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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나이브스 아웃: 글래스 어니언] 겹겹이 쌓은 추리와 투명한 진실 사이

‘나이브스 아웃: 글래스 어니언’ 스틸컷

2019년 전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끌었던 <나이브스 아웃>이 후속편으로 돌아왔다. 넷플릭스가 판권을 구입하며 넷플릭스 오리지널로 돌아온 2편, <나이브스 아웃: 글래스 어니언>은 전편과 같은 매력을 지니고 있다. 블랙 코미디의 쓴맛에 개성 강한 캐릭터, 라이언 존슨의 작가주의 감독으로의 면모를 엿볼 수 있는 구성이 주는 묘미가 상당하다.

정통 추리극이 힘을 잃어버린 이유는 기술의 발달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 CCTV, 블랙박스, 과학수사 등으로 인해 개연성의 문제에 묶이게 되었다. 최근 디즈니+를 통해 공개된 <커넥트> 역시 사건설정에 있어 이 개연성 문제가 강하게 지적되었다. <나이브스 아웃: 글래스 어니언>은 추리의 재미를 구성에서 가져온다. 이 과정에서 의미를 지니는 게 제목이다.

탐정 브누아 블랑은 세계적인 대기업 알파의 대표 마일스의 추리게임에 초청을 받는다. 그곳에는 마일스의 절친한 친구들이 모인다. 그중 눈에 띄는 인물이 앤디다. 알파 창업의 동업자였던 앤디는 재판에서의 패소 이후 회사를 떠났다. 그녀의 등장으로 극적인 긴장감이 더해진다. 그리스의 섬을 향한 이들은 주말 동안 게임을 즐길 생각에 들떠있다.

Glass Onion: A Knives Out Mystery (2022). Daniel Craig as Detective Benoit Blanc. Cr. Courtesy of Netflix © 2022.

여기서 예측할 수 있는 구성은 섬이란 한정된 공간 안에서 살인게임이 실제 살인이 되면서 서로를 의심하는 상황이다. 영화는 이 클리셰를 한 번 비튼다. 추리게임 자체가 진행되지 않으면서 방심한 순간, 살인이 벌어지며 본격적인 추리게임을 펼칠 준비를 시작한다. 이 지점에서 생각할 수 있는 건 전작처럼 브누아 블랑이 용의자들을 대상으로 추리를 전개하는 것이다.

저택의 식구들이란 한정된 용의자를 대상으로 추리를 전개했던 거처럼 진행될 것이라 여겼던 작품은 반전을 선보인다. 브누아는 거들 뿐, 전작의 마르타와 같은 찐주인공의 정체를 2막에서 공개한다. 약 1시간이 흐른 뒤 구성에 변화를 주면서 라이언 존슨의 장점이라 할 수 있는 장르 비틀기의 묘미를 보여준다. 이 시도는 추리가 주는 힘을 배가시킨다.

‘나이브스 아웃’ 시리즈는 개성 강한 캐릭터와 블랙 코미디를 매력으로 내세우면서 추리라는 장르의 기초를 놓치지 않으며 호평을 자아냈다. 그 힘은 넷플릭스로 플랫폼을 변경한 이번에도 여전하다. 관객의 예측을 대상으로 이를 뒤엎으며 추리를 전개한다. 이 자체만으로 쾌감을 자아낸다. 도입부 암호풀기 게임과 섬에서의 추리게임을 양념처럼 더해 중심사건의 부족한 플롯을 흥미롭게 채우는 묘수를 선보인다.

Glass Onion: A Knives Out Mystery (2022). (L-R) Kathryn Hahn as Claire, Madelyn Cline as Whiskey, Edward Norton as Miles, Leslie Odom Jr. as Lionel, and Kate Hudson as Birdie. Cr. John Wilson/Netflix © 2022.

코로나 팬데믹, 일론 머스크 등 다양한 소재를 가져와 풍자하지만 그 절정은 부제인 ‘글래스 어니언’이다. 표면적으로는 마일스와 친구들이 다니던 술집을 의미하는 이 단어는 극의 구조를 설명하는 힌트를 준다. 극의 구성을 보면 1편에 비해 범인을 알아내는 건 어렵지 않다. 블랑의 눈에는 아주 투명하게 범인의 정체가 보인다. 이는 관객 역시 마찬가지다. 그럼에도 확신을 못하는 이유는 진실은 유리지만 추리는 양파이기 때문이다.

범인을 찾는 건 객관식이지만 그 증명은 주관식이다. 범인이 누구인지 투명하게 보인다 하더라도 그 범죄를 증명하기 위해서는 그 트릭부터 동기까지 하나하나 밝혀내야 한다. 우리는 부정적인 의미로 다양한 모습을 지닌 사람을 양파 같은 사람이라고 한다. 까도 까도 새로운 모습이 나오기 때문이다. 이런 추리의 속성을 설명한 ‘글래스 어니언’은 다양한 사회문제에 빗댈 수 있는 통찰력을 지니고 있기도 하다. 작품이 풍자한 요소들 역시 이를 통해 설명이 가능하다.

1막의 클리셰 비틀기, 2막의 찐주인공의 등장, 3막의 브누아 블랑의 해설편까지 다채로운 구성으로 무장하면서 작품을 관통하는 주제의식과 본질을 챙기는 근본까지 갖춘 <나이브스 아웃: 어니언 글래스>라 할 수 있다. 1편이 주었던 신선한 충격이 다소 감소한 건 후속편으로 어쩔 수 없이 짊어져야 할 운명이란 점에서 만족스런 성과를 냈다고 볼 수 있다.

現 키노라이츠 편집장
前 씨네리와인드 편집장
前 루나글로벌스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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