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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 드 니로’와 6학년 손자의 한 판 승부!

갑작스럽게 같이 살게 된 외할아버지에게 내 방을 빼앗긴다면? 열두 살 어린이에게 ‘나만의 공간’이란 세상의 전부와도 같다. 문 앞에 야심 차게 붙여 놓은 ‘피터 외 출입금지’ 팻말도, 머리맡의 마이클 조던 포스터도 전부 떼야 하는 절망적인 상황. 그리고 외할아버지도 어딘가 심상치 않다.

‘가족끼리는 원래 서로 희생하는 거야’라는 부모님의 말에 피터(오크스 페글리)는 할아버지인 에드(로버트 드 니로)에게 방을 양보하고 다락으로 이사하기로 한다. 하지만 다락방에서 며칠 지내는 동안 쥐도 만나고, 천장에서 떨어지는 물도 맞아보니 아무래도 이건 아닌 것 같다. 방을 되찾기로 결심한 피터는 할아버지에게 전쟁을 선포하고, 그렇게 룰도 나이도 없는 방 쟁탈전이 시작된다.

손자와 할아버지의 싸움이라, 어느 한쪽이 불리한 싸움이라고 생각했다면 큰 오산이다. 열두 살 피터와 할아버지인 에드는 각각 치밀한 전략으로 서로에게 맞선다. 예를 들면 의자의 나사를 몽땅 풀어놓거나, 공들여 한 방학 숙제를 엉뚱한 파일과 바꿔치기하는 등. 두 사람의 장난에 엉뚱하게 걸려드는 주변 인물들 또한 웃음을 자아낸다. 서로에게 딱 맞는 적수를 만난 듯, 피터의 십 대 친구들과 에드의 노인 친구들이 팀전을 벌이며 세대를 뛰어넘는 대결을 보여주기도 한다.

<워 위드 그랜파>가 제작된 배경에는 흥미로운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다. 바로, 어느 초등학생의 학교 숙제에서 출발했다는 것. 숙제를 하기 위해 동명의 원작 소설을 읽은 열한 살 소년 트레 퍼드가, 이 재미있는 이야기를 영화로도 보고 싶다는 생각에 영화화를 결심했다고 한다. 그는 부모님의 도움을 받아 총괄 프로듀서로서 영화에 참여할 수 있었고, 각본을 꼼꼼히 검토하고 각종 장면을 제안하기도 하며 열한 살의 시선에서 영화를 더욱 유쾌하게 만들었다.

<워 위드 그랜파>는 결국 가족 간의 사랑을 이야기하는 영화다. 치열한 결투 사이사이 손자가 할아버지에게, 할아버지가 손자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건네는 걸 보면, 나도 모르게 웃음이 터지는 동시에 마음이 따뜻해진다. 생각해보면 가장 많이 싸우게 되는 것이 가족인데, 서로 아끼고 사랑하기 때문에 부딪힐 일이 더 많은 것은 아닐까?

엔딩 크레딧 이후, 보기만 해도 유쾌한 미공개 영상이 있으니 끝까지 자리를 지킬 것을 추천한다. 온 가족이 모여 한바탕 웃으며 관람하기에 제격인 영화다. <워 위드 그랜파>는 2월 24일 개봉 예정이다.

글: 키노라이츠 손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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