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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 Part2. The Other One> 여성 히어로의 기원과 비밀

2018년 센세이션을 일으킨 영화 <마녀>가 2번째 이야기로 4년 만에 돌아왔다. 이번에는 전작과 세계관을 유지하면서 새로운 인물이 대거 등장해 활력을 주려고 했다. 마녀 프로젝트의 기원을 밝히면서 확장된 세계관을 펼치는 듯 보였다. MCU처럼 우리나라도 유니버스로 얽힌 초능력자 시리즈가 탄생했다는 기대가 커졌다.

그렇다면 <마녀 2>는 어땠을까? 본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전작의 신선함은 그렇다 치고 부담스러워 보였다. 획기적인 스토리에 살을 덧붙여 매우 유사한 스토리라인이 전개되어 지루하다. 의문의 기관에서 탈출해 어린아이처럼 적응해 나가던 소녀가 여러 일을 겪으며 각성하는 전과정은 꽤나 기시감이 들었다. <마녀>와 비슷하게 전반부는 느리고 몽환적이며 지루하다가 막판 10여 분에서 모든 것이 터진다.

새로운 세상으로 나온 소녀

비밀연구소 아크에서 실험체로 있던 소녀(신시아)가 깨어났다. 자매의 한쪽이었던 자윤은 약물에 의존해야 했지만 소녀는 어떤 잠재력을 지녔는지 알 수 없는 괴물이었다. 초토화된 비밀연구소에서 나와 홀로 세상을 떠돌던 중 우연히 만난 경희(박은빈)의 도움을 받아 대길(성유빈)과 사는 농장에서 셋은 함께 지내게 된다.

남매는 리조트 개발 악연으로 얽힌 용두(진구)의 위협으로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이 때문에 안전할 줄 알았던 농장은 순식간에 살벌하게 변했고, 이를 목격한 소녀는 파괴적인 힘으로 용두 패거리를 제압한다. 모든 일이 수포가 될 위험에 처한 용두는 소녀를 제거하기 위해 모든 방법을 동원하기로 마음먹는다.

한편, 사라진 소녀의 행방을 쫓는 세력이 하나둘씩 본색을 드러낸다. 초인간주의 그룹의 실세이자 아크의 책임자 장(이종석), 본사 요원 조현(서은수)은 10년 전 신세를 진 백총괄(조민수)의 지시로 부하 톰(저스틴 하비)과 소녀를 쫓기 시작한다. 그밖에 상해에서 온 토우 4인방까지 속내를 알 수 없는 미스터리한 내막이 펼쳐진다.

한국형 여성 히어로물의 가능성

2018년 개봉한 <마녀>는 318만 명을 동원하며 여성이 주인공인 장르 영화로 호평받았다. 당시 한국에서 드문 여성 히어로 영화였고, 김다미라는 파격적인 신인 등용으로 화제가 되었다. 주인공 자윤이 프로젝트의 실체를 파헤치는 여정을 암시하는 열린 결말은 기대감을 증폭시켰다.

박훈정 감독의 시리즈 계획을 밝혔지만 워너브라더스가 <인랑> 이후 한국 영화 사업 철수 결정으로 불투명해졌다. 한국 영화 제작에 재미도 봤지만 타격도 켰기에 내린 결정이었다. 때문에 투자. 배급작이던 <마녀>가 직격탄을 입었다. 이후 NEW가 워너브라더스와 협상에 성공하며 <마녀 2>가 세상에 나올 수 있었다. 하지만 유니버스 구축 협의가 어디까지였는지 실망스러운 부분이 눈에 들어왔다.

먼저, 여성 액션의 신기원을 열었다고 할 수 있는 시리즈의 두 번째는 힘준 티가 역력했다. 보여주고 싶은 게 많아 보였다. 배우가 대부분 세대교체 되었고, 조민수와 김다미만 재등장한다. 눈에 띄는 캐릭터는 1,408:1의 경쟁률을 뚫었다는 2대 마녀 신시아, 비밀리에 파견된 본사 요원 서은수 둘뿐이다.

2대 마녀로 3차 오디션까지 통과해 발탁된 ‘신시아’는 어떤 괴물로 변할지 모르는 잠재력을 지닌 소녀로 분했다. 순수한 얼굴에 드리워진 핏빛 서사처럼. 잘 알려지지 않은 신인을 전면에 내세워 무한 가능성과 복합적인 면모를 잘 구축했다. ‘서은수’ 또한 그동안 긍정적이며 다소곳한 캐릭터에 한정된 이미지를 버리고 한 뼘 더 성장한 모습을 보인다. 캐릭터의 완결성을 위해 혹독한 몸만들기에 도전한 패기와 의지가 보이는 강렬한 캐릭터다.

하지만 영화가 지닌 명확한 한계점을 감출 수 없었다. 세계관을 확장한 부담감에 전반적으로 늘어졌고 액션과 CG는 괄목상대하나 부족한 서사가 따라잡지 못한다. 무리수라 할만한 설정과 너무 과한 캐릭터들이 난무해 정신없는 상황이 벌어졌다. 소녀를 쫓는 캐릭터가 많아도 너무 많다. 캐릭터를 이해하는데도 시간이 걸리는데 각각 서사는 의외로 빈약해서 그저 도구적으로만 쓰였다. 대표적인 계륵 캐릭터는 용두다. 이야기를 진행하는데 없어도 그만이라 시간만 잡아먹는 쓸데없이 낭비되고 있다.

그렇다고 속단하긴 이르다. 할리우드 영화와 비교하면 한참 부족하지만 공들인 액션 장면은 놀랍고 황홀하다. 괄목상대한 성장이 보였다. 시리즈로 가는 발판인 이번 편은 3편을 기대케 만드는 쿠키영상이 있다. 놓치지 말고 어디까지 보여줄 수 있을지 그 과정을 천천히 따라가는 것도 좋겠다. 어쨌거나 한국의 여성 히어로 프랜차이즈를 구축하는데 한 획을 그었다는 사실은 변함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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