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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도 디 오리진] 코로나 시대에 필요한 예수가 전하는 삶의 가치와 사랑

<그리스도 디 오리진> 스틸컷 / (주)까멜리아이엔티

2014년 이스라엘에서 제작된 영화 <그리스도 디 오리진>은 예수의 탄생부터 죽음까지를 담은 전기영화다. 부활절을 앞두고 4월 14일 국내에 개봉한다. 이 영화는 현 시대에 종교인만을 위한 영화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코로나 팬데믹이 길어지면서 사회가 지닌 우울과 방황의 깊이가 더 넓어졌다. 이 영화는 예수 그리스도의 삶을 통해 우리가 잊고 살아가는 가치를 다시 들여다 볼 수 있는 시간을 선물한다.

세계 4대 성인으로 불리는 예수의 삶은 기적과 사랑 그리고 희생으로 대표된다. 하나님의 독생자로 동정녀 마리아에게서 태어난 그는 기적을 행하며 그 이름을 알렸다. 그리고 자신의 피로 모든 인간의 죄를 사한 뒤 죽은 지 3일 만에 부활한 후 하늘나라를 향했다. 그가 행한 기적은 하나님의 아들이란 증표가 되며 이 기적은 가장 낮은 곳에 있는 사람들을 향한 사랑을 보여줬다.

성경 중 신약은 예수의 탄생 이후를 기록한 내용이다. 작품은 기록자의 내레이션을 중심으로 사건을 전개한다. 신약의 내용 중 굵직한 사건들을 중심으로 하며 드라마적인 흐름보다는 각각의 에피소드를 강조하는 형태를 취한다. 때문에 대사 역시 성경 속 문구를 최대한 차용한다. 예수의 기적과 함께 초점을 맞추는 건 그가 겪은 고난과 인내다. 예수는 광야에서 40일 동안 단식을 하며 악마의 유혹을 받았고 십자가형이라는 극악한 형벌을 받을 걸 알았다.

예수가 눈물을 흘리며 기도를 드리는 장면은 자신이 감당해야 할 엄청난 시련을 앞두고 느끼는 두려움을 보여준다. 그는 신의 아들이지만 동시에 인간의 몸을 지니고 있었다. 구약에서 신은 자신의 뜻을 전파할 선지자를 선택하지만 그들 중 끝까지 신의 뜻에 따른 이는 드물었다. 때문에 예수가 이 땅에 왔고 모든 인간의 죄를 대신해야 하는 무거운 순간에 직면한 것이다. 작품은 이 순간의 무게감을 담아내며 감정적인 격화를 더한다.

<그리스도 디 오리진> 스틸컷 / (주)까멜리아이엔티

이런 예수의 모습은 가성비의 삶을 추구하며 인내와 희생, 사랑의 가치와 멀어진 현대인의 삶에 반성을 가져온다. 현대인은 그 어떤 시대보다 물질적으로 높은 수준의 삶을 영위하고 있다. 그럼에도 높은 불행지수와 낮은 감사지수를 지닌다. 다수의 에세이가 삶의 방향성을 제시하고 욜로(YOLO)로 대표되는 라이프 스타일이 떠오른 때에 말이다. 여기에 코로나가 더해지며 대한민국의 경우 OECD가 조사한 코로나 이후 우울증 유병률이 가장 큰 국가다.

사랑과 희생으로 점철된 예수와 같은 삶은 현대사회에 미련하고 아둔한 생각처럼 여겨진다. 자기계발과 금전적인 이익을 우선시 하는 현대인에게 종교적인 가치는 허상처럼 느껴진다. 개인 삶의 목적은 행복이고 사회가 추구하는 목적은 공동체 다수의 행복이다. 현대인의 삶이 행복과 멀어지고 있다면 무엇이 허상일지 다시 생각해 볼 문제다. 정신적인 만족은 사람을 통해서만 채울 수 있으며 인간이 줄 수 있는 사랑이 그 원료다.

예수는 물질적인 삶을 경계했고 가장 낮은 이들에게 손을 내밀었다. 계명을 지키며 성실하게 살았다 자부하는 이가 천국에 갈 수 있느냐는 질문에 예수는 재산을 포기할 수 있느냐고 묻는다. 표면적으로는 탐욕에 대한 경계지만 그 이면에서는 불안을 찾을 수 있다. 예수를 만난 이들은 그의 은총 자체로 천국에 갈 수 있다고 여긴다. 반면 남자는 가진 것이 많은 만큼 불안을 지니고 있기에 천국에 대한 확신을 예수를 통해 얻고자 한다.

당시 차별을 받았던 사마리아 사람들을 향한 온정과 가난하고 병든 이들을 치유했던 예수의 사랑은 오늘날 다양성의 가치와 연결이 된다. 예수가 죽음을 앞두고 제자들의 발을 씻겨주는 장면은 낮은 이들을 섬기는 그의 자세를 보여준다. 철저한 자기수양과 높은 정신적인 가르침을 설파하는 성인들 사이에서 타인을 먼저 생각하고 사랑의 가치를 전했던 예수의 삶은 오늘날 공동체가 나아가야 하는 방향성을 상징한다.

종교가 지닌 가치는 율법과 계율 그리고 경전이 아닌 그 가치가 사회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가에 있다. 역사에서 종교는 천사와 악마의 얼굴을 동시에 지니고 있다. 이 얼굴을 결정하는 건 그 말씀을 해석하고 따르는 인간에게 있다. <그리스도 디 오리진>은 예수의 모습 중 현대인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순간들을 빼곡하게 담아낸다. 코로나 시대에 사랑과 행복을 잃어버린 이들에게 이 영화는 마음 속 겨자씨의 믿음을 일깨워주는 작품이 될 것이다.

現 키노라이츠 편집장
前 씨네리와인드 편집장
前 루나글로벌스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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