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치> 천만 배우였는데 갑자기 추락해 재연배우가 된 남자

<스위치>는 크리스마스를 배경으로 스타와 매니저의 인생이 뒤바뀌며 삶의 의미를 찾아가는 개과천선 이야기다. 적당히 예상할 수 있는 이야기에 감동과 웃음, 의미를 더해 한해를 마무리하고 새해를 맞이하는 영화로 손색없다. 어느 날 일어난 인생반전 해프닝이 혼자가 아니라, 타인의 인생까지 연결되어 있다는 설정이다. 인간은 혼자 살 수 없고 연결 되어 있기에 함께 만들어 나가는 가족이란 정의를 품고 있다.

코믹한 이미지로 연타를 날리고 있는 권상우와 <원더풀 라디오> 이후 10년 만에 스크린에 복귀한 이민정, 믿고 보는 오정세의 조합이 막강한 시너지를 이룬다. 요즘 아역계의 대세라 불리는 박소이, 김준이 남매로 출연해 사랑스러움을 담당했다. 특별함은 없지만 익숙함에 매력을 더했다. 바쁘게 사느라 잊고 지낸 소중한 것들을 떠올려 보는 계기를 마련한다. 하나 일 때보다 둘, 셋 일 때 좋은 점을 안다면 적극 공감할 내용이 빼곡하다.

크리스마스에 뒤바뀐 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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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로서 최고의 자리에 오른 스타 박강(권상우)은 하늘 높은지 모르고 치솟는 인기에 취해있다. 가난한 연극 배우로 살던 시절은 까맣게 잊은지 오래인 천만 배우다. 오랜 친구이자 지금은 매니저인 조윤(오정세)이 덕이 컸으나 순전히 자수성가했다고 자부하는 안하무인 스타이기도 하다.

두 사람은 과거 함께 배우를 꿈꿨지만 조윤이 오디션을 포기하며 스타와 매니저의 관계가 되었다. 크리스마스 날, 오늘도 어김없이 사고치는 쪽과 수습하는 쪽이 열심히 자기 일을 하던 중 인생이 바뀌어 버린다. 어제는 화려한 싱글이었지만 오늘은 아내와 아이 둘이 생겨버렸다?

대한민국을 뒤흔든 톱스타에서 생활력 없는 재연배우로 전락한 인생. 선택의 기로에 서서 살아보지 않은 인생. 한 번의 스위치로 바꿀 수 있다면 당신은 기회를 이용할 것인가?

뻔한 이야기 속, 웃음 짖게하는 요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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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치>는 인생 B안이 실행되면서 현실을 소중히 여긴다는 클리셰를 충실히 따라가는 영화다. 크리스마스에 진정한 의미를 찾는다는 <크리스마스 캐럴>, 왕자와 거지와 옷을 바꿔 입는 바람에 벌어지는 해프닝을 다룬 <왕자와 거지> 등 고전이 바탕이다. 니콜라스 케이지 주연의 <패밀리맨>과 비슷한 구조를 띈다.

영화, 드라마계는 꾸준히 뒤바뀐 몸, 운명을 테마로 변주되는 이야기를 주기적으로 취해왔다. 이유는 ‘안정성’이다. 신선하지는 않겠지만 오랜 세월 사랑 받아온 검증된 이야기에 한국식 유머 코드와 전세계적 공감 코드인 가족애를 섞어내면 중박은 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거기에 화려한 경력을 보유했던 톱스타가 하루아침에 재연배우로 전락했다는 웃지 못할 상황은 짜릿한 반전을 선사한다. 연초에 개봉하는 영화답게 비록 작심삼일로 끝나더라도 신년 계획 세우는데 어필하려는 심산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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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권상우의 삶을 일부 모사한 것 같은 박강 캐릭터는 ‘소라게 퍼포먼스’를 선보이며 웃음 몰이에 박차를 가한다. 권상우는 20대 초 한국 영화와 드라마계를 이끈 스타였다. 잘 생긴 몸짱 스타의 이미지가 컸지만. 멜로와 액션을 오가며 열띤 필모를 쌓아왔다. <탐정: 더 비기닝> 부터 코믹 이미지로 전환했다.

이후 <탐정: 리턴즈>, <두번할까요>, <히트맨>, <스위치>까지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최근 웨이브 오리지널 시리즈로 제작된 [위기의 X]까지 더하면 40대 권상우의 친근한 이미지가 더해져 가족단위가 볼만한 영화를 찾는다면 <스위치>가 제격이다.

권상우는 부모가 되어 보니 앞으로 <테이큰>처럼 가족을 구하는 아빠를 연기하고 싶었다고 말했는데, <스위치>를 찍으며 더욱 가족의 의미를 되새겨 보게 되었다고 털어 놨다. 이민정과 권상우는 실제 배우와 결혼 했고 자녀가 있어서일까. 부부 케미가 생각보다 찰지다. 아이들을 다루는 실력도 연기가 아닌, 생활에서 비롯된 능숙함이 그대로 드러난다. 무난한 연출 속에서 <남자사용설명서> 이후 또 다시 톱스타를 연기한 오정세의 뻔뻔한 연기마저도 재미 포인트로 작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