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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릿 트레인> 천하의 운 없는 킬러의 고단한 하루

팬데믹 3년 만에 전 세계적의 영화시장은 판이 완전히 바뀌었다. 개봉 전 내한해 얼굴을 비추던 해외 배우와 감독의 발길이 뚝 끊어졌다. 심각하게 침체된 영화계는 다시 일어서기 힘들어 보이기까지 했다. 그렇게 버티고 버텼다. 팬데믹이라는 긴 터널을 빠져나오고 있는 중 [오징어게임]이 글로벌 콘텐츠가 되면서 덩달아 한국은 ‘핫한 나라’가 되었다. 한국은 테스트 베드를 넘어 흥행 필수 방문 코스로 떠오르고 있다.

이 기세를 몰아 팬데믹 이후 첫 방문자는 단연 ‘톰 크루즈’였다. <탑건: 매버릭> 홍보차 배우들을 이끌고 찾아왔고 홍보효과는 관객수 증가에 큰 기여를 했다. 친절한 톰 크루즈가 가니 브래드 피트가 왔다. 바통을 이어 받은 브래드 피트는 8년 만에 4번째 내한으로 대한민국을 술렁이게 했다. 과연 그 효과를 탑건팀 만큼 누릴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천하의 운 없는 킬러의 하루

불운을 타고난 킬러 레이디버그(브래트 피트)는 서류 가방을 가져오라는 미션으로 초고속 열차에 탑승했다. 매번 따라주지 않는 운. 실패 킬러라는 수식어로 심각하게 직업적 고민하게 되지만, 언제 그랬냐는 듯 작업에 착수했다. 그러나 이번 일은 쉬운 일이었고 대타였기 때문에 가볍게 생각했던 게 흠이었을까. 초장부터 꼬여버린 일은 각종 사건사고를 일으키고, 얼떨결에 내릴 기회조차 사라져 사건에 휘말려 버린다.

같은 열차에 탑승한 탠저린(애런 테일러 존슨)과 레몬(브라이언 타이리 헨리)은 의뢰인의 아들(로건 레먼)과 서류 가방을 챙겨 오란 미션을 수행 중이다. 깔끔한 외모와 실수 없이 완벽한 탠저린과 모든 일을 애니메이션 [토마스 기차]로 투영하는 레몬은 늘 티격태격하지만. 결국엔 화해하고 찰떡 호흡을 자랑하는 최상의 콤비다. 하지만 한눈판 사이 의뢰인 아들이 사망하는 것은 물론 서류 가방까지 없어져 버렸다. 어쩐지 쉽게 돌아가는 일이 이상하긴 했다.

그 시각, 다른 칸에는 아내 죽음에 복수하려는 킬러 울프(배드 버니)와 백의 사신을 죽여 달라고 부탁한 프린스(조이 킹), 옥상에서 아들을 떠민 범인을 찾으려는 유이치(앤드류 코지) 등. 의뭉스러운 킬러도 타고 있었다. 이로써 250 마일로 달리는 초고속 기차는 다양한 사연으로 무장한 전 세계의 킬러가 모인 화약고가 되었다. 언제 어떻게 터질지 모르는 일촉즉발 상황 속, 우연과 우연이 겹쳐 불운과 행운이 만들어진다. 후진 없이 오직 앞으로만 달려 나가는 기차 안에서 과연 가방은 누구의 손에 들어가게 될까?

인연이 모여 만들어진 영화

불릿 트레인

<불릿 트레인>은 서사보다 캐릭터가 강력하게 움직이는 영화다. 레이디버그, 프린스, 탠저린, 레몬, 울프 등 각자의 개성을 살린 코드네임이 주는 의미가 있다. 거기에 미션은 실타래처럼 꼬여 이리저리 움직이는 가방처럼 갈팡질팡한다. 실제 가방은 그저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하나의 장치일 뿐 중요치 않다. 일종의 맥거핀이다. 복수, 돈, 업무, 명성 등 각자의 사정에 따라 수행하기 위해 모인 킬러들의 난장 파티를 지켜보는 것뿐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살인이 일어나고 수습하려는 과정에서 또 다른 살인이 벌어지게 된다.

일본의 작가 이사카 고타로의 소설 《마리아비틀》을 원작으로 한다. 탄탄한 서사와 재미까지 갖춰 많은 작품이 영화, 드라마, 만화로 만들어졌다. 영화 <명랑한 갱이 지구를 움직인다>, <집오리와 들오리의 코인로커>, <피쉬 스토리>, <골든 슬럼버> 등. 영상화 작업은 주로 일본과 한국에서 진행되었다. <불릿 트레인>이 첫 할리우드 진출작이다. 또 다른 소설 《종말의 바보》는 한국 넷플릭스 드라마로 제작되어 기대를 모으고 있다.

감독 데이빗 레이치 감독은 스턴트 맨에서 출발해 격투 연출가, 스턴트 코디네이터로 할리우드 영화계에서 다양한 경력을 쌓아 온 감독이다. 사실 브래드 피트의 스턴트 대역으로 활동했다. <파이트 클럽>, <오션스 일레븐>, <스파이 게임>, <미스터 & 미세스 스미스>, <트로이> 등을 함께 하며 20년 넘는 우정을 이어왔다. 자신의 대역이었던 스턴트 배우가 연출자로 성장한 영화에 출연한 브래드 피트는 어떤 심정일지 궁금하다. 이를 대략적으로 짐작해 볼 수 있는 영화가 <데드풀 2>의 단 2초 출연이다. 카메오로 출연했던 브래드 피트의 등장은 영화의 깜짝 재미였다.

그는 <데드풀 2>, <분노의 질주 :홉스 & 쇼>, <존 윅> <아토믹 블론드> 등 시그니처 액션으로 각광받고 있는 연출가다. 독특한 감독의 필모그래피답게 액션에 진심이 장면이 <불릿 트레인>에서도 등장한다. 한번 타면 다음 정거장까지 내릴 수 없다는 한정된 공간 특성상 스턴트맨을 숨길 수 없었다고 한다. 스턴트를 줄이고 직접 연기를 소화해야 했던 배우들의 리얼 액션을 제대로 만끽할 수 있다. 참고로 데이빗 레이치 감독은 레몬과 탠저린의 실수로 죽인 무고한 시민 역할로 깜짝 등장한다.

한국과도 인연이 깊다. 영화제작사 플랜 B의 수장인 브래드 피트는 봉준호 감독의 <옥자>, <미키7> 과 <미나리>를 알아본 금손이기도 하다. 또 다른 인연도 눈에 띈다. 브래드 피트와 산드라 블록, 채닝 테이텀이다. 세 사람은 <로스트 시티>에도 출연 했다. 어려운 시기에 도와준 보답으로 브래드 피트가 <로스트 시티>에 흔쾌히 출연했다. 품앗이하듯 도움을 주고받는 훈훈한 풍경이다. 영화가 인연, 운, 운명에 관한 메시지를 던지고 있어 의미까지 되새겨볼 수 있다.

이정재와 정우성의 인맥을 확인하는 영화가 <헌트>라면 브래트 피트의 인맥자랑은 <불릿 트레인>에서 확인할 수 있다. 말 한마디도 없이 출연한 톱스타도 있어 찾는 재미도 쏠쏠하다. 특색 있는 캐릭터, 화려한 청불 액션, 터지는 볼거리로 무장한 외화를 원한다면 <불릿 트레인>을 추천한다. 쿠키영상은 1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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