 참고로 유해진과 차승원이 함께 등장한 영화는 <주유소 습격사건>, <신라의 달밤>, <라이터를 켜라>, <광복절 특사>, <혈의 누>, <국경의 남쪽>, 그리고 <이장과 군수>가 있다. 이후엔 예능 ‘삼시세끼’에서 다시 만나 좋은 캐미를 보여줬다.
이 영화는 최연소 이장 춘삼 앞에 어린 시절 자신의 꼬봉 노릇을 하던 대규가 군수가 되어 나타나면서 일어나는 이야기다. <신라의 달밤>에서 사회적 위치가 바뀐 채 만났던 선생과 건달의 이야기와 유사한 설정의 영화이며, 오랜 시간 함께했던 두 배우의 호흡이 돋보인다. 하지만 흥행에는 아쉽게 실패했다.
7. 힘을 내요, 미스터 리
감독: 이계벽
출연: 차승원, 엄채영, 박해준
2019년 9월 개봉
<힘을 내요, 미스터 리>는 12년 만에 차승원이 코미디 영화로 돌아온 화제작이다. <럭키>(키노라이츠 지수 63%)로 697만 관객을 동원하며 한국 코미디 영화의 불씨를 살린 이계벽 감독의 신작이기도 하다.
완벽한 외모와 달리 아이 수준의 정신 세계를 가진 철수(차승원) 앞에 갑자기 ‘딸’이는 소녀가 등장하면서 벌어지는 코미디물로 코미디 맛집 차승원의 매력을 원 없이 볼 수 있어 기대를 모으고 있다.
<럭키>를 통해 유해진은 단독 주연을 맡을 수 있는 배우로 우뚝 섰는데, 차승원도 코미디 명가의 위상을 높일 수 있을까. <힘을 내요, 미스터 리>는 오는 9월 11일 개봉해 추석 연휴의 대흥행을 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