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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배트맨> 2년 차 히어로의 고민과 혼란의 성장기

영화 <더 배트맨>은 DC 코믹스의 80년 된 대표 히어로의 최강자다. 가장 많이 영화화된 캐릭터를 다시 소환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전통적인 배트맨, 팀 버튼 버전, 크리스토퍼 놀란 버전, 잭 스나이더 버전 등 다양하게 해석되며 악당 캐릭터도 변화했다. 그중 영화는 ‘배트맨 : 이어 원’을 레퍼런스 삼았으며 어떤 버전을 좋아하든 DC 코믹스 라인과 독자적인 라인을 달린다. 한 편의 영웅 이야기이자, 러브 스토리, 탐정물, 호러물의 다채로운 장르성을 응축했다고 할 수 있다.

전통적인 배트맨 시리즈처럼 어두운 분위기를 바탕으로 하되 맷 리브스 사단은 고담시의 자경단으로 활동하는 2년 차 실수투성이를 선보였다. 그래서 배트맨 앞에 ‘The’가 붙는 이유다. 심오한 고민과 정체성의 혼란을 겪는 30세 배트맨으로 한정, 히어로와 현실 속 소시민의 균형잡기에 노력했다. 스스로 통제하기 힘든 뒤틀린 6대 배트맨, 로버트 패틴슨은 정직하고 이타적인 영웅으로 연기하지 않았다. 미성숙이자 힘겹게 성장 중인 불완전한 함량 미달 영웅이다. 묵직하면서도 내면의 흔들림을 이기지 못한 나약한 존재로 그려냈다.

사건 현장에 배트맨에게 쪽지를 남기며 퍼즐과 암호를 이용해 수수께끼를 던지는 빌런 리들러와 고담시의 비밀을 파헤치는 지능 게임을 하게 된다. 배트맨과 리들러는 둘 다 고아라는 공통점이 있지만 부유한 도련님과 어렵게 자란 환경이 차이가 크다. 마치 동전의 이면, 내면의 명암처럼 밝고 어두움이 있는 캐릭터다. 그래서일까. 복잡한 마음을 품은 애증 관계의 연인 같아 보이기도 한다. 선과 악이 뚜렷한 대비보다, 거울처럼 보이기도 한다. 리들러는 배트맨을 늘 닮고 싶으면서도 괴롭히고, 배트맨은 악당인 그를 저주하면서도 이용하는 관계로 그려진다.

2년 차 새내기 히어로의 혼돈과 성장

타락한 도시 고담. 곧 있을 시장 선거를 앞두고 어느 때보다 긴장된 하루하루를 보낸다. 할로윈의 밤 유난히 무법천지로 들끓는 고담시는 마치 폭풍전야를 연상케 한다. 마스크를 쓴 채 코스튬까지 하면 정체를 알 수 없기 때문에 이날만을 기다려 온 악당들은 고삐 풀린 망아지처럼 미쳐 날뛴다.

비가 추적추적 내리지만 어김없이 도시를 순찰하던 브루스 웨인(로버트 패틴슨)은 범법자를 응징하는데 혈안이 되어있었다. 2년이 지났으나, 그 의미를 찾을 수 없어 방황 중, 그저 해야 할 일이라고 다독이고 있었다. 위험에 빠진 사람을 구한다거나 정의를 위해서라는 거창한 이유 보다 부모님의 복수라는 트라우마를 치유하지 못하고 거리를 배회하기에 이른다.

한편, 배트맨은 집사 알프레드(앤디 서키스)와 경위 제임스 고든(제프리 라이트)의 도움을 받아 썩어빠진 공직자들과 고위 관료를 응징하는데 힘 쏟는다. 그러던 어느 날, 시장 후보가 잔혹하게 살해된 현장에서 의문의 쪽지를 발견하고, 이를 통해 연쇄살인마 리들러(폴 다노)와 만난다.

이후 리들러와 수수께끼를 풀어야만 다음 살인을 막을 수 있게 되자, 두뇌를 풀 가동해 탐정으로서의 능력을 발휘한다. 이에 캣우먼(조 크라비스츠), 펭귄(콜린 파렐), 카마인 팔코네(존 터트로)와 단계별로 만나 단서를 추적해 나간다. 과연 배트맨은 어려운 문제를 풀고 해답을 구할 수 있을까?

배트맨보다 브루스 웨인

여러 차례 재해석된 배트맨과의 차별점을 꼽으라면 완전한 영웅이 되기 전 어설프고 인간적인 모습이다. 히어로부터 빌런, 조력자 등 캐릭터는 이분화되어 있지 않고 복잡한 내면을 갖는다. 따라서 배트모빌, 슈트 등도 레트로한 분위기로 제작해 경험과 여정을 관객이 공감할 수 있게 했다. 부모를 잃고 그늘진 은둔형 외톨이, 부잣집 도련님, 최고의 탐정이기도한 청년은 알프레드와 고든의 도움 없이는 홀로서기 할 수 없는 존재다.

크리스토퍼 놀란의 배트맨처럼 수련을 통해 무술을 연마하지도 최고의 무기를 개발하지 못했다. 대신 탐정 수사, 비상한 머리를 이용해 싸운다. 찔러도 피 한 방울 나오지 않을 것 같은 냉철한 카리스마와 고도의 집중력보다, 자주 감정에 휘둘린다. 자주 부딪히며 깨져서 안타까움을 유발하는데, 현실에서 완벽하지 못한 누군가의 모습과 겹쳐지기도 해 친근하기까지 하다.

캣우먼도 배트맨과 같은 편인지 반대편인지 알 수 없는 미스터리한 인물로 설정했다. 아버지에 대한 원망, 친구에 대한 복수가 우선인 캣우먼은 한껏 복잡하고 심오하다. 배트맨에 대한 감정이 사랑인지, 연민인지, 배신인지. 애매하기 때문에 매력적이면서도 그녀 또한 생계가 보장되지 않아 불안한 삶을 살아가는 소시민의 모습으로 선보여 공감된다.

리들러 또한 짐 캐리가 연기한 엉뚱한 하이텐션의 리들러가 아니다. 폴 다노의 리들러, 에드워드 내쉬튼은 명석한 두뇌를 가진 천재 포렌식 회계사다. 하지만 부패한 권력과 올라갈 수 없는 한계를 인식하고 극도로 흑화 한다.

기괴한 외모와 정치적인 육감을 타고난 펭귄 역의 콜린 파렐, 마피아 두목 팔코네 역의 존 터투로까지 강렬한 존재감이 176분이란 긴 러닝타임을 차지한다. 더불어 고담시는 현재 어딘가에 존재할 것 같은 현실성은 물론 곧 있을 대선과 관련해 정경유착, 재개발, 비리 의혹 등 생각할 거리를 던져준다. <더 배트맨>의 호불호 갈릴 포인트가 될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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