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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치 2> 역할 바꿔! 떡밥 회수와 반전 묘미까지 선사한 속편

형에 버금가는 아우가 나타났다. <서치>의 흥행에 힘입어 만들어진 <서치 2>는 극도의 몰입감을 선사한다. 1편과 내용은 이어지지만 전혀 다른 인물과 새로운 이야기를 꾸린 스탠드 얼론 시퀄이다. 즉 같은 세계관을 공유하는 별개의 작품이다. 1편과의 연결고리가 아예 없는 건 아니다. 액자식 구조인 ‘언픽션’이란 OTT 드라마로 재치 있게 녹여냈다. 1편의 이야기를 담아 제작되었다는 설정은 깨알 같은 웃음을 선사한다.

이번에는 엄마가 실종되었다. 명석한 두뇌와 기지를 발휘해 딸이 단서를 파헤치는 구조다. 1편의 아빠보다 훨씬 손에 익은 방식으로 빠르고 능숙하게 검색한다. 1편과 비슷한 포맷이 식상하게 다가올 관객을 위해 <서치 2>는 영리한 변화를 추구했다. 결과부터 이야기하면 합격점이다.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긴장감과 미스터리가 압권이다. 엄마와 엄마 남자친구의 숨겨진 과거, 뿌린 떡밥까지 군더더기 없이 회수한다.

새 남친과 여행 간 엄마가 실종되었다

엄마 그레이스(니아 롱)는 아빠가 죽은 후 오랫동안 혼자서 딸 준(스톰 리드)을 키웠다. 한창 친구들과 어울리기 좋아하는 딸은 엄마 말은 건성으로 대답하는 평범한 Z세대다. 엄마의 잦은 잔소리와 걱정, 간섭이 싫었던 준은 새 남자친구 케빈(켄 렁)과 콜롬비아로 여행간 틈을 타 신나는 시간을 보내고야 만다.

오랜만에 친구들과 일탈을 보낸 준. 정신을 차려 보니 벌써 월요일이다. 마중 나오라는 약속시간 전에 헐레벌떡 공항으로 향했다. 몇 시간이나 기다렸지만 엄마는 돌아오지 않았고 이내 경찰에 도움을 요청했으나 확실한 단서는 나오지 않아 불안감만 커진다. 결국, 가만히 앉아서 연락만 기다릴 수 없던 준은 직접 온라인 흔적을 따라 추적하기에 이른다.

준은 답답한 마음에 여행지 콜롬비아의 호텔로 전화를 건다. 번역기를 써서 겨우 얻어낸 대답은 엄마와 새 남자친구가 돌아오지 않았다는 것뿐. 혹시라도 단서를 찾을까 봐 CCTV를 확인해 보려고 했지만 쉽지 않았다. 결국, 현지에서 도움 줄 수 있는 사람을 고용해 추적을 시도한다. 하지만, 떨어져 있는 거리만큼 소통의 부재는 커지기만 하고 답답한 마음은 사력을 다해 컴퓨터에 매달리게 만든다.

업그레이드된 포맷에 맞춘 시나리오

SNS(페이스북, 페이스타임)와 모바일, PC 화면으로 채운 2018년 <서치>는 당시 새로운 연출 기법으로 한 획을 그었던 영화다. 보다 더욱 발전한 IT 기술에 맞춰 새로운 포맷으로 중무장해 돌아온 <서치 2>는 자식이 부모를 찾는 역할 바꾸기와 허를 찌르는 거듭된 반전으로 재미를 더 했다. 초반부 실종이라 생각했던 사건은 납치, 잠적, 사기 등 시종일관 바뀌는 범죄 주체를 따라 쫄깃한 묘미를 제공한다.

OS 운영체제, 모바일, PC, CCTV, 웹캠, 라이브 캠 화면, 1편부터 애용하던 페이스타임과 인스타그램은 물론. 해외 메신저 어플 왓츠앱, 단기 알바 중개 서비스 플랫폼인 태스크래빗 등 새로운 SNS 플랫폼도 등장한다. 스마트폰, 스마트 워치, 거리뷰 지도 등으로 실생활에 밀접한 온라인 세상을 구현했다.

4년이 지나 업그레이드된 디지털 포맷만큼 시나리오와 연출, 편집 또한 발맞춰 성장했다. 즉, 디지털 포맷의 활용도를 다각화하고 스케일을 키워 로케이션 장소를 확장했다. 한정된 공간이 주었던 폐쇄적인 답답함을 개선했다.

색다른 촬영 기법은 때로는 배우가 직접 해야 했다. FBI 요원 일라이자 박을 맡은 다니엘 헤니는 주연 스톰 리드와 단 한 번도 만난 적이 없다고 한다. 상대 배우 없이 혼자 연기해야 했으며, 때로는 촬영 감독 없이 스마트폰을 쥐고 다각도로 촬영해야 하는 만큼 노하우가 필요했다고 전했다.

영화 보고 바로 설정 바꾼 찐경험

1분 1초도 디지털 기기와 떨어지지 않는 현대인. 점차 진화하고 있는 IT 범죄가 일상 깊숙하게 들어와 있다. <서치 2>는 넷플릭스 영화 <스마트폰을 떨어트렸을 뿐인데>와 더불어 오싹한 공포를 자아낸다. IT 기기가 없었을 때는 어떻게 살았었는지 기억나지 않을 정도로 삶 전반에 끼친 영향력은 엄청나다.

때문에 손가락 몇 번 튕겨 정보를 순식간에 얻고, 외국 사람과 언제든지 연락할 수 있는 편리함이 때로는 고통임을 고스란히 드러낸다. 우리가 얼마나 손바닥만 한 기기에 의존한 채 모든 것을 맡기고 있는지 각성하는 힘도 크다.

해외여행 중 겪을 수 있는 범죄로 경각심도 생겨난다. 자국의 수사권이 곧바로 미치지 않는 답답함과 허탈함도 스크린을 넘어 전해진다. 자연스레 영화를 시청 후 폰과 PC의 정보제공, 위치 추적, 비밀번호 설정 등을 바꾸게 될지도 모르겠다.

진부한 클리셰가 난무하지만 봐줄 만한 애교 수준이다. 소원해진 가족이 모종의 사건을 계기로 더욱 단단해지는 이야기는 언제나 먹히는 고전적인 주제다. 그러면서도 웰메이드 기획 속편이다. 심장 쫄깃한 완성도 높은 스릴러이면서도 가족애를 느낄 수 있는 드라마적 이야기, 세대 간의 갈등을 그린 심리극까지 추가한 복합장르다. 단, 한국 팬들에게 보답하는 의미로 캐스팅했다는 다니엘 헤니의 분량은 극히 미비하다는 점을 알린다. 쿠키 영상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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