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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돈 룩 업] 보고 떠오른 영화들 (feat. 지구 종말)

평소 남다른 입담으로 유머러스한 정치 풍자극을 내놓는 아담 맥케이 감독의 신작 <돈 룩 업>이 넷플릭스 공개에 앞서 몇몇 극장에서 개봉했습니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제니퍼 로렌스를 주연으로 메릴 스트립, 케이트 블란쳇, 조나 힐, 티모시 샬라메 등의 엄청난 배우 라인업을 자랑하며 제작 단계부터 관심을 끌어모았는데요, 영화를 보고 난 관객들의 반응은 호불호가 확실하게 갈리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어떤 영화일까요?

넷플릭스 <돈 룩 업>

영화가 시작하자마자 케이트 디비아스키(제니퍼 로렌스)는 지구를 향해 날아오고 있는 거대한 혜성을 발견합니다. 대학원생인 그녀는 처음으로 자신의 이름을 딴 혜성을 갖게 되었지만, 아무리 계산을 해 봐도 6개월 14일 후 혜성이 지구와 충돌한다는 결과가 나옵니다. 지구의 종말까지 6개월이 남은 셈이죠. 아담 맥케이는 우리가 영화에서 숱하게 봐 왔던 지구의 종말을 ‘만약 현실에서 일어난다면?’ 이라는 가정 하에 영화를 전개시킵니다. 가장 현실적이면서도 사실적인 방식으로 6개월 동안 사람들이 취하게 될 행동을 고스란히 스크린에 담습니다. 그 과정에서 지나치게 현실을 반영해 웃긴 포인트는 물론이고, 캐릭터를 활용한 코미디 요소들이 녹아 있어 웃음을 멈출 수 없습니다.

하지만 줄거리만 봐서는 절대 감이 안 잡히는 이 영화, 먼저 관람한 입장에서 떠올랐던 비슷한 작품들을 통해 힌트를 드릴까 합니다.

빅쇼트

감독: 아담 맥케이

출연: 크리스찬 베일, 스티브 카렐, 라이언 고슬링, 브래드 피트

개봉: 2016.01.21

감독인 아담 맥케이의 대표작, 월스트리트를 배경으로 모기지 사태를 다루며 세계 경제와 정치를 풍자합니다. 마고 로비, 셀레나 고메즈 등의 셀러브리티들이 카메오로 등장하여 어려운 경제 용어들을 쉽게 설명해 주는 것으로도 주목받았죠. <돈 룩 업>에서도 비슷한 톤으로 정치와 세상을 풍자하기 때문에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딥 임팩트

감독: 미미 레더

출연: 로버트 듀발, 티아 레오니, 일라이저 우드, 모건 프리먼

개봉: 1998.05.16

혜성 충돌과 미국의 정치계를 다룬 숨은 명작. 14살의 소년이 우연히 발견한 혜성이 지구를 향해 날아오기 시작하고, 미국의 정치 스캔들을 조사하던 한 앵커는 정부가 이 사실을 알고서도 숨겼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지구의 종말을 앞두고 미국 정부가 미사일을 만들거나 정치적인 계략을 꾸미는 과정이 <돈 룩 업>과 상당히 유사합니다. 그러나 <돈 룩 업>에서는 풍자와 코미디를 톤으로 내세웠다면 <딥 임팩트>에서는 이 사건을 한층 진지하게 다룬다는 점. 1998년에 개봉한 비슷한 주제의 <아마겟돈>이 주목받는 바람에 숨은 명작으로 남았습니다.

세상의 끝까지 21일

감독: 로렌 스카파리아

출연: 키이라 나이틀리, 스티브 카렐, 애덤 브로디, 질리언 제이콥스

개봉: 2013.08.14

소행성과 지구가 충돌하기 21일 전, 도지(스티브 카렐)는 옆집에 사는 페니(키이라 나이틀리)와 처음으로 인사를 나누게 되고, 그동안 잘못 배달되었던 자신의 우편물을 건네받게 됩니다. 지구의 종말이 코앞으로 다가오고 나서야 죽기 전에 해야 할 비일상적인 일을 하나둘 시작하는 사람들, 남은 시간을 어떻게 보내야 할지가 관건입니다. <돈 룩 업>과는 정 반대의 전개가 펼쳐지지만, 만약 ‘정말 지구가 곧 종말한다면?’이라는 물음은 같습니다. 현실적이고 일상적인 고민들이 펼쳐진다는 점에서 떠올랐습니다.

미지와의 조우

감독: 스티븐 스필버그

출연: 리차드 드레이퓨즈, 프랑수아 트뤼포

개봉: 1982.03.13

UFO로 추정되는 존재들이 세계 곳곳에 나타납니다. 로이(리차드 드레이퓨즈)는 우연히 UFO를 목격하게 되고, 미친 사람처럼 지속적으로 머릿속에 떠오르는 형체를 좇다가 직장도 잃고 주변의 사람들도 잃게 됩니다. 하지만 마침내, UFO가 보내던 신호를 실제로 눈으로 보게 됩니다. 아무도 믿거나 알아주지 않던 미지의 존재를 혼자서 쫓는 로이의 행동이 <돈 룩 업>에서 상황을 직시하는 거의 유일한 인물인 케이트 디비아스키(제니퍼 로렌스)와 유사합니다. 미쳐가는 세상 혹은 미쳐가는 나, 어느 쪽이 속 편할지는 영화가 끝나야 알 수 있습니다.

패신저스

감독: 모튼 틸덤

출연: 제니퍼 로렌스, 크리스 프랫, 마이클 쉰

개봉: 2017.01.04

<돈 룩 업>과 마찬가지로 제니퍼 로렌스가 주연을 맡은 작품입니다. 하지만 비슷한 것이 주연배우뿐만은 아니라는 점. 더 이상 인류가 살아갈 수 없는 지구를 뒤로하고 우주에 있는 개척 행성으로 초호화 우주선이 발사됩니다. 120년 후에 도착할 예정이라 동면 상태로 이동해야 하는데, 무슨 일인지 도중에 깨어나 버린 오로라 레인(제니퍼 로렌스). 같은 지구 종말을 소재로 하지만, <돈 룩 업>은 지구 위에서의 남은 시간에 집중하고, <패신저스>는 지구를 이미 떠나온 상황을 보여줍니다. 유사한 지점은 많지만 타임라인의 어떤 지점에 주목하는지가 달라서 흥미롭게 볼 수 있는 작품입니다.

<돈 룩 업>을 보고 개인적으로 떠오른 작품을 소개해 봤습니다. 비슷하거나, 일부 이미지가 겹쳐 떠올랐던 영화는 이렇게나 많지만, 지구 종말과 정치, 코미디를 한 데 엮어 독보적인 색깔을 만들어냈다는 점에서는 여태 보지 못했던 작품이 나왔습니다. 현실을 반영한 풍자와 밈이 주를 이루기 때문에 개인에 따라 지치거나 공감하기 어려울 수도 있지만, 개그코드만 잘 맞는다면 박장대소할 수 있는 영화였습니다.

<돈 룩 업>은 12월 8일부터 몇몇 극장에서 상영 중이며, 넷플릭스에는 12월 24일 공개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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