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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 [카지노] 도박 없이 정직한 승부수

디즈니+ <카지노> 스틸컷

[김준모 기자] 연말을 맞이해 OTT 마다 기대작 공개를 앞두고 있다. 넷플릭스는 송혜교와 김은숙 작가 조합의 드라마 <더 글로리>를, 웨이브는 주지훈을 앞세운 영화 <젠틀맨>이 출격을 대기하고 있다. 티빙 역시 <술꾼도시여자들2>를 공개하며 선물을 선사하고 있다. 디즈니+는 최민식, 손석구, 이동휘 주연에 <범죄도시> 강윤성 감독이 메가폰을 쥔 <카지노>를 공개했다.

<카지노>는 <무빙>, <비질란테>와 함께 디즈니+ 한국 오리지널 기대작으로 큰 주목을 받았다. 24년 만에 드라마에 복귀한 최민식, 올해 대세로 떠오른 손석구, <범죄도시> 시리즈의 멤버들과 강윤성 감독의 첫 드라마 연출작이란 점에서 흥행이 예고되었던 바이다. 마침 디즈니+가 <형사록>과 <3인칭 복수>를 통해 부정적이었던 한국 오리지널 시리즈에 대한 반응을 어느 정도 회복하면서 기폭제 역할을 해줄 것이 예상되었다.

베일을 벗은 <카지노>는 도박 없이 정직한 수를 던진다. 아니, 정직한 수만 던진다. 작품이 보여준 예고편은 카지노의 왕, 최무식이 살인사건으로 인해 위기에 몰리는 모습이었다. 자신만이 왕국을 건설한 무식은 필리핀 파견 경찰 승훈과 격렬한 대립을 펼친다. 작품은 이 무식의 일대기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아역부터 청년시절까지, 한국사의 어두운 측면 속에서 어떻게 악에 빠지게 되었는지 보여준다.

디즈니+ <카지노> 스틸컷

강윤성 감독은 <범죄도시>와 <롱 리브 더 킹>, 두 편의 영화를 통해 장점과 단점을 또렷하게 보여주었다. 스토리를 단조롭게 풀어내지만 연출에 있어 경쾌하고 묵직한 액션을 선보였다. 맛깔나는 대사는 덤이다. 이런 장점과 단점은 <카지노>에서도 고스란히 반영된다. 무식의 체포 장면을 시작으로 시점은 과거를 향한다. 이후 무식의 어린 시절과 청년 시절, 필리핀에서 카지노 사업을 시작하는 모습을 교차로 전개한다.

교차 전개를 택했음에도 드라마적인 흥미를 자아내는 구성보다는 무식의 캐릭터를 보여주는 데에만 주력한다. 지독한 가난에 시달리며 돈의 가치를 일찍 깨우친 어린 시절, 어른들에 의해 망가진 학창 시절을 보여주며 현재의 무식의 모습과의 연결고리를 만드는데 주력한다. 이런 정직함은 왜 1~3화를 초반에 공개했는지 의문을 자아낸다.

드라마에는 15분의 법칙이란 게 있다. 15분 안에 시청자의 마음을 사로잡지 못하면 채널이 돌아간다는 점에서 나온 말이다. <카지노>는 3화 때까지 시선을 확 사로잡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다. 가벼운 리듬감으로 지루함을 주지 않지만 갈등이 고조되는 순간이 없다 보니 극적인 긴장감도 부족하다. 정말 너무나도 정직하게 빌드업을 하는 과정에 매진한다.

제목은 ‘카지노’이지만 극적 흥미를 자아낼 도박적인 수를 두지 않는다. 그렇다고 클래식한 매력을 지니지도 않는다. 드라마 임에도 다음 회차를 기대하게 만드는 떡밥이나 흥미를 자아내는 결말 형성에 초점을 두지 않는다. OTT의 장점이 기대작의 경우 채널이 돌아가는 변수를 최소화 할 수 있다는 점이지만 지나치게 신뢰를 보이는 게 아닌가 싶다.

<카지노>가 지닌 무기는 많다. 아직 본격적으로 암투와 배신이 펼쳐지지 않았고 손석구, 허성태, 조재윤 등 히든카드가 될 수 있는 캐릭터들 역시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이동휘 역시 본격적인 활약이 시작되지 않은 상황이다. 다만 다수의 무기를 지니고 있음에도 방탄복 안에 숨긴 채 전장에 뛰어든 모습이 아쉬움을 자아낸다.

강윤성 감독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킹덤>의 두 번째 스핀오프 <세자전>의 연출을 맡을 예정이다. 앞으로 매주 한 화씩 공개될 <카지노>는 <세자전>의 성공여부를 점쳐보는 시험무대가 될 것이다. 갈수록 흥미를 더하는 전개로 정직한 전개가 묵직한 한방으로 다가올지, 아니면 흥미를 잃어버린 전진만 있을지 말이다. 

現 키노라이츠 편집장
前 씨네리와인드 편집장
前 루나글로벌스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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