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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피센트 2] 어둠의 요정이 디즈니에서 살아남는 법

2014년 개봉한 <말레피센트>는 동화에서 악역을 맡았던 어둠의 요정의 시선에서 재구성한 이야기다. 저주를 풀고 진정한 사랑과 평화를 추구했던 원작 공주의 이야기와 달리, 인간의 탐욕과 이기심에 주목한다. ‘말레피센트’(안젤리나 졸리)라는 캐릭터의 내적 성장과 ‘스테판 왕’(샬토 코플리)의 타락을 비교하면서 동화를 재해석해냈다. 더불어 매혹적인 안젤리나 졸리의 이미지는 화제였고, 전 세계 7억 5천만 달러의 흥행에도 성공했다.

성공적인 1편의 후속작 <말레피센트 2>는 할리우드 시퀄의 덕목인 스케일 확장을 시도한다. 1편이 말레피센트와 오로라(엘르 패닝)의 개인적 관계에 집중했다면, 이번 편엔 요정과 인간이란 종족 간의 관계로 갈등이 더 커졌다. 동시에 종족별 특색이 잘 드러나는 공간의 미장센, 의상은 더 화려해졌다. 특히, 말레피센트는 전작보다 더 날렵하고 블랙 톤으로 표현되었는데, 전작보다 강렬한 아우라를 내뿜는다.

아이맥스 관람이 가능한 액션 씬의 볼거리도 한층 업그레이드했다. 전편이 동화의 재현에 목적이 있었다면, 이번 편은 전쟁이란 스펙터클을 통해 새로운 메시지를 담는다. 종족별 개성을 잘 살린 전투 씬은 왜 <말레피센트 2>에 <캐리비안의 해적: 죽은 자는 말이 없다>의 요아킴 뢰닝 감독이 팰요했는지를 증명한다. 현란한 카메라 무빙, 전장의 속도감, 마법을 활용한 판타지풍의 전투 등은 <캐리비안의 해적>에서 봤던 연출이 자연스레 오버랩된다. 또한, 공중에서 펼쳐지는 액션은 <아바타>의 공중전 연상될 정도이며, 그 규모가 상당하다.,

<말레피센트 2>는 1편에서 5년 뒤의 시간을 담았다. 이 기간 동안 엘르 패닝은 아역 연기자란 수식어를 완전히 지웠다. <말레피센트> 이후 10편이 넘는 작품에 출연하며 착실히 필모그래피를 쌓았고, 최근에도 <갤버스턴>, <틴 스피릿>에서 다양한 표정을 보여줬다. 더불어 칸 영화제에서 최연소 심사 위원으로 활약하기도 했다. 흥미로운 건, <틴 스피릿>의 감독이었던 맥스 밍겔라 감독과의 연애 소식이었다. 엘르 패닝은 <말레피센트 2>의 오로라처럼 사랑 앞에서 당당한 모습을 보였고, 이는 오로라에 더 이입하게 한다. ‘말레피센트’란 시리즈를 통해 관객은 오로라와 엘르 패닝의 성장을 동시에 목격하는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다.

안젤리나 졸리 역시 개인적 상황과 말레피센트라는 캐릭터에 유사성이 있다. 최근 그녀는 자녀를 한국에 보내며, 자시처럼 키운 오로라를 떠나보내는 말레피센트와 유사한 경험을 했다. 최근 인터뷰에서 안젤리나 졸리는 아들을 타지에 보내는 개인적 경험 덕에 말레피센트에 더 이입할 수 있었다고 했다. 또한, 영화 속에서 아이들을 향해 미소 짓는 말레피센트의 얼굴은 UN 난민 기구의 친선대사로 활동했던 그녀의 모습이 겹쳐 보여 더 큰 감동을 준다.

<말레피센트 2>는 동화의 재현을 넘어 시리즈만의 독립적이고 독창적인 이야기를 시도한 영화다. 볼거리와 이야기의 확장으로 즐길 건 더 많아졌고, 캐릭터와 배우의 성장을 함께 볼 수 있는 특별함도 있다. 거대한 전쟁과 갈등 속에서도 결국은 화합과 공존, 평화를 이야기하기에 가장 디즈니다운 영화이기도 하다. 말레피센트가 어둠의 요정이란 사악한 이미지 속에서도 디즈니의 메인 캐릭터로 주목받은 것엔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키노라이츠 매거진 편집장 강해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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