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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 [카지노]가 최악의 결말이라 욕먹는 5가지 이유

출처 : 디즈니+

‘카지노’는 디즈니+에게 두 가지 희망을 안겼다. 연달아 화제성 몰이에 실패했던 한국 오리지널 시리즈가 받은 첫 주목, 지향하는 주1회 공개방식의 성공이었다. 문제는 그 매듭을 제대로 엮지 못하면서 최종화라는 포장에 실패한 것이다. 난리도 이런 난리가 없다는 말이 떠오를 만큼 ‘카지노’의 결말은 최악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재벌집 막내아들’은 양반이었다는 소리가 나올 정도니 말이다.

무플보다 악플이 낫다는 마인드라면 모를까. 지금 상황은 ‘카지노’를 메인으로 내세운 디즈니+에게 그리 좋아 보이지 않는다. 시즌1이 받았던 호평과 초반 분위기가 좋았던 시즌2를 생각했을 때 ‘카지노’는 커뮤니티 사이트에 올라온 수많은 결말예측 중 하나만 따랐어도 이런 논란을 일으키지 않았을 것이다. 모두의 예측을 벗어나려다 자기 발등을 찍어버린 이 결말이 욕먹는 이유는 크게 5가지로 볼 수 있다.

첫 번째는 가장 큰 이유, 차무식의 죽음이다. ‘카지노’는 무식의 내레이션을 중심으로 극을 전개했다. ‘카지노’=차무식이란 공식이 성립할 만큼 차무식 중심의 전개로 사랑을 받았다. ‘화무십일홍’이라는 코드에서 알 수 있듯 그가 최후를 맞이할 것이란 건 암시가 되었지만 권력의 몰락으로 여겨졌다. 헌데 작품은 허무하게 주인공을 날려버렸다. 그 어떤 여운이나 인상도 남기지 못하고 말이다.

세 명의 주인공이 고루 분량을 부여받은 게 아닌 실상 무식 중심이었기에 그를 이렇게 퇴장시킨 건 16부까지 함께 한 시청자에 대한 예의를 완전히 저버리는 선택이다. 결말 이후 시즌3에 대한 예측이 있었지만 다수의 시청자들이 부정적인 반응을 보인 건 이런 이유에서다. ‘카지노’는 차무식의 이야기인데 그가 없어졌으니 앙꼬 없는 찐빵, 오아시스 없는 사막이 되어 허무해지고 말았다.

출처 : 디즈니+

두 번째는 캐릭터 밸런스 붕괴다. 극이 진행되면서 캐릭터는 변하기 마련이다. 다만 이 변화에는 근거와 공감이 있어야 한다. 이것은 현실이 아닌 이야기이고 설득이 필요한 작업이니까. 시즌2에 접어들어 ‘카지노’는 정팔의 캐릭터성을 만드는데 공을 들였다. 그의 무능력함과 부족한 자제력, 돈에 대한 욕심 등을 조명했다. 이렇게 설정한 정팔을 결말부에 최종보스 격으로 만드는 선택은 깜냥이 안 되는 캐릭터를 갑자기 수직상승 시킨 무리수로 볼 수 있다.

무식의 캐릭터 역시 의문을 자아낸다. 후반부 빅보스를 배신하려는 지점에서 그동안 보여줬던 캐릭터성과 어긋나는 부분이 다수 나타난다. 의리에 더해 직접 손에 피는 묻혀도 살인은 하지 않던 그가 이 모든 걸 배신하는 모습을 오히려 더 무섭고 위압적인 존재는 빅보스와의 관계에서 선보인다. 빅보스의 수하 라울을 직접 화형 시키는 장면을 넣을 거였으면 왜 태석과 영희를 비롯한 인물들에게는 그러지 않았는지 선택에 있어 밸런스 붕괴를 보여준다.

세 번째는 메인 빌런을 찾지 못하면서 잃은 유기적인 흐름이다. ‘카지노’의 시즌1은 무식의 필리핀 성공 스토리가 주를 이루었다. 유년시절부터의 성장과 필리핀에서의 성공까지를 다루었다. 그러다 소정과 필립의 죽음, 고회장의 의심, 태석의 빌런화로 시즌2의 새로운 방향성을 형성했다. 4화까지는 유기적인 흐름을 이어가는데 성공했다. 태석과 대립이 이어졌고 민회장 살인사건으로 누명을 쓰는 핵심 에피소드가 전개되었다.

문제는 이후다. 누명을 씌운 영희-윤기-칠구는 허무하게 도망을 쳤고, 예고편에서 예측이 되었던 승훈과의 대립은 이뤄지지 않았다. 정팔의 배신도 시그널만 있을 뿐 마지막 회차까지 나오지 않으면서 극적인 흥미를 점점 잃어갔다. 심지어 상수를 페이크 빌런으로 등장시키는 불필요한 여유까지 부렸다. 마지막 회차에서는 특별출연한 이제훈에게 한 회차를 책임지는 빌런 역을 맡기며 혼란까지 자아냈다.

출처: 디즈니+

최종화에서 긴장감을 유발해낼 반동인물을 설정하지 않았으니 결말이 허무하게 전개되는 건 당연한 일이었을 것이다. 여기서 네 번째 문제를 볼 수 있다. 바로 지지부진한 캐릭터 활용이다. 승훈은 세 명의 주인공 중 하나로 무식과 대립할 수 있었음에도 극에서 조력자 역할에 머문다. 대체 이 캐릭터가 왜 주인공 라인에 포함되었는지 의문이 들을 정도다. 무식의 체포라는 마지막 역할이라도 있었다면 모를까. Mr. 애매모호 그 자체의 성격을 부여받았다.

강윤성 감독이 ‘범죄도시’에서 보여준 캐릭터 빌드업을 생각했을 때 시즌1에 등장했던 대다수의 캐릭터들 중 누구와 무식을 엮어도 흥미를 자아낼 것이라 여겼다. 헌데 캐릭터 대다수의 서사가 굳이 극적으로 필요하지 않은 결말부를 향하면서 최종적으로 애매한 위치에 섰다. 고아원 친구 종현만 해도 그렇다. 설정에 따라 줄 수 있는 극적인 재미를 배신하며 서사에 있어 낮은 만족감을 자아냈다.

마지막은 공감을 잃어버린 주제의식이다. 16시간이 넘는 드라마를 보는 이유는 주제의식을 강하게 전달하는 감정적인 공감을 얻기 위해서다. 화무십일홍에 더해 작품이 내세운 건 의리는 죽고 배신은 산다는 비정한 현실이다. 때문에 도입부에서 체포당하는 무식과 배신하는 듯한 정팔의 모습으로 결말을 암시했다. 문제는 이 형태가 최악으로 표현되었다는 점이다. 곱씹어볼 수 있는 여운이나 허망한 감정이 아닌 허무 그 자체다.

무식의 몰락이 순차적으로 그려지거나 정팔의 캐릭터가 철저한 빌드업으로 무식을 죽음으로 몰아갔다면 모를까. 정해진 주제의식을 알맞게 표현할 수 있는 수많은 방향 중 가장 공감이 떨어지는 전달법을 택했다. 결말을 보았을 때 시즌3에 대한 이야기도 나오고 있지만 등장할 가능성은 없다고 본다. 혹 무식이 살아서 돌아온다 하더라도 실망한 구독자들이 다시 ‘카지노’의 문을 노크할 가능성은 낮을 것이다.

現 키노라이츠 편집장
前 씨네리와인드 편집장
前 루나글로벌스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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