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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거나 속이거나] ‘시실리 2km’의 대만 리메이크 영화

어렵게 다이아몬드를 손에 넣은 부패 경찰 펑(진백림)은 파트너 치앙. 펑은 그동안 진 빚을 청산하고 새로운 삶을 살려고 했지만 함정에 빠져버린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치앙이 훔친 다이아몬드를 48시간 안에 찾아와야 한다. 부하가 손가락을 잘린 채 인질로 잡혀 있는 절체절명의 위기 앞에 순간. 치앙을 믿지 못하던 펑이 심어 둔 핸드폰 위치 추적 정보를 통해 한 시골 마을에 당도한다. 하지만 외지 중의 외지인 시골 마을에 치앙의 흔적은 찾을 수 없어 난감해지고야 만다.

한편, 치앙은 다이아몬드를 들고 도망치던 중 교통사고를 당해 깊은 숲속에서 길을 잃는다. 그러던 중 한마을을 발견하고 하룻밤만 재워 달라고 도움을 요청한다. 그날 밤, 치앙을 몸속에 숨겼던 다이아몬드를 극적(?)으로 쏟아내지만 마을 사람들의 장난에 정신을 잃고 만다. 그저 재미 삼아 친 장난인데 변기에 머리를 맞고 쓰러진 치앙이 죽었다고 생각해 시체를 처리하려던 중 콧구멍 속에서 반짝이는 다이아몬드를 발견하자 걷잡을 수 없는 욕망에 사로잡히게 된다.

다이아몬드의 정체를 알아버린 마을 사람들은 석태를 숨기기에 급급하고, 이 마을에 온 펑과 일당들은 이상한 기운을 감지하고 치앙을 찾는다. 쫓고 쫓기는 가운데 마을 사람들은 숨겨왔던 본성을 드러내고 귀신보다 더 무서운 마을 사람들과 전쟁을 벌일 수 밖에 없다.

영화 <속거나 속이거나> 스틸컷

영화는 순박해 보이는 외형과 달리 인간의 내재된 욕망을 보여준다. 겉으로만 보이는 것은 어쩌면 눈에 현혹되어 버리는 것일 뿐, 속마음의 진실까지 간파해 내지 못하는 인간의 어리석음을 꼬집기도 한다. 인간의 날 선 치부를 드러내도록 하는 다이아몬드는 궤변과 어우러지면서 누가 선인인지 악인인지 구분 지을 수 없게 된다.

다섯 명이 전부인 마을 사람들은 합심해 다이아몬드를 사수하려고 하고, 도시에서 온 펑과 부하들은 다이아몬드를 찾기 위해 혈안 되어 있다. 도시 사람과 시골 사람들 할 것 없이 서로를 속이거나 속이며 팽팽하게 줄다리기한다. 그 와중에 이따금 등장하는 귀신은 과장된 슬랩스틱 코미디에서 적절한 균형을 잡는다. 사연 있어 보이는 귀신의 정체가 후반부에 밝혀지는 반전은 싸움의 진정한 승리자가 누구인지 의아하게 한다.

B급 코미디의 정석이라 불리는 신정원 감독, 임창정 주연의 <시실리 2km>(2004)의 대만 리메이크 버전이다. 쉬푸샹 감독은 원작 영화를 보지 않았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리메이크 버전임에도 한국 영화와 비슷하면서도 묘한 차이점이 보인다. 각각 개성 있는 캐릭터가 살아있는 원작과 달리 외지인(펑과 부하) 캐릭터들에게 쏠려있다.

임창정이 맡은 인물이 진백림으로 바뀌면서 원작을 감상한 관객에게는 다소 낯설게 느껴질 수 있겠다. 진백림은 2016년 천정명, 하지원과 한국 영화 <목숨 건 연애>에 출연, 2015년 한. 중국 합작 <나쁜놈은 죽는다>를 통해 한국 관객에게 얼굴을 알렸다. 배우 송지효와 예능에서 커플로 나와 더욱 주목받았다. 이번 영화에서 연기뿐만 아닌 음악 감독으로 참여해 영역을 넓혔다.

<시실리 2km> 특유의 병맛 스타일과 언어유희적 해학, 충청도 사투리의 구수함은 아쉽게 살리지 못했지만 불교, 원한 등 동양적인 사상이 웃음 포인트다. 특히 후반부 무술 대결을 펼치는 장면을 할애해 중화권 영화다운 특유의 분위기를 풍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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