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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우리 2] 우리가 지나친 곳을 비추는 따뜻한 네 가지 시선

신예 감독들이 바라보는 우리의 오늘은 어떨까? <오늘, 우리 2>에서 네 명의 감독은 다양한 인물의 상처와 고민, 그리고 그들이 이걸 딛고서 오늘을 살아 내는 이야기를 통해 관객에게 위로를 전한다. 

전편인 <오늘, 우리>(2019)는 동시대를 살아가는 네 명의 여성의 이야기를 묶은 영화였다. 연애와 취업 등에서 오는 딜레마와 그 앞에서 무력함을 느끼는 인물들의 이야기에는 많은 이가 겪을 법한 아픔이 있었다.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의 고민을 밀도 있게 담았고, 덕분에 공감대를 형성하게 할 만한 요소가 있었다.

2021년, 또 다른 네 편의 단편을 묶은 <오늘, 우리 2>는 네 가족을 경유하면서 우리의 가족을 돌아보게 한다. 아버지와 아들의 고민을 담은 <낙과>를 시작으로 삼 남매의 어머니를 향한 그리움을 표현한 <아프리카에도 배추가 자라나>, 소원한 어머니와 아버지를 연결하려는 <갓건담>, 엄마와 아들의 특별한 유대에 관한 이야기 <무중력>까지 네 편의 이야기가 가족의 의미를 묻는다.

양재준(<낙과>), 이나연(<아프리카에도 배추가 자라나>), 이준섭(<갓건담>), 여장천(<무중력>) 4인의 감독이 보여주는 시선과 메시지는 다르지만, 영화가 현실을 보여주는 질감은 닮았다. 꾸미지 않고, 때로는 거칠게 프레임에 구겨 넣은 영상엔 현실의 차가움과 쓸쓸함이 그대로 묻어난다. 종종 다큐멘터리처럼 극영화의 분위기가 증발하는 부분도 있는데, 이는 스크린의 경계를 허물고 현실을 환기하면서 인물들의 고통에 더 몰입하게 한다. 

‘소외’된 곳에 카메라를 가지고 갔다는 점도 눈여겨볼 만하다. 네 편의 이야기엔 ‘영화처럼 멋진 삶’보다는 ‘영화 같은 사건을 꿈꾸는 삶’이 등장한다. 여기에 카메라를 비추며 오늘 어딘가에서는 있었을 누군가의 하루를 생각하고, 우리의 하루를 곱씹게 한다.

마냥 즐겁게 볼 수 있는 영화는 아니다. 하지만 무심코 지나쳐 버리기엔 곱고, 아까운 이야기들이다. 영화계가 놓칠 수도 있는 새로운 감독들의 가능성을 펼칠 장을 마련한다는 점, 그리고 우리가 놓쳤을지도 모를 누군가의 하루를 보게 한다는 점에서 ‘오늘, 우리’ 연작은 가치 있고, 응원하게 된다.

키노라이츠 매거진 편집장 강해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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