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중독자이자 노숙자였던 ‘제임스’라는 남자는 우연히 만난 길고양이 덕분에 새로운 인생을 살았다. 마약을 끊고 버스킹 공연으로 유명해졌으며, 이 실화를 옮긴 책은 베스트 셀러가 된다. 그리고 이 이야기는 2016년 <내 어깨 위 고양이, 밥>이라는 영화로 관객과 만났다. 그로부터 4년 뒤, 바이러스 탓에 최악의 크리스마스가 될지 모르는 시기에 밥은 다시 한번 찾아왔다.
<내 어깨 위 고양이 밥, 2>는 1편 이후의 행복한 밥과 제임스가 아닌, 그들의 힘들었던 과거의 겨울로 돌아가 이야기를 풀어낸다.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헤어질 위기에 처한 두 친구의 이야기로, 작지만 유일하게 온기를 나누던 고양이와 이별은 앞둔 제임스의 고민을 볼 수 있다. 파티와 행사 등 화려함에 가려진 크리스마스의 차갑고 쌀쌀한 그림자를 비추며 우리의 이웃을 돌아보게 한다. 그렇게 온기를 나누는 크리스마스의 가치를 말하는 영화다.
전 편이 밥과 제임스의 유대와 제임스의 성장을 담았다면, 이번 영화에서는 이들의 모습에 감동한 사람들의 표정이 중심에 있다. 작은 고양이가 만든 긍정적인 에너지와 온기가 퍼져 소외된 이웃에게 희망을 전하고, 그들의 인생에 영향을 주며 스크린 너머의 관객에게 감동을 준다. ‘밥의 이야기’에서 ‘밥이 바꾼 지역사회’로 이야기가 확장했고, 덕분에 큰 위로를 받을 수 있다.
이제는 밥의 모습을 스크린에서만 볼 수 있어 <내 어깨 위 고양이 밥, 2>는 더 특별하다. 1편에서 대부분의 연기를 직접 소화했던 밥은 2편에서도 제작진과 좋은 호흡을 보였고, 그 덕분에 영화엔 생생하면서도 귀여운 장면이 많이 담길 수 있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올해 6월, 밥은 14살의 나이로 무지개 다리를 건넜고, 이 영화가 관객이 밥을 만날 수 있는 마지막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 남자를 구원한 고양이는 필름 속의 빛이 되었다. 밥이 따뜻하게 빛나는 순간은 크리스마스 전날 스크린에서 만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