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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림] 옆구리 시린 가을, 달달한 로맨스를 선사할 영화의 등장

‘크림’ 스틸컷 / 알토미디어

헝가리에서 온 로맨틱 코미디 장르의 영화 <크림>은 다소 생소할 수 있는 동유럽 영화임에도 한 배우의 존재로 익숙함을 준다. 바로 비카 케레케스다. 동유럽의 제시카 차스테인이라 불리는 비카 케레케스는 국내에서 리메이크 된 적 있는 영화 <희망에 빠진 남자들>에서 도발적인 매력을 지닌 샤를로트 역으로 주목을 받았다. 그녀가 주연을 맡은 이 로맨틱 코미디 영화는 제목처럼 달콤함에 빠져드는 마력을 선사한다.

로맨틱 코미디의 장르적 매력은 발칙함에서 온다. 정직한 상황에서 펼쳐지는 순수한 감정보다는 예기치 못한 순간에 다소 윤리적으로 어긋난 선택으로 아찔한 사랑다툼과 클라이맥스의 오해와 분노, ‘끝이 좋으면 다 좋아’라는 셰익스피어의 희곡 제목처럼 아름다운 마무리를 통해 재미를 준다.

자신의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혼수상태에 빠진 처음보는 남자의 애인행세를 하는 <당신이 잠든 사이에>나 남자에게 차이는 법이란 기사를 쓰기 위해 일부러 남자친구를 만들고 모질게 행동하는 <10일 안에 남자친구에게 차이는 법> 등이 그 예라고 할 수 있다. <크림> 역시 이런 발칙한 설정을 통해 재미를 준다. 도라는 진정한 사랑이라 여겼던 연인에게 배신을 당하고 큰 충격을 받는다. 여기에 운영하던 디저트 카페 역시 폐업위기에 처하면서 인생의 낙을 모두 잃을 상황에 처한다.

혹시나 싶은 생각에 국가 지원 사업 세미나에 참석한 도라는 가족 사업 대상 지원이라는 걸 알고 포기하려고 한다. 그때 눈앞에 전 남친이 아내와 함께 나타나면서 도라는 기상천외한 계획을 세운다. 바로 가짜 가족을 만든 것이다. 자신에게 호감을 보이는 치과 의사 마르시를 남편으로, 이웃집 꼬마 라시카를 아들로 끌어들인 도라는 이들과 함께 가족 사업 대상 지원 대회에 참여한다.

지원금을 받기 위해 참여한 가족들 사이에서 유일한 가짜 가족인 도라와 마르시는 독특하게도 부부 사이의 애정을 심사기준으로 여기는 이 대회에서 우승하기 위해 진짜 사랑이 넘치는 부부 행세를 한다. 이 과정에서 도라는 자연스럽게 마르시에게 감정을 느낀다. 더티 섹시라는 말이 어울릴 만큼 다소 마초적인 행동에 단정하지 못한 면을 지닌 마르시는 터프하면서도 따뜻하게 마음을 잡아 끄는 매력을 선보인다.

‘크림’ 스틸컷 / 알토미디어

마음에 큰 상처를 입은 도라는 옛 사랑에 대한 미련과 오기로 대회에 참여한다. 이 대회에서 도라는 다른 부부들의 모습을 통해 결혼은 사랑의 종착역이 아니며 끊임없는 인내와 발화의 순간임을 알게 된다. 작품이 설정한 이 독특한 대회는 도라가 가짜 가족을 만드는 건 물론 진정한 사랑의 의미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해준다. 대회장에서 벌어지는 소동극과 점점 가까워지는 도라와 마르시 사이는 크림처럼 부드러운 로맨스를 선보인다.

이 작품의 헝가리어 원제는 ‘Hab’이다. 이 단어는 거품이 인 크림을 의미한다. 제목은 표면적으로 디저트 카페를 운영하는 도라의 모습을 상징한다. 이면적으로 보았을 때는 작품의 로맨스가 주는 달콤함을 보여준다. 사랑은 우리 인생에서 디저트와 같다. 매일 밥만 먹어도 살아갈 수 있지만 디저트와 같은 달콤한 순간이 없다면 진정한 행복을 느낄 수 없다. 달콤한 사랑을 찾아가는 도라의 모습은 보는 내내 입가에 미소가 떠오르게 만든다.

디저트는 물론 도라가 입는 의상의 색감은 작품이 지닌 달콤함을 배가시키는 역할을 한다. 여기에 현실부부의 문제를 통해 사랑에 대해 더 깊게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한다. 플러스 요소는 라시카의 캐릭터다. 마치 <보스 베이비> 속 주인공처럼 어른보다 더 어른 같은 대사를 내뱉으면서 자신의 사랑 앞에서는 고민하는 모습으로 독특하면서 사랑스런 매력을 선보인다. 기존 로맨틱 코미디에서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캐릭터성을 지니고 있다.

<크림>은 옆구리 시린 계절인 가을에 어울리는 달달한 영화다. 클래식하다는 표현이 어울릴 만큼 장르의 고전적인 매력을 살리는 데에 주력하며 그 나름의 성과를 보여준다. 최근 국내영화계는 물론 할리우드에서도 그 모습을 찾아보기 쉽지 않은 로맨틱 코미디 장르라는 점에서 시선을 사로잡는다. 단언컨대 올해 가장 달콤한 로맨틱 코미디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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