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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쿠아맨’과 ‘랄프’에게 밀린 한국 영화

지난주, 극장가에서 가장 뜨거웠던 영화는 뭘까요? 그리고 키노라이터들은 어떤 영화를 초록빛으로 물들였을까요? 한 주 동안의 영화를 결산하는 ‘주간 키노라이츠’, 지금 시작합니다.


새해가 밝았고, 2019년을 기다린 영화들도 하나, 둘 개봉하기 시작했습니다. 1월 1일을 맞아 개봉한 <언니>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경쟁에 들어갔죠. 올해는 어떤 영화가 관객 만나게 될지 기대가 됩니다. 새해 첫 주의 박스오피스는 어땠을까요? <아쿠아맨>이 DC의 역사를 새로 쓰고 있으며, <주먹왕 랄프 2: 인터넷 속으로>는 디즈니 애니메이션의 힘이 무엇인지를 보여줬습니다. <더 벙커:PMC>는 3위에 올랐지만, 손익분기점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네요. 그리고 신화적인 흥행을 보여준 <보헤미안 랩소디>는 천만 관객에 한 걸음 더 가까워졌습니다. <범블비>도 박스오피스 차트에 턱걸이하는 데 성공했네요.


5위는 트랜스포머 시리즈 원작의 느낌을 잘 살렸다고 평가받는 <범블비>입니다. 여기에 1980년대 감성을 잘 살린 점도 중요한 역할을 했죠. 특히, <범블비>의 제작을 맡은 스티븐 스필버그의 색깔을 많이 볼 수 있었는데요. 그가 연출했던 영화의 몇몇 장면이 연상되기도 했고, 아예 그의 영화 포스터가 소품으로 등장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흥행 면에서는 웃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하는데요. 기존 트랜스포머 시리즈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입니다. 한국에서만 봐도, 졸작이라 평가받았던 <트랜스포머: 최후의 기사>보다 100만 관객 정도 차이가 나죠. 비판을 많이 받았어도, 마이클 베이가 대중을 더 잘 이해하고 있던 걸까요?


4위는 2019년 첫 번째 천만 영화가 확실시되는 <보헤미안 랩소디>입니다. 몇 주 전, ‘천만 관객이 가능할까?’라고 의문을 던졌는데, 이번 주에 돌파할 수 있을 것 같네요. 지난주에 49만 명의 관객을 동원했고, 누적 관객수는 961만 관객을 기록했습니다. 지난주와 유사한 페이스를 유지하면, 주말엔 천만 명을 돌파할 것 같습니다. 다양한 방송뿐만 아니라, 광고에서도 퀸의 노래는 다시 불리고 있고, 거리에서도 많이 들을 수 있는데요. <보헤미안 랩소디>의 신드롬 뒤에, 퀸의 콘텐츠가 어떻게 이어질지도 기대가 됩니다. 아니면, 퀸의 멤버들이 웸등포에서 싱어롱을 함께 즐기면 어떨까요?

3위는 한국 영화의 틀을 깨려다 한국 관객에게 외면받는 <PMC: 더 벙커>입니다. 이 영화는 특수효과와 CG, 그리고 음향 효과 등이 무척 뛰어났죠. 참신한 설정과 촬영은 전문가들의 호평을 끌어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관객의 반응은 차가웠는데요. 핸드헬드로 구현한 긴장감에 거부감을 보인 관객이 많았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너무 자주 흔들려, 영화에 집중하기 어려웠고, 촬영 등의 형식적 스타일과 비교해 이야기가 부실했다는 평가도 있었죠. 그리고 주인공들의 심리를 이해하고 몰입하기도 힘든 부분도 있었습니다. 영화의 기술적 완성도보다 이야기의 탄탄함이 더 중요하다는 걸 보여준 영화네요.


2위는 나쁜 놈 중에 제일 착하다는 ‘랄프’(존 C. 라일리)와 그의 친구 ‘바넬로피’(사라 실버맨)의 인터넷 모험을 담은 <주먹왕 랄프 2; 인터넷 속으로>입니다. 이번 편의 무대는 동네 오락실에서 정보의 바다라는 인터넷으로 넓어졌는데요. 인터넷 네트워크를 다양한 캐릭터들로 의인화한 점이 흥미롭습니다. 유쾌한 상상력을 더해 사이버 공간의 다양한 모습을 표현했죠. 그리고 전편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확인했던 ‘바넬로피’는 이번 편에서 새로운 영웅을 만나게 되는데요. 그녀의 멘토 역할을 하는 ‘섕크’의 목소리는 DC의 영웅, <원더우먼>의 ‘갤 가돗’이 맡았습니다.


1위는 450만 관객을 돌파하고 DC에게 영광을 되찾아준 <아쿠아맨>입니다. 12월 가장 크게 웃었던 영화로, 지난주에도 100만 명이 관람했죠. 이번 주엔 다른 블록버스터의 개봉이 예정되어 있지 않아 1월에도 흥행이 이어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번 성공으로 DC는 고민할 점이 많아졌는데요. 늘 고집하던 무거운 분위기를 어떻게 할 것인지 심각하게 생각해봐야 할 것 같네요. 대중이 좋아하는 코드를 확인한 상황에서, ‘잭 스나이더’ 식의 어두운 분위기를 유지하는 건 쉽지 않아 보입니다. 또한, 기존의 분위기에 DCEU 최고의 인기작이 된 <아쿠아맨>이 잘 섞일 수 있을지도 미지수죠. DC는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요?

2019년 1주 차 박스오피스에선 한국 영화계의 암울한 상황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기대를 모았던 연말 대작들은 손익 분기점의 절반 정도를 채우고 줄줄이 퇴장하고 있죠. 더불어 새해에 개봉한 <언니>는 박스오피스 순위권조차 들지 못했는데요. 현재 한국 영화계의 문제가 무엇인지 진단해보는 시간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주간 키노라이츠는 어떨까요? 지난주 상영작 중, 박스오피스 15위 내에 있는 작품을 키노라이츠 지수 순으로 정렬해봤습니다.


이번 주 주간 키노라이츠엔 <주먹왕 랄프 2: 인터넷 속으로>가 순위권에 진입했습니다. 앞서 주간 박스오피스에서 한국 영화계의 암울한 상황에 관해 말했는데요. 주간 키노라이츠에 한국 영화가 단 한 편도 순위권에 없다는 건 더 씁쓸합니다.


순위권에 들지 못한 <언니>는 이시영의 액션으로 기대를 모았던 영화입니다. 새해의 시작과 함께 개봉하는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죠. 좋은 기운을 받고 출발하나 했지만, 결과는 참혹한데요. 키노라이츠 지수가 10%가 되지 않습니다. 시작과 함께 2019년 최악의 영화 후보에 오른 셈이죠. 표현의 수위에 있어 불편함을 표현한 관객이 많았고, 부실한 이야기에 실망한 관객도 많았습니다. 마동석 유니버스의 몰락과 연결해, ‘이시영 유니버스’를 이야기하는 짓궂은 관객도 볼 수 있었죠. 하지만, 이는 배우의 한 명이 책임질 문제는 아닌 것 같네요.

새해 첫 번째 주, 한국 영화계는 얼어붙은 모습입니다. 작년에 <신과함께-죄와 벌>, <1987> 등이 극장가를 휩쓴 것과는 분위기가 많이 다른데요. 곧 개봉할 <말모이>부터 좋은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지 기대해 봐야겠습니다. 다음 주 키노라이츠 매거진에서는 신작들의 흥행과 더불어, 좋은 한국영화를 소개할 수 있으면 좋겠네요.

키노라이츠 매거진 편집장 강해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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